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1. 17:30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말도 살찌고 나도 살찌고 에헤라디야
창문 살짝 열어놓고 선선한 바람 맞으며
독서(feat.주전부리)를 즐깁시다


넋두리 같은 서문으로 시작된 오늘의 포슷힝! 잇힝! 안녕하세요, 여러분! 수요일의 사과모히토입니다. 모히토랑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여름인데.. 그냥 어느 계절에나 잘 어울리는 '생맥주'를 필명으로 할 것 그랬나보군요. 젠장? 그동안 없는 척 있는 척 다 끌어모아서 감히 별점평을 매기는 글을 썼는데 오늘만큼은 제대로 된 가을을 맞이하야 가을바람 마냥 쏘쿨한 소개글을 써볼까 합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죠! (하하.. 제겐 추석, 생일, 기념일 연타석으로 있는 먹을 복 많은 계절일 뿐) 여러분도 올 가을에는 책 한 권 읽어보시는게 어떨까요? 이것저것 장르 가리지 않고 운명처럼 덜컥 만난 책도 좋지만, 가끔은 "오- 나랑 맞겠는데?"하며 고른 책도 좋잖아요! 마치 싸이나 페북을 통해 사전점검을 완료한 후의 소개팅 처럼 말이죠. 무튼 오늘은 제가 주선자입니다요. 자, 그럼 타입 별 9월 신간과의 소개팅 시작됩니당!

첫번째, 시크하고 쿨한 그녀 - 내가 제일 잘 나가! 하지만 멘토가 필요해!

버지니아울프와밤을새다인생의계단을오를때마다힘이되어준열명의그?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이화경 (웅진지식하우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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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많고 겁은 없던 문학소녀 시절, 밤을 새서 읽던 소설을 기억하시는 분! 에쿠니 가오리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목욕을 즐기고, 제인 오스틴 소설 속 여자마냥 책벌레가 되기도 하고 전혜린의 에세이를 읽다 통곡을 하기도 하고. 사실 우리 모두 무척이나 닮은 소녀기를 지니고 있을 겁니다. 그때 우리의 멘토들, 우리의 롤모델이면서 자매처럼 가까운 그녀들이 돌아왔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는 소설가 이화경이 제인 오스틴, 조르주 상드, 실비아 플라스, 프랑수아즈 사강, 버지니아 울프, 잉게보르크 바흐만, 로자 룩셈부르크, 수전 손택, 한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와 함께 고민하고 교감하고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고민들, 끝없는 좌절과 고독을 나눌 멘토들을 만나보세요.

사랑과 일, 이상과 현실, 사랑과 결혼, 자유와 안정, 편견과 기대, 영원한 투쟁.. 그녀들은 마치 "넌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네요. 용감하게, 멋지게 살았던 큰 언니들에게 고민을 터놓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완전 강추드려요. 친구가, 언니가, 멘토가 필요한 어느 청춘의 밤, 당신의 마음 깊은 곳에 있던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두번째, 남다른 시각의 그! - 나만의 스타일은 이미 good, 나만의 철학이 필요해!

아이콘진중권의철학매뉴얼
카테고리 인문 > 철학
지은이 진중권 (씨네21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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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분들에게도 멘토를 소개해드렸으니, 이번은 남성분들의 차례! '아이콘'의 저자는 무척 유명한 분이시죠? 네네네! 바로 진보논객으로 유명한 진중권 교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논객으로서의 진중권 보다는 문화평론가로서의 진중권 교수를 좋아해서, 요런 철학책이나 미학책은 쌍수를 팍팍 들고 환영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진중권의 철학 매뉴얼'인데요,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씨네21에 연재한 칼럼 '진중권의 아이콘'을 묶은 책이에요. 저의 완소잡지인 씨네21에서 야금야금 봐와서 아는데, 정말 재미있답니다. 


