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 08:30

괴물들이사는나라
카테고리 유아 > 4~7세
지은이 모리스 샌닥 (시공주니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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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평 : ★★★★★
줄평 : 우리 안의 어린이를 위해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는데 한참의 시간이 흘렀네요.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 무엇보다 꼭 연재기일을 지키자는 굳은 다짐을 했었는데 뵐 낯이 없습니다. 그래도 새해를 맞이하여 다시 시작하는 '우리 처음 만난 날'이 될 거니까 용서해주세요!

그동안 제게는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입사를 하게 되었다는 빅뉴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과 그림책을 만드는 에디터로 무럭무럭 자랄 예정입니다. 책이 좋아서 국문학과에 가고, 이 코너도 연재하고, 출판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그러고보니 저는 참 뻔하고 일관성이 있는 인간이네요. 흐흐 묘한 만족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도 동화책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아마 익숙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괴물들이 사는 나라', 동명의 제목 영화로도 나왔었죠? 이 책은 NHN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요. 그림이 너무 예쁘고 신비로워서 저도 모르게 손이 간 책이었습니다. 어른이 무슨 동화책이냐? 하실 분들은 아마 없으시겠죠? 오히려 이 작은 책이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책들보다 더 짙은 진심을 전해드릴 수도 있으니까요.


주인공은 맥스란 소년입니다. 우리네 어린 시절과 많이 닮아있는 개구쟁이 소년이죠. 어느날 밤, 늑대옷을 입고 장난을 치던 맥스는 엄마에게 벌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자기 방에서 벌을 받던 맥스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방이 밀림과 강으로 변했거든요. 

 
맥스는 배를 타고 괴물들의 나라로 떠납니다. 괴물들의 나라는 어떤 나라냐구요? 아마 누구든 한번쯤은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상상해봄직한 그런 나라예요.


맥스는 이런 괴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곧 자신이 왕이라고 우기며 괴물들을 설득 내지는 제압하게 되죠.


귀여운 왕관까지 쓰니 그럴듯 하죠? 현실에서는 툭 하면 혼나고, 알게 모르게 컴플렉스나 스트레스가 있을지 모르는 맥스는, 그렇게 괴물들의 나라에서 강하고 씩씩한 왕이 됩니다.


아이들의 일탈이란 이렇게 스케일이 큽니다! 어른들은 고작 여행밖에 생각해내지 못하는데 말이죠! 괴물들과 노래하고 춤추며 재밌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맥스는 문득 쓸쓸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맥스를 사랑해주는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렇게 맥스는 아직 식지 않은 저녁밥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스틸컷은 크게 상관이 없지만ㅋ)


이 책의 저자인 모리스 센닥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책 작가 입니다. 1928년 브루클린에서 약한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혼자 종이에 뭔가 끼적거리기 좋아하는 섬세하고도 고독한 소년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의 모습은 굉장히 근엄해보이시지만.. 사실 어린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또 여든이 넘어서도 여전히 동심을 간직한 분이세요!

 

학교신문에 풍자만화를 그리던 고등학생, 뉴욕의 아트스쿨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던 대학생은 1951년부터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초기 작품은 대부분은 흑백이었다고 하네요! 그의 3부작이라고 불리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 '깊은 밤 부엌에서', '저너머 밖에서는'에 대해 센닥은 "아이들이 노여움, 지루함, 두려움, 분노, 질투와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리고 그들의 실제 삶에서 어떻게 마주치게 되는가 하는 동일한 주제를 바탕으로 해서 변화를 준 것 뿐이다"라고 담담히 말하기도 했죠.


센닥은 어린이를 그냥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안에 여전히 살고 있는 어린이를 발견해내는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라고 합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최고의 상, 칼데콧상을 수상한 그의 수상식 소감으로 끝인사를 대신할게요!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 이 동영상에는 동화책 장면과 원어(영어) 동화구연이 들어있어요! 필요하신 분들은 꼭 한번!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