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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5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이름은 검정치마! 2
  2. 2011.08.24 5. You Rock My World! 15
2011. 9. 5. 08:30


휴재를 하신 H님을 대신해서, 요즈음 이래저래 자주 마주치고 있는 '검정치마'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며칠전에도 H님과 함께 한 미술관 관람에서 우연치않게 만나 라이브도 듣게 되고, 소탈한 입담에 우리 모두 "매력 쩌네"를 연발했더랬죠. 그래서 H님의 스피릿을 이어받은 포스팅으로는 나름 의미있을 것 같아서 주저않고 선정한 오늘의 주인공이랍니다. 우선 사진 포스가 후덜덜하네요.


'검정치마'
를 이끄는 청년 항해사, 그의 이름은 바로 조휴일입니다. 일요일에 태어나서 휴일이라고 하네요. 휴일군(이라고 하지만 저보다 나이가 많네요.. 기뻐요!!)은 82년생, 서른? 올해 나이 서른! 충격적이죠? 무지하게 동안이군요. 12월 5일 서울 출생이라고 하는데,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갔다고 합니다. 재미교포란 아이덴티티는 그의 음악적 색채에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 휴일군은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하는데요, 띄어쓰기도 못 하지만 그래도 주옥같은 가사를 보면 저보다 나은 듯.. (씁쓸한 현실을 뒤로 하고) 1960~70년대 금지곡들부터 노브레인의 '청년폭도맹진가'를 들은 후 한국에서의 펑크를 꿈꾸기로 했답니다. (매일경제 인터뷰 중)

음악적 뿌리를 한국에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적인 느낌이 다른 한국 아티스트에 비해 많이 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음악이 제 정체성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요. 미국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또 한국사람도 아니고, 중간에서 갈팡질팡하기도 하고 그 어디에도 확실히 소속되지 못하지만 중간 지점에서 양쪽의 양분을 다 먹은 음악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이쪽(한국)도 저쪽(미국)도 아닌 음악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딱 중간 즈음에 있는 것 같아요. (2011.8.31 노컷뉴스 인터뷰 중)



이거슨 휴일군의 마음을 움직인 문제의 곡! 노브레인의 '청년폭도맹진가'입니다. 여러분, 지금 이거 안 보고 계시죠? 흐엉흐엉 그래도 현재의 '검정치마'를 있게 한 곡이니 클릭 한 번 해주세염ㅋ 어익후.. 무튼 휴일군은 미 대륙 횡단여행 중 1집 '102'를 녹음했고.. 인디록음반으로서는 굉장한 인기를 얻게 되죠. 얼마 전에 제가 소개해드렸던 'Antifreeze(안티프리즈)'란 곡도 1집 수록곡입니다. 이 데뷔음반은 한국대중음반상 5개 부문 최다후보!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 수상의 쾌거를 올립니다!


그리고 3년 만에 2집 발ㅋ매ㅋ (사실 '검정치마'가 결성된건 2004년 뉴욕이었고, 3인조 아마추어 펑크록밴드로 시작했는데- 2006년 조휴일군의 1인 프로젝트 밴드로 변했다는 히스토리가 있답니다!) 이번 앨범은 더더욱 빈티지한 사운드가 돋보입니다. 쿰쿰한 지하실에서 녹음하는 휴일군의 모습이 그려져요. 어쿠스틱 사운드, 다소 단순한 코드 진행, 담백한 노랫말.. 말그대로 storytelling!

이번 앨범 수록곡들 사운드가 빈티지하다고? 그래, 잘 들었네. 전적으로 의도한 거야. 무조건 깔끔하고 대중 친화적인 사운드를 좇기보다는 깨끗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음역대를 가고 싶었어. 대표적으로 '인터내셔널 러브 송'은 오래된 교회를 스튜디오로 바꾼 곳에서 녹음했어. 마이크도 1920년대 것을 사용했고 피아노도 오래됐지. 아주 특별한 작업이었어. 그 외 나머지 곡들은 1집처럼 미국의 집 지하실에서 레코딩했지. (2011.7.18 뉴시스 인터뷰 중)

이번 앨범 이름은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이죠? 그 제목에 얽힌 이야기나 의미 같은 게 있긴 있습니다. 휴일군이 요즘 즐겨 쓰는 마도로스(아니 이런 노티나는 어휘선정..) 모자가 힌트! 그의 이야기를 직접 한 번 들어보지용!