그 중 언론에서도 자주 발췌하는 부분만 살짝 맛보기로 보여드리자면, "그들은 허경영이 보여주는 것이 정치의 패러디라는 것을 안다. 그들은 허경영이 보통 정치인들과 너무나 달라서 열광하는 게 아니라, 그가 보통 정치인들과 너무나 똑같아서 열광하는 것이다. -중략- 젊은이들이 허경영에게 환호를 보낼 때, 그들은 실은 그로써 이 사회의 부조리에 야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콘, 32p)


이 책은 철학이란 운영체계 속 아이콘들의 용법을 다룬 매뉴얼입니다. 허경영을 비롯해 천안함, 트위터 등 사회적 이슈들을 분석할 때 철학의 개념을 어떻게 끌어올 수 있느냐,에 대한 답변이죠. 보다 큰 사유, 주체적인 인식을 돕는다는 점에서 중권님의 친절한 면모(ㅋㅋㅋ)가 엿보이기도 하네요. 그런 점에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번쯤은 읽어도 좋을 재미있는 책입니다. 

세번째, 바쁜 일상에 지친 당신 - 따스한 위로가 필요해!

작은기도이해인시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이해인 (열림원,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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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모임과 과제, 혹은 야근과 회식에 쩔어 피곤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 분들 많으시죠? 그럴 때는 스토리며 철학이며 복잡한 콘텐츠를 소화하기가 너무너무 힘들어요. 딱 체하고 말죠. 책에 체한 데에는 약도 없답니다. (읭?ㅋㅋㅋ) 그래서 이해인 수녀님을 모시고 왔어요. 가을햇살처럼 따스한 위로를 지니신 분이죠! 어마어마한 성공, 고액의 연봉, 고학점.. '대대대(大大大) 고고고(高高高)'에 질리신 분들, 올 가을에는 해인수녀님과 함께 '작은 것의 아름다움'과 만나보세요. 작게, 느리게 사는 기쁨을 느끼실 거예요!

알레프파울로코엘료장편소설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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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 표지가 아닌데, 티스토리에는 코엘료옹의 얼굴로 나오네요. '연금술사'가 국민소설이 되며 외국인이면서도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작가 중 늘 상위권에 랭크되는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이번 책은 '자신의 근본으로 회귀함으로써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란 평을 듣고 있어요. 기대되시죠? 코엘료옹의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인간, 시간, 교감, 공간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알레프'란 히브리어와 아랍어, 아람어의 첫 글자이자 수학에서는 '모든 수를 포함하는 수'라고 하니- 느낌이 파바박 오시죠? 


이해인 수녀님과 코엘료옹의 조합, 어떠신가요?


네번째, 올 가을 찐한 연애를 기다리는 당신 - 로맨스가 필요해!

연애,하는날최인석장편소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최인석 (문예중앙,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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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한번 직설적입니다 그려!ㅋ 언젠가부터 어여쁜 제목이 트렌드가 되어버린 소설들 사이에서 "내가 바로 연애소설이다" 내지는 "나는 연애소설이다" 정도의 느낌을 줍니다. 계간지 '문예중앙'에 1년간 연재되었던 최인석의 리얼리즘 소설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올레! 사실 연애소설은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온갖 유행가와 드라마에서 "존내 사랑해!"를 무지하게 외쳐대고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가 연애를 해서? ㅋㅋㅋㅋㅋ 염장질 죄송합니다. 이러려고 시작한 포스팅이 아닌데.


무튼 너무 뻔한 주제일수록 낯선 접근이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연애, 하는 날'은 그래서 매력적이에요. 굉장히 냉정한 소설이거든요. 첫사랑을 시작하는 여자, 세상을 아는 남자, 그들의 관계와 욕망, 또 사랑. 사실 달달한 러브스토리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오오미 내게 이런 소설을 추천하다니!! 연애를 하라는거야 말라는거야!!"하고 분노하실 수도 있지만.. 서로를 상처입히고 스스로도 상처받는 장우와 수진의 관계를 통해 단단한 예방주사를 맞으시기를 바라는 저의 깊은 배려(ㅋㅋㅋ)를 알아주세요. 제바알!

