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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0 야구가 좋은 이유 2
  2. 2011.08.25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하나요? 20
2011. 10. 20. 09:58

안녕하세요. 일요일을 맡고 있는 '학교에 안 갔어'의 스릉입니다. 오늘 '한화이글스'님의 휴재를 틈타 하루만 코너를 빌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야구를 처음 본 것이 93년 한국시리즈였으니, 나름대로 20년 가까이 야구를 좋아하고 있는 셈인데요. 야구를 보는 것으로 부족해 직접 야구를 하기도 하고, 야구 블로그도 운영하고, 야구게임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야구가 왜 재미있는지, 왜 야구를 좋아하는지, 한 번 써볼까 합니다.





저는 야구 오타쿠입니다. 저는 야구가 모든 스포츠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포츠이며, 야구에는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이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에는 우리 인생처럼 수많은 변곡점들이 있습니다. 1루, 2루, 3루의 먼 여정을 거쳐 홈(home)에 돌아와야 점수가 나는 야구는 철학적이기까지 합니다. 공이 아닌 사람이 들어와야 점수가 나는 종목은 야구가 유일하기도 합니다.



 


야구는 인간적인 스포츠입니다. 야구에서는 03~04시즌 EPL의 아스날처럼 한 번도 지지 않고 우승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98~99시즌 KBL의 동양 오리온스처럼 32연패를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야구는 아무리 잘해봐야 승률 7할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아무리 못해도 승률 3할 밑으로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최약체의 팀이라 해도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가 한 명쯤은 있기 마련입니다. 인체의 바이오리듬처럼 싸이클이 있어서, 연승을 하고 나면 연패에 빠지게 되어 있는 것이 야구입니다. 위기를 극복해내면 반드시 찬스가 오고,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 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무사만루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팀은 그 다음 수비 때 백에 칠십 정도는 점수를 잃게 되어 있습니다. 좋은 수비를 보여준 선수는 그 다음 공격 때 좋은 타격을 보여주게 됩니다.



 

야구는 평등한 스포츠입니다. 야구에는 시간의 제약이 없습니다. 등 떠밀려 끝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야구에는 포기라는 것이 없습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이제 겨우 서른이 된 젊은 청년이지만, 프로야구사를 되짚어보면 9회말 투아웃에서 6점차를 역전한 경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명언이 있기도 합니다. 선발 라인업에 들어간 타자는 누구나 세 번 이상의 타석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한 경기에 홈런을 열 개를 친 팀이든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한 팀이든 아웃카운트 27개를 잡아내야만 경기가 끝나는 것은 똑같습니다. 야구는 김선빈처럼 170cm이 안 되는 선수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것이 가능한 스포츠이며, 이대호처럼 130kg이 넘는 몸으로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심지어 메이저리그에는 손가락이 한 개 없는 투수도 있었습니다. 신체조건의 제약이 적다는 점에서 야구는 정직하고 평등한 스포츠입니다.



 

야구는 겸손한 스포츠입니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야구는 너무 정적이고 지루해서 재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야구 선수가 진정 땀과 눈물을 쏟아내는 곳은 그라운드가 아니라 연습장입니다. 야구를 해본 사람들은 야구선수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잡아내는 평범한 플라이 볼을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것입니다. 야구선수들은 눈으로 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타구의 비거리를 방망이가 공을 때리는 딱 소리를 듣고서 낙구 지점을 예측해냅니다. 보통의 연습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닙니다. 야구선수들은 시속 140km가 넘어가는 빠른 공을, 그것도 홈플레이트 앞에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며 꿈틀거리는 공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쳐냅니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야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느린 경기라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투수가 던지는 볼 하나하나에는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으며, 그 수싸움을 보는 것이 진정한 야구의 묘미입니다. 위기와 찬스 상황에서는 그 어떤 종목보다 긴박감이 넘치는 것이 야구라는 스포츠입니다. 야구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는, 진정한 두뇌 플레이라고 할 만한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저는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과 야구를 볼 때면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싶어서 쉴 새 없이 수다를 떱니다.






장명부의 한 시즌 30승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 안 되지만 송진우의 통산 200승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것처럼, 야구는 한 시즌에 얼마나 반짝했느냐보다는 오랜 기간 동안 얼마나 꾸준했느냐가 더 인정받는 스포츠입니다. 양준혁이 나이 마흔 살에도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것이 가능한 스포츠입니다. 15년 전에 반짝했다 사라진 신인왕이 재활에 성공해 다시 MVP급 활약을 펼치는 것이 가능한 스포츠입니다. 인생을 담은 스포츠, 정직하고 평등한 스포츠, 감동을 주는 스포츠. 그래서 저는 야구에 열광할 수밖에 없습니다.






"The saddest day of the year is the day baseball season ends"
-Thomas Charles Lasorda-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25. 11:43

야구를 즐기기 위한 첫번째 스텝은 나를 열불터지게할 팀을 고르는 것이다.
응원팀을 정하는데 있어서는 복잡한 수치따윈 필요없다.
일단 나를 매력적으로 꼬드기는 팀만 정해진다면, 그 이후의 단계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동진행되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그 팀을 응원하게 된 이유는 가지 각색이다.
그 팀의 한 선수가 잘생겨서 라든지, 마스코트가 귀여워서, 혹은 우연히 따라간 직관에서 홀딱 반한 경우도 있다.
또 나처럼 WBC(야구판 월드컵)나 올림픽때 우연히 야구를 보고 빠져드는 경우도 있다.