'돈트 유 워리 베이비', 앨범 타이틀은 단순하게 말하자면 '걱정하지 말아라'야. 부가적으로 붙는 '아임 온리 스위밍'은 항해를 뜻하고. 나는 검정치마라는 배의 유일한 선원이자 유일한 캡틴이거든. 내가 그간 음악 활동을 하고 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것들을 적은 일종의 항해일지.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 수록곡들은 절박한 상황에서 만든 것들이야. 기존의 소속사에서 나온 뒤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순간에 나온 곡들이지. (2011.7.18 뉴시스 인터뷰 중)


2집 앨범 수록곡 중 맘에 드는 'Internationl love song'입니다. 이런저런 일들은 겪은 터라 2집의 노랫말들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휴일군은 자신을 치유하는 이야기라고도 하더군요. 사실 그는 '검정치마'란 밴드에서 작사, 작곡, 연주까지 커버하고 있죠. 물론 드럼, 건반, 베이스, 기타 등 밴드의 구성은 갖추고 있지만, 원맨 밴드를 중심으로 하는 구성이죠. 밴드 연주자들은 공고를 낸 뒤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해요. 좀 특이하죠?ㅋ 앞으로도 정확한 팀을 구성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당. 예전에 함께 연주했던 야광토끼 임유진 씨랑도 다시 뭉칠 생각은 (아직은) 없다고 하구요.


야광토끼란 이름으로 활동중인 임유진 씨는 과거 '검정치마' 프로젝트 밴드의 키보드를 맡고 있었죠. 개인적으로 무척 맘에 드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랍니다. 휴일군이 "네 음악을 해보는 게 어때?"라고 권유했던 것도 솔로 데뷔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보통 인연은 아니죠? 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 사이라고 합니다. '검정치마' 전부터, 미국에서부터, 함께 음악을 했다고 해요.


걱정말라는 그의 말에 고갤 끄덕이며, 무덤덤하게 읊조리는 듯한 노랫말에 귀를 기울이는 밤입니다. (앗!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새벽 1시 36분이에요!) 이것저것 재지 않고도,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찾으신다면 검정치마를 찾아주세요. 물 속을, 하늘을 유영하는 듯한 여유롭고 시원한 느낌을 만끽하실 수 있을겁니다. 마지막은 휴일군의 이상한 인터뷰로 대신할게요. 총총!

Q. 내 인생의 BGM이 있다면? (2009.5.22 텐아시아 인터뷰 중)
A. 스매싱 펌킨스의 '1979'. 그건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많지만 부동의 1위인 것 같다. 그 곡에 대한 센티멘탈 밸류가 정말 크다.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와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닿아 있다.

Q. 스타일 면에서 굉장히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2009. 맵스 매거진 인터뷰 중)
A. 워낙 패션에 신경을 잘 안쓴다. 소속사에서도 처음에는 신경을 썼으나, 포기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거기에 모순이 있는 것 같다. 음악은 팝을 추구하고 만들었는데, 외적인 면은 솔직히 많이 무시를 했던 것 같아서 앞으로는 노력할 생각이다.

Q. 검정치마에 어떻게 입는 게 가장 예쁠까?
A. 위에는 회색 판쵸를, 그리고 검정치마는 길수록 좋다. 신발은 치마에 가려서 안보일테고.

Q. 누가 이 옷을 입었으면 좋겠나.
A. 치아 교정하기 전의 강혜정.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24. 08:30

 


이름
: Nari, the great
나이 : 동갑 as me
직업 : 대기업 1년차 신입사원!
만남 : 열일곱, 1학년 9반


안녕하세요, 여러분! 굉장히 오래간만에 쓰는 글 같네요. 저번 주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상에 푹 빠져 글까지 살짝 우울한 분위기에 문체까지 바뀌는 바람에 당황하시진 않으셨나요? 저도 다시 읽어보니 살짝 오글거리긴 하지만, 그런 문체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모험 아닌 모험을 해보았습니다. 그나저나 지난 주부터 환절기라 그런지 컨디션이 영 좋지 않네요. 일교차도 엄청나고 감기기운도 있어서 늘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잠도 푹 자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여러분도 늘 건강부터 챙기시길 바랄게요! 역시 안부인사가 좀 길어졌네요. 각설하고!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로 Best of Best Friend인데요, 진짜 인물은 인물이랍니다.

