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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4 김애란 작가, 가을의 신부! 7
  2. 2011.09.01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6
2011. 9. 14. 14:35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영화처럼' 포스팅은 재밌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 김애란 작가의 신간 '두근두근 내 인생'을 소개드렸었죠? 바로 그 김애란 작가가 곧 결혼하신다고 하네요! 콩~그래~츄~레이션 앤 셀러브레이~숀♪ 완전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도 알고 싶으실 것 같아서 관련 기사를 데리고 왔어요! 작가님의 남자친구분 이야기는 강연회, 북콘서트에서 살짝씩 들었었는데! 작가님, 축하드려요!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10월의 신부된다 (by 한국일보 이윤주 기자 2011년 9월 9일)

최근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소설가 김애란(31)씨가 10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어서 겹경사를 맞게 됐다.

김씨의 신랑은 극작가 고재귀(37)씨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동기생. 두 사람은 대학시절부터 연인으로 지내온 터라 연극과 문학 판에서 이미 소문난 커플이다. 결혼식은 10월 29일 오후 5시 월드컵상암컨벤션 웨딩홀에서 열리며, 주례는 두 사람의 대학 은사인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맡는다.

고재귀씨는 2002년 국립극단ㆍ연극원 주최 제5회 신작희곡페스티벌에서 희곡 ‘역사(力士)’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희곡 ‘양철지붕’으로 올해 경기 창작희곡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작가로 ‘고요’, ‘사람이 사람에게’, ‘엄마, 여행갈래요?’(공저) 등을 썼다. 현재 희곡창작집단 ‘극단 독’에서 활동 중이다.

올해 6월 출간된 김애란씨의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은 3개월만에 13만부의 판매부수를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출판사 창비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독자층이 늘고 있다”며 “8일 현재 13만 5,000부를 넘기고 26쇄 인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달려라 아비>(2005) <침이 고인다>(2007) 등 두 권의 소설집으로 작품성을 인정 받은 그는 첫 장편소설로 대중성의 날개도 단 모양새다. ‘문학동네’ ‘문예중앙’ ‘창작과비평’ 등 주요 문예지도 최근 펴낸 가을호에서 김애란씨를 집중조명하며 한국 문단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김씨 작품에 대한 영화계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출판사에 제안서를 보낸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요청을 받은 것도 있다. 영화화 제안서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 기사 출처 : 한국일보 http://j.mp/q4d84S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1. 07:00
두근두근내인생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애란 (창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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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평 : ★★★★★
한줄평 :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뻐, 아름아.


안녕하세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긴 하지만 어디에선가 가을냄새가 나는 것도 같네요.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달은 9월이에요. 제가 태어난 달이기도 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여름과 가을이 맞닿아 있다는 점이 맘에 듭니다. 오늘,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책은 독서의 계절이란 가을의 문을 열기에 딱! 김애란의 신간, '두근두근 내 인생'입니다. 기대되시죠?

'두근두근 내 인생'은 6월 15일 태어났습니다. 나름 신간 축에 끼는 것 맞죠? 그동안 김애란 작가가 발표한 책은 '달려라 아비' 그리고 '침이 고인다' 단편집 두 권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그녀의 긴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첫 장편소설입니다. 창비 계간지에 4회에 걸쳐 연재됐으며, 그때부터 큰 사랑을 받았죠.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기 때문에 리뷰를 쓰기 전부터 너무 긴장타게 됩니다. '두근두근 내 리뷰'네요. 여러분을 위해 서문만 살짝, 데려와 봤습니다. 혹시 스포일러라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과감히 '뒤로'를 눌러주세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열일곱에 나를 가졌다.
올해 나는 열일곱이 되었다.
내가 열여덟이 될지, 열아홉이 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 건 우리가 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뿐이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나는 무럭무럭 늙는다.
내겐 누군가의 한 시간이 하루와 같고
다른 이의 한 달이 일년쯤 된다.
이제 나는 아버지보다 늙어버렸다.

아버지는 자기가 여든살이 됐을 때의 얼굴을 내게서 본다.
나는 내가 서른넷이 됐을 때의 얼굴을 아버지에게서 본다.
오지 않은 미래와 겪지 못한 과거가 마주본다.
그리고 서로에게 묻는다.
열일곱은 부모가 되기에 적당한 나이인가 그렇지 않은가.
서른넷은 자식을 잃기에 적당한 나이인가 그렇지 않은가.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나는 큰 소리로 답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가 묻는다.
더 나은 것이 많은데, 왜 당신이냐고.
나는 수줍어 조그맣게 말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다시 나를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운다.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으시나요? 연애만 놓고 봤을때, 저는 좀 아닌 편인 것 같은데요. 이야기의 첫 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서문을 읽고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뭉글뭉글 올라오더군요. 여하튼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근두근 내 인생'조로증에 걸린 17살 소년 아름이와 아름이의 부모가 주인공입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의 시점은 철저히 아름이의 시선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아름이가 전해들은 것으로 설정돼있긴 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젊은시절 이야기가 무척이나 세세하게 묘사되기 때문이죠. 노래를 부르고픈 꿈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고민하는 소녀 엄마, 운동이고 뭐고 다 관두고 싶었던 태권도 소년 아빠의 마음과 생각을, 아름이네 부모님의 생동하는 유년기를 만날 수 있어요. 그렇게 그 나이에 맞는 고민들을 껴안은 소년소녀들은 서로를 껴안게 되고, 아름이가 태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름'이란 주인공의 이름도 그렇게 포옹의 느낌이 묻어나서 좋았어요. 김애란 작가도 "제일 먼저 생각한 건 누군가 두 팔 벌려 나무를 안고 있는 이미지였어요. 사람이 양팔로 큰 나무를 안을 때 그 '품'을 이르는 단어? 포옹의 단위? (웃음) 같은 거. '아름답다'의 '아름'도 될 수 있지만 제겐 그 나무 이미지가 컸어요" (출처: 알라딘과의 인터뷰) 라고 답하셔서 혼자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찌찌뽕?ㅋ)