오늘은 저도 모르게 스압을 초래하고 말았네요. 하지만 이게 다 여러분을 위한.. ㅋㅋㅋㅋ 여러분, 오셨으면 요밑에 숫자 혹은 손가락도 한번 지긋이 클릭해주시고 'ㅅㄱ'나 'ㄱㅅ'의 짧은 댓글이라도 달아주세요- 로그인 따위는 필요없습니당! 긴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1. 07:00
두근두근내인생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애란 (창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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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평 : ★★★★★
한줄평 :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뻐, 아름아.


안녕하세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긴 하지만 어디에선가 가을냄새가 나는 것도 같네요.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달은 9월이에요. 제가 태어난 달이기도 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여름과 가을이 맞닿아 있다는 점이 맘에 듭니다. 오늘,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책은 독서의 계절이란 가을의 문을 열기에 딱! 김애란의 신간, '두근두근 내 인생'입니다. 기대되시죠?

'두근두근 내 인생'은 6월 15일 태어났습니다. 나름 신간 축에 끼는 것 맞죠? 그동안 김애란 작가가 발표한 책은 '달려라 아비' 그리고 '침이 고인다' 단편집 두 권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그녀의 긴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첫 장편소설입니다. 창비 계간지에 4회에 걸쳐 연재됐으며, 그때부터 큰 사랑을 받았죠.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기 때문에 리뷰를 쓰기 전부터 너무 긴장타게 됩니다. '두근두근 내 리뷰'네요. 여러분을 위해 서문만 살짝, 데려와 봤습니다. 혹시 스포일러라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과감히 '뒤로'를 눌러주세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열일곱에 나를 가졌다.
올해 나는 열일곱이 되었다.
내가 열여덟이 될지, 열아홉이 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 건 우리가 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뿐이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나는 무럭무럭 늙는다.
내겐 누군가의 한 시간이 하루와 같고
다른 이의 한 달이 일년쯤 된다.
이제 나는 아버지보다 늙어버렸다.

아버지는 자기가 여든살이 됐을 때의 얼굴을 내게서 본다.
나는 내가 서른넷이 됐을 때의 얼굴을 아버지에게서 본다.
오지 않은 미래와 겪지 못한 과거가 마주본다.
그리고 서로에게 묻는다.
열일곱은 부모가 되기에 적당한 나이인가 그렇지 않은가.
서른넷은 자식을 잃기에 적당한 나이인가 그렇지 않은가.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나는 큰 소리로 답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가 묻는다.
더 나은 것이 많은데, 왜 당신이냐고.
나는 수줍어 조그맣게 말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다시 나를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운다.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으시나요? 연애만 놓고 봤을때, 저는 좀 아닌 편인 것 같은데요. 이야기의 첫 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서문을 읽고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뭉글뭉글 올라오더군요. 여하튼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근두근 내 인생'조로증에 걸린 17살 소년 아름이와 아름이의 부모가 주인공입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의 시점은 철저히 아름이의 시선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아름이가 전해들은 것으로 설정돼있긴 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젊은시절 이야기가 무척이나 세세하게 묘사되기 때문이죠. 노래를 부르고픈 꿈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고민하는 소녀 엄마, 운동이고 뭐고 다 관두고 싶었던 태권도 소년 아빠의 마음과 생각을, 아름이네 부모님의 생동하는 유년기를 만날 수 있어요. 그렇게 그 나이에 맞는 고민들을 껴안은 소년소녀들은 서로를 껴안게 되고, 아름이가 태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름'이란 주인공의 이름도 그렇게 포옹의 느낌이 묻어나서 좋았어요. 김애란 작가도 "제일 먼저 생각한 건 누군가 두 팔 벌려 나무를 안고 있는 이미지였어요. 사람이 양팔로 큰 나무를 안을 때 그 '품'을 이르는 단어? 포옹의 단위? (웃음) 같은 거. '아름답다'의 '아름'도 될 수 있지만 제겐 그 나무 이미지가 컸어요" (출처: 알라딘과의 인터뷰) 라고 답하셔서 혼자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찌찌뽕?ㅋ)


주인공 아름이는 17살, 하지만 몸은 여든살 노인과 같습니다.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빵오빠나 코폴라 감독 作 '잭'의 로빈 윌리엄스가 떠오르기도 하죠. 이야기는 아름이가 엄마, 아빠를 위한 연애소설을 쓰고자 하면서 시작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돌보고, 아픔을 나누었던 부모님께 잃어버린 청춘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참 예쁩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많은 사건이 아름이의 곁을 스쳐지나갑니다. '인간극장'이나 '사랑의 리퀘스트' 같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첫 사랑 소녀와 이메일을 주고 받기도 하고, 병원과 집을 오가며 시간을 마주하고 성장해나갑니다. 