나리랑 저는 열일곱살에 처음 만났어요. 랜덤으로 고등학교가 배정되는 첫 번째 해였기 때문에 다들 얼떨떨한 분위기였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 고등학교는 이름밖에 모르던 낯선 곳이었거든요. 그냥 남은 칸을 다 채워넣으려고 12번째에 썼던 학교에 덜컥! 처음에는 집이랑 너무 멀고 원하던 학교가 아니라 성도 내고 징징대기도 했답니다. 거리도 거리지만 가장 충격적인 건.. 동네에서 하나뿐인 여고라는 점! 불타는 10대의 마지막을 여자애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 보내자니 억울했던 것일지도? 입이 댓발 나와가지고 울며 겨자먹기로 갔던 입학식, 저만큼이나 맘 상한 여자애들을 많이 만났고 그 중 한 명이 바로 이 친구였던거죠.



그건 그렇고, 친한 친구라고 해서 꼭 닮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나리랑 저는 완전히 반대거든요. 짓궂고 부정적이고 거칠면서도 유머를 중시하는 게 제 쪽이라면, 나리는 밝고 긍정적이고 바른 말만 쓰는데다가 고지식하면서도 어리버리한 편입니다. 그래서 하이킥 보면서 엄청 웃었었어요. 맨날 승질부리는 해리는 저같고, 착하고 순한데도 뭔가 쎄고 얄밉기도(제 입장에서만)하고 잘 먹는(!!) 신애는 나리 같아서요. 으하하ㅋ 굳이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도- 단순히'성격이 반대'라 하면 될 것 같네요. 그래서 무슨 사건이 나면 리액션도, 의견 차이도 어마어마합니다. 무지 많이 싸우기도 했죠. 그런데 어떻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됐냐구요? 성격은 정반대지만, 취향은 완전 딱! 일치했기 때문이에요. 물론.. 나리가 저를 좀 좋아해서 친해지고 싶다고 먼저 추파아닌 추파(ㅋㅋㅋ)를 던져오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워낙 둘 사이의 역사가 깊어서 그런지, 서론이 무지 기네요. 어쨌든! 둘 사이가 깊어지게(?) 된 것은 다 음악 탓이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그럭저럭 평범한 여고생 둘이었을지 몰라도, 불타오르는 Rock Spirit이 심장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거든요. 저는 아빠와 작은아빠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비틀즈, 딥퍼플, 메탈리카, 너바나의 목소리에 자주 노출돼있었는데, 초딩 시절에는 같은 비틀즈빠인 박박사(애칭)가 있어서 악기도 같이 배우고 사전을 찾아가며 가사도 번역해보고.. 유니텔 비틀즈 동호회의 최연소 회원으로 영상회 준비 스태프까지 참여했었습니다. 실제로 영국문화원에서 영상회도 열렸었죠! 박씨랑은 Rage Against The Machine의 콘서트에도 함께 갔었어요. 각자 어머님을 모시고(지금 생각하면 헐-) 헤드뱅잉을 하던 열다섯살의 소녀들.. 참 겁이 없었네요. 


                                                               (너바나, 비틀즈, Rage Against The Machine - 필자의 유년기를 책임지신 횽님들) 

전학 후 박씨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지던 16살, 저는 국민그룹 god에 빠져 one of 하늘색 친구들로 활동했고 육아일기부터 CF까지 온갖 영상은 모조리 다 녹화하는 열혈 빠순이가 되었습니다. 종종 연락하던 박씨는 변절자라며 상욕을 아끼지 않았죠. 그러던 와중에 약 5년 만에 다시 만난 Rock Spirit이 바로 나리였던겁니다. 나리와 제가 함께 열광했던 뮤지션은 바로 Linkin Park 였습니다. 한참 인기있었던 밴드였는데, 폭발하는 에너지와 촘촘한 사운드가 대단했었습니다. 특히 턴테이블을 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셉 한이 한국계 미국인이라 유명세를 타기도 했죠. 보컬이자 랩을 맡았던 마이크 시노다는 일본계니까.. 지금 보니 린킨파크는 무지 글로벌한 밴드였네요. 여기서 잠깐, 린킨파크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네이버 프로필을 투ㅋ척ㅋ




