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 08:30

동물을먹는다는것에대하여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조너선 사프란 포어 (민음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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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평 : ★★★★★
한줄평 :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조나단 사프란 포어란 이름이 익숙한 분들 계시겠죠?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란 제목의, 9.11 사건을 다룬 그의 두 번째 소설이 큰 주목을 받는 동시에 영화화되며 조나단 사프란 포어 또한 화제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재작년에 지식채널e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화제의 소설이랍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릴 책,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는 그의 첫번째 논픽션입니다.


채소들 사이에 있는 사진이 마음에 들어 구글링을 통해 그를 모시고 왔습니다. 생각보다 젊죠? 이런 책을 썼으니 당연히 베지테리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니예니예, 맞습니다! 흐흐흐.. 그동안 다양한 미디어에서 '육식'에 대해 많은 화두를 던졌습니다. 저도 제 코너를 통해 살짝씩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죠! 이효리 씨나 이하늬 씨처럼 채식주의자로 커밍아웃(?)을 하신 분들도 많아지는 추세고, 지상파 방송에서도 육식이 지니는 다양한 문제점, 그 안에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경제적 담론들을 폭로하는 다큐멘터리가 종종 방영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동물을 미친듯이 사랑한다기에는 모자란 사람입니다. 소가죽 구두도 신고 소가죽 가방도 들고 바삭바삭 꼬숩꼬숩 치킨이라면 사족을 못 씁니다. 환경을 미친듯이 사랑한다기에도 모자라고, 건강 염려증이 심하지만 고기를 끊는 것보다는 건강식품을 먹는 쪽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그 과정이 무척이나 폭력적이고 정치적이라는 것을 알고나자, 그 어떤 이유보다 강렬하게 반감이 들더군요.

저자는 아홉살때, 베이비시터를 통해 처음으로 채식주의를 접합니다. 물론 자신의 삶 속에서도 나름의 고민이 있었지만, 아이를 갖게 되면서 앞으로 아이가 먹을 음식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고 그 즈음에 이 책에 대한 집필의지를 다졌을 것 같습니다. (* 아래 사진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포어 씨는 광범위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동물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는 운동가들부터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죠. 홍보문구인 '막대한 조사에 기반한 팩트'가 더없이 어울립니다. 한편 저자가 가장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은 바로 공장식 축산업입니다. 이는 저비용으로 고수익을 내기 위해 동물들을 식품재료로 사육하는 시스템을 뜻하죠. 동물들은 이 시스템 내에서 식재료 정도의 취급을 받으며 그 정도로 보관, 사육됩니다.

■ 동물을 먹기 전에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들 (미국 통계 기준)

* 우리가 먹는 동물의 99% 이상이 공장식 축산에서 나온다.
* 계란 생산용 닭은 이 책을 양쪽으로 펼쳤을 때 나오는 지면보다도 작은 공간에서 평생을 살고, 알을 낳지 못하는 산란계 수평아리 2억 5000여만 마리는 매해 산 채로 폐기된다.
* 트롤망 어업은 전체 어획물에서 2% 이하밖에 차지하지 않는 목표 어획물을 얻기 위해 100여 종의 다른 어종을 함께 죽인 후 바다에 버린다.
* 닭고기의 80% 이상이 캄필로박터균이나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채 판매된다.
* 해마다 인간에게 쓰는 항생제는 1300톤이지만, 가축에게 투여하는 항생제는 1만 1000톤이며 이 때문에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병원균이 늘어 간다.
* 농장 동물들은 초당 40톤의 배설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도시 하수보다 160배나 더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 농장 동물들은 자동차 등을 비롯한 운송 수단보다 약 40퍼센트나 더 많은 온실 가스를 배출한다.
* 육지의 3분의 1에 가까운 면적을 가축들이 차지한다.


그저 식육되기 위해 사육된 가축들에게 권리란 없습니다. '고효율'이란 명목 하에 좁디 좁게 구획된 한평 남짓한 공간에 갇힌 채, 고단백 사료와 항생제에 길들여져 갑니다. 소의 주 사료인 옥수수, 그것을 위해 밀림의 면적은 줄어들고 지구 반대편 사람들은 식량난에 허덕입니다. 항생제가 든 고기는 고스란히 그것을 먹은 인간의 몸 속으로 흡수됩니다. 그렇게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가장 문제인 것은 그들이 사육되는 방식이 너무나 폭력적이며, 거대자본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보통씨와 나탈리양까지, 많은 호평을 받았죠? 저자는 우리가 그토록 즐겨먹는 고기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식탁으로 왔는지 알게 되었을 때,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지 묻습니다. 뭔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며 채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하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반려동물에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는 문화와 그런 동물들을 먹는 문화, 보호종과 식용종을 나누는 차별, 공장식 축산업을 옹호하는 입장까지 다양합니다.

사실 오늘도 저는 돼지목살김치찌개를 2끼나 먹었어요.. 네,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ㅋㅋㅋ 그래도 이번달부터는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싶어요. 육식을 딱 끊기는 힘들겠지만, 윤리적인 사육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조금씩 노력해보려구요. 마음이 약해질때마다 요런 책들을 읽으며 참아볼까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 고민하시는 분들, 궁금하신 분들 모두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대로 가면 아쉬워서 'Eating Animals' 티져 영상? 짧은 인터뷰? 편집영상을 첨부합니다. 영어실력도 키우실 겸ㅋ 한번 봐주세요! 감사해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