주인공 아름이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은데요.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아름이네 아빠, 엄마도 그렇고 아름이의 멘토이자 친구인 장씨 할아버지도 무척이나 사랑스럽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바로 장씨 할아버지인데요. 아름이의 이웃입니다. 장씨 할아버지는 60대의 어르신이시지만, 여전히 소년스러운 분이에요. 철부지 같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같기도 하고, 그치만 어느새 연륜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건네주시기도 하죠. 본문 중에서 장씨 할아버지의 매력이 잔뜩 묻어나는, 제가 좋아하는 부분을 살짝 데려올테니 함께 읽어보아요. 

(성금프로그램 촬영 중인 아름이네 집에 불쑥 들어와서 방송국 사람들에게 말하는 장씨 할아버지)

"아름이 쟤는 아주 나쁜 아이입니다."
"네?"
우리는 한 번 더 장씨 할아버지를 쳐다봤다.
"왜요?"
"쟤는 저를 무슨 동네 형 대하듯 하거든요. 집에서 아주 버릇없게 키운 게 틀림없습니다.
지가 무슨 진짜 내 또래인 줄 알아요."
작가누나가 예의상, 진짜 예의상 한 번 더 물었다. 대충 받아주고 어서 끝내려는 것 같았다.
"아름이가 정말 할아버지를 형처럼 대하나요?"
할아버지가 어이없고 기가 막힌 표정으로 답했다.
"네."
"그럼 할아버지는 아름이를 뭐라고 생각하시는데요?"
그러자 장씨 할아버지는 새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쑥스러워하면서 한 마디 했다.
"친구요..."
 
정말 (이렇게 말씀드리면 외람되지만) 귀여우신 분이시죠. 김애란 작가는 한없이 슬퍼질 수 있는 이 이야기의 요소요소에 특유의 유머감각을 십분 발휘해 독자의 감정이 강약중간약,하며 좋은 리듬을 타도록 돕습니다.


또 하나, 김애란 작가의 장점인 풍부한 어휘과 그를 바탕으로 한 생생한 묘사, 그 생기를 살리는 리듬감이 이 소설에서는 무척이나 돋보입니다. 그녀는 소설 언어가 지니는 리듬감, 호흡에 대한 질문에 자신이 "실패한 시인"이라서 더욱 말의 리듬에 애착을 갖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답니다.   


아, 그러고 보니 17살의 아름이가 과거 엄마, 아빠가 아름이를 낳았을 때랑 동갑인 것처럼 저도 지금 저를 낳으셨을 때 엄마 나이와 동갑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마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름이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 이유를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라고 하더군요. 잊어버린 그때의 기억을 아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라구요. 제 심장과 연결돼 쿵,짝,쿵,짝 박자를 맞추어갈 작은 심장을 가진 아기라니! 새삼 신비롭습니다.

음.. 찬란한 슬픔,이란 표현 다들 아시죠?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역설'이란 수사법을 배울 때 자주 언급되는 예시인데요. '두근두근 내 인생' 속 아름이를 만나며 제가 느꼈던 감정도 '찬란한 슬픔'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쁨과 슬픔, 웃음과 눈물이 수없이 교차되는 과정 가운데서 아름이의 두근거림에 제 두근거림이 나란히 포개어졌던- 아프면서도 기쁘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이토록 특별한 아이, 아름이의 소설은 어떻게 됐을까요? 또 첫사랑 소녀와의 로맨스는 어땠을까요? 무수한 궁금증들은 꼭, 책 속에서 아름이에게 직접 들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인생도 두근두근, 설레고 떨리는 여정이시기를 기도할게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