꽤 연차가 있는 뮤지션이죠? 예전에 지식인에 "린킨파크 VS 비스트" 같은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무튼 요즘 어린이들(?)에게는 트랜스포머 OST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나리와 제가 한참 폴인럽 중이었던 2000년대 초반에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여전히 저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쪼-기 수상내역 보이시죠? 2010년 MTV 유럽뮤직어워드 최우수 라이브상 수상! 솔직히 린킨파크도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해요. 클래식한 락 스타일과는 좀 거리가 있거든요. 앞서 얼굴을 빼꼼 내미신 형님(?)들이랑은 다르게 현란한 랩핑, 디제잉, 일렉트로닉이 몇 스푼씩 가미돼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림프비즈킷과 유사한 Pimp Rock 계열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하이브리드 메탈이라고 하기도 하구요. 힙합 냄새도 많이 나는 터라 올드락빠들로부터 외면받기도 했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무지 낯설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다들 이 노래는 좋아하시더군요. 바로 'In the end' 간만에 반가운 마음으로 감상해보시죠!

 
                          


Rock의 매력은 저항정신과 자유로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사의 의미나 정치적 의의를 차치하고서라도.. 뭔가 에너지를 200% 분출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비록 린킨파크가 상업성도 짙고 다소 대중적이어서 욕도 많이 먹지만, 적어도 그 시절 나리와 저에게는 잠시나마 일탈을 꿈꾸게 하는 락스피릿을 나누어준 은인같은 밴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얼마나 고마웠던지.. 한-참 공부해야 할 열여덟의 소녀들은 야금야금 용돈을 모아 거금을 투자해서 학원이고 뭐고 다 빼먹고 린킨파크의 첫 내한 공연이 열렸던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아! 그리고 다음달인 9월 8일 같은 장소에서 세번째 내한공연이 예정돼있어요! (급 홍보ㅋ)
 



2003년에 쓰던 휴대폰으로 찍은 탓에 화질은 저질이지만, 직접 다녀온 관객으로서는 그날의 흥분과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저때의 젊음이 그립네요. 하아.. 저때만 해도 팔팔해서 스탠딩은 껌이었는데 말입니다. 이 날, 나리와 저는 온몸을 관통하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뭔가 펄떡펄떡 살아숨쉬는 느낌! 강력한 sisterhood를 공유하게 되었던 날이죠. 그리고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꼭 함께 밴드를 하자"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실제로 나리는 대입과 함께 밴드부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어요. 제가 동네 음악교실에서 드럼을 배우며 선생님과 친분 쌓기에 열중할 때, 공연까지 하다니.. 역시 저는 입만 살았나봅니다.

거기서 끝났다면 포스팅을 하기에도 민망했겠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쭉- 계속됐습니다. 제가 음습하고 쿰쿰한 홍대 클럽에서 인디밴드들을 쫓아다닐 무렵, 나리는 쌈싸페와 펜타포트를 누볐죠. 둘이 다시 제대로 의기투합했던 것은 아마.. 첫번째 지산락페였습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지산락페! 개인적으로 2009년 1회의 라인업이 최고였다고 봅니다. 폴아웃보이, 스타세일러, 위저, 패티스미스, 그리고 오아시스! 진짜 Rock心으로 대동단결할만한, 이름만 보아도 침이 질질 흐르는 라인업이었죠.


(제 1회 지산밸리락페스티벌, tvN '택시' 촬영에 나리가 얼쩡대서 찾으러 갔다가 찍혔어요. 제가 더 크게 나왔다고 욕먹었죠. 하아..)

누구보다 빠르게 조기예매로 3일권을 득ㅋ템ㅋ 나리와 나리 친구 미나, 에디터 유수님까지 네 명의 여자들이 뒤집어놓고 왔습니다. 올해도 잊지 않고 함께 했었구요. 그래도 역시 2009년이 甲이었네요. 한달 동안 가사를 외우고 줄넘기를 하며 체력을 기르기까지 했으니! 잉여력 폭ㅋ발ㅋ 무엇보다 오아시스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쇼킹할 정도! 나리는 워낙에 골수팬이어서 내한이란 내한은 다 찾았지만 저는 초면이었거든요. 오아시스는 그야말로 레전드니까요! 갤러거 브라더스의 투닥투닥이나 막말드립은 그들이 오아시스가 아니었다면 쿨해보이지 않았겠지만.. 그들의 주옥같은 뮤직으로 인해 더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서로를 미친듯이 까대고 팬들에겐 티셔츠나 사라고 하고 비틀즈에겐 니네나 우리나 기타치고 머리카락 있는건 똑같다고 하는 노엘과 리암... 어록까지 있을 정도로 워낙 유명해서 다들 이미 보셨겠지만, 잠시나마 그들의 명언들을 감상하세요-