주인공 아름이는 17살, 하지만 몸은 여든살 노인과 같습니다.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빵오빠나 코폴라 감독 作 '잭'의 로빈 윌리엄스가 떠오르기도 하죠. 이야기는 아름이가 엄마, 아빠를 위한 연애소설을 쓰고자 하면서 시작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돌보고, 아픔을 나누었던 부모님께 잃어버린 청춘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참 예쁩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많은 사건이 아름이의 곁을 스쳐지나갑니다. '인간극장'이나 '사랑의 리퀘스트' 같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첫 사랑 소녀와 이메일을 주고 받기도 하고, 병원과 집을 오가며 시간을 마주하고 성장해나갑니다. 

주인공 아름이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은데요.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아름이네 아빠, 엄마도 그렇고 아름이의 멘토이자 친구인 장씨 할아버지도 무척이나 사랑스럽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바로 장씨 할아버지인데요. 아름이의 이웃입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60대의 어르신이시지만, 여전히 소년스러운 분이에요. 철부지 같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같기도 하고, 그치만 어느새 연륜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건네주시기도 하죠. 본문 중에서 장씨 할아버지의 매력이 잔뜩 묻어나는, 제가 좋아하는 부분을 살짝 데려올테니 함께 읽어보아요. 

(성금프로그램 촬영 중인 아름이네 집에 불쑥 들어와서 방송국 사람들에게 말하는 장씨 할아버지)

"아름이 쟤는 아주 나쁜 아이입니다."
"네?"
우리는 한 번 더 장씨 할아버지를 쳐다봤다.
"왜요?"
"쟤는 저를 무슨 동네 형 대하듯 하거든요. 집에서 아주 버릇없게 키운 게 틀림없습니다.
지가 무슨 진짜 내 또래인 줄 알아요."
작가누나가 예의상, 진짜 예의상 한 번 더 물었다. 대충 받아주고 어서 끝내려는 것 같았다.
"아름이가 정말 할아버지를 형처럼 대하나요?"
할아버지가 어이없고 기가 막힌 표정으로 답했다.
"네."
"그럼 할아버지는 아름이를 뭐라고 생각하시는데요?"
그러자 장씨 할아버지는 새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쑥스러워하면서 한 마디 했다.
"친구요..."
 
정말 (이렇게 말씀드리면 외람되지만) 귀여우신 분이시죠. 김애란 작가는 한없이 슬퍼질 수 있는 이 이야기의 요소요소에 특유의 유머감각을 십분 발휘해 독자의 감정이 강약중간약,하며 좋은 리듬을 타도록 돕습니다.


또 하나, 김애란 작가의 장점인 풍부한 어휘과 그를 바탕으로 한 생생한 묘사, 그 생기를 살리는 리듬감이 이 소설에서는 무척이나 돋보입니다. 그녀는 소설 언어가 지니는 리듬감, 호흡에 대한 질문에 자신이 "실패한 시인"이라서 더욱 말의 리듬에 애착을 갖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답니다.   


아, 그러고 보니 17살의 아름이가 과거 엄마, 아빠가 아름이를 낳았을 때랑 동갑인 것처럼 저도 지금 저를 낳으셨을 때 엄마 나이와 동갑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마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름이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 이유를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라고 하더군요. 잊어버린 그때의 기억을 아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라구요. 제 심장과 연결돼 쿵,짝,쿵,짝 박자를 맞추어갈 작은 심장을 가진 아기라니! 새삼 신비롭습니다.

음.. 찬란한 슬픔,이란 표현 다들 아시죠?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역설'이란 수사법을 배울 때 자주 언급되는 예시인데요. '두근두근 내 인생' 속 아름이를 만나며 제가 느꼈던 감정도 '찬란한 슬픔'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쁨과 슬픔, 웃음과 눈물이 수없이 교차되는 과정 가운데서 아름이의 두근거림에 제 두근거림이 나란히 포개어졌던- 아프면서도 기쁘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이토록 특별한 아이, 아름이의 소설은 어떻게 됐을까요? 또 첫사랑 소녀와의 로맨스는 어땠을까요? 무수한 궁금증들은 꼭, 책 속에서 아름이에게 직접 들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인생도 두근두근, 설레고 떨리는 여정이시기를 기도할게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