그놈의 티셔츠 강매 ㅋㅋㅋㅋ 욕 좀 작작하지! 그래도 이거슨 매력? 리암은 늘 취객같아 보여서 그렇다치고 노엘은 진짜 착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내 눈에만 그런가? 처진 눈이라 그런가? 뭐.. 진짜 이 형제는 답이 없습니다. 그냥 닥치고 음악에나 집중해야지ㅋ


영국인의 미국까기ㅋ 67년생인 노엘.. 올해로 몇살인가요? 이름도 무지허게 거룩하구먼 입은 정말 오지게 걸어요. 그래도 뭔가 화끈하고 속시원한 느낌도 확실히 있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돈이 없어서 공연을 보지 못하는 팬으로서 미국을 탓하려구요 ㅋㅋㅋㅋㅋ


라는 데에 대해 가만 있을 리암이 아니겠죠? 더 했으면 더 했지.. 지금은 결국 갈라섰네요. 서로의 기타를 부쉈다는 마지막 싸움의 결과인데 팬 입장에서는 "오오미 세상에!"류의 사건이 아니라 "결국.."이긴 했습니다. 학대로 점철된 유년기를 공유하고, 또 극복해낸 끈끈한 형제애도 물론 있겠지만 똥고집과 쩌는 자존심 등등등등의.. 그래도 갤러거 형제가 언젠가는 다시 합치기만을 바랍니다.


앗! 그러고 보니 리암의 새 밴드 '비디 아이'가 다음달에 내한공연! 국카스텐이 오프닝을 맡은 것 같던데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리암의 취객포스를 즐기러 한번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일시는 9월 3일이네요. 그리고 노엘의 따끈따끈한 싱글 'The death of you and me'가 8월 21일 똻! 솔로 정규앨범도 10월 17일 발매된다고 하네요.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노엘의 기자회견 영상을!

                       
                           


참.. 좋아보이죠? 아아 그런데 이렇게 개그짤만 잔뜩이니 왠지 갤러거 형제에게 미안하네요. 당시 지산을 쩌렁쩌렁 울렸던, 가득 메웠던 Oasis의 대표곡! 떼창의 레전드 'Don't Look Back In Anger'를 빼먹으면 아쉽죠! 꼭 한 번 들어주세요! 나리와 함께 목이 찢어지도록 불러댔던 노래라서 더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그나저나 쓰다보니 오아시스 팬심이 넘쳐흐르네요.. 나리야, 미안! 근데 너라도 이랬을거야하하하하하.. 그치?

                           
                       


Rock 하나로 전쟁같은 우정史를 버텨왔다면 거짓말이고ㅋ 그 외에도 둘이 쿵짝이 잘 맞는 구석은 몇몇 있습니다. 못말리는 식도락, 여행가적 기질, TV addict, 축빠 정도? 같이 축구 경기 관람하러 가서 목 터져라 응원한 결과, 서포터즈에게 스카우트(?) 당하기도 했고 고딩 여름방학 시절에는 맨날 나리네 집에 널부러져서 동아TV의 '러브 서바이벌'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퀴어애즈포크' 같은 퀴어물 등 당시 대중적이지 않던 프로에 심취하기도 했었죠. 몇년 전에는 함께 도쿄로 여행가서 맛집만 찾아다녔다는 후문이.. 치고박고 싸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너무너무 잘 지내서 다시 봤던 기억도 있고. 참으로 흥미로운 관계입니다.


('해외식신원정단'으로 변모한 우리의 일본여행! 특히 골드러쉬 햄버거 스테이크가 甲이었어요. 지금은 ㅂㅅㄴ때문에 못먹겠지만..)


여전히 투닥대지만 서로의 연애사는 물론이고 가정사까지 줄줄 꿰고 있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의도치 않게 방구를 트기도 했고.. (주어가 없으니 별 상관없겠죠?ㅋ) 서로의 옷차림을 자주 빈정대고, 둘이 있으면 치킨 2마리도 먹을 수 있는 무적의 씨스타입니다. 대기업에서 용케 똘끼를 숨기고 있는 친구에게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 더 많이 싸우고 부딪히고 먹고 마시고 즐기고 놀고 일하고 여행가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아! 그리고 지금은 어려울지 몰라도, 언젠가 전업주부가 된다면 꼭 밴드 결성의 꿈을 이루자는 부탁도 함께 말입니다. 우리도 오아시스처럼 머리카락 있고 팔도 있고.. 그치?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