가장 많은사람들이 택하고 있고, 가장 쉬운 응원팀 선정은 출신 지역에 따른 응원팀 선정이다.



출신지역에 따라 야구를 보고자 하는 분들은 이 그림을 보고 선택하시면 된다.


출신지역에서 태어나 출신지역에서 계속 생활하시는 분들께는 이 방법을 권한다.
동네에서 함께 살아온 친구들이 다들 같은 팀의 팬일 확률이 크고, 그 지역은 대체로 그 팀을 응원하는 분위기 덕에
매일매일 홈 경기장 주변은 한일월드컵 못지않은 응원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일례로, 대전 시내버스에서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라디오로 들으며 귀가하던 대전시민들이
한화 이글스의 승리가 결정되자 승객 모두가 (운전기사 아저씨를 비롯하여) 운행중에 두손을 들고 만세를 부르는
국가대항전 아니면 보기힘든 장면을 충분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홈 구장이 자신이 사는 지역내에 있으므로 언제든 삘꽂히면 직접관람을 하러 야구장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되겠다.

이렇게 실리와 분위기를 따져서 응원팀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분들은 그냥 느낌이 시키는대로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 위의 구단 분포도를 보면 이유없이 그냥 땡기는 팀이 있을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주황색이 좋으니 유니폼이 주황색인 한화이글스가 땡기네" 라든지,
"나는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가 좋으니 한화이글스가 땡기네" 하는 경우말이다.
사실 이것저것 따져가면서 작위적으로 정할 필요는 없다. 그냥 왠지 땡기면, 보면서 알아가면 된다.
아니다 싶으면 수렁에 빠지기 전에 다른팀을 찾아보면 그만이다.

만약 당신이 짝사랑하는 이성이 야구를 좋아한다면, 그 이성이 좋아하는 팀으로 시작하는 것을 극단적으로 권한다.
야구도 보고, 그(혹은 그녀)의 호감도 사고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여자 야구팬은 내가 여자가 아니라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건
남자 야구팬은 자기랑 같은팀을 응원하는 여자 야구팬에게 진짜 엄청난 호감을 느낀다는건
검증은 안됐다만 사실일게 뻔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면,
첨에는 그저 야구라는게 호감사기용 미끼밖에 안되지만 세월이 지나면 어느새
남자(여자)고 나발이고 일단 야구를 보자는 골수 야구빠가 되어있을지도 모를일이다.


-글쓴이의 추천팀

자 이제 노골적인 시간이 왔다.
은근한 권유는 안한다. 노골적으로 한번 권해 보겠다.
내가 권하는 팀은 한화 이글스다. 장점과 단점을 차례로 열거해 당신의 마음을 움직여 보련다.
전혀 논리적인 글은 아닐것이다. 감정적인 호소글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원래 야구란게 그렇다. 논리적인 사람들이 난동을 부리고 버스를 불태울일은 없다.
야구팬들은 으레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이기 마련이다.



감정에 호소하는 한화이글스 추천사진1
참고로 추승우는 2군이라 도루를 못하고, 이범호 김태균은 다른팀 갔다.


한화이글스의 장점

1. 롸끈하다.
한화 야구는 롸끈하다. 이길때도 롸끈하게 이기고, 질때도 롸끈하게 진다.
질때는 쪼잔하게 1,2점차로 안진다. 56점을넘어서 10점차 패배도 꽤나 있다.
현재 2011시즌 퇴다실점패배팀 1위는 한화다. 2위도 한화다. 그리고 3위도 한화다.
18점 내주고 지고, 17점 내주고 지고, 14점 내주고 진다. 이 얼마나 화끈한가..
질때 뿐 아니라 이길때도 롸끈하다. 7위팀 주제에 역전도 잘한다.
경기를 끝내는 안타, 홈런도 엄청 많이 나왔다.
그래서 질때는 크게 스트레스 받는 일 없고 이길때는 스트레스 팍팍 풀린다.

2. 하위권이다.
하위권인게 어찌 장점이 될 수 있겠나?
뭐, 단기적으로 본다면 결코 하위권 팀이라는건 장점이 아니다.
하지만 야구는 평생보는 스포츠다. 그러니 단기적으로 봐선 안된다.
한화는 86년 창단이래 대체적으로 강팀이었다. 화끈한 타선을 중심으로 거의 매해 4강에 진출했었다.
하지만 저번 WBC(야구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중심타자들이 일본으로 팔려갔다.
그리고 주축선수들이 군대를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팀의 하락세는 어쩔수 없는것이었다.
그래, 지금 한화의 부진은 일시적인것이다.
지금 야구판에 한화로 진입한다면 팀이 바닥에서 위로 치고나가는 성장세를 몸소 지켜볼수 있다.
일본갔던 김태균도 돌아올 예정이고, 군대갔던 선수들도 하나 둘 돌아온다.
주식에서 가장 큰 수익을 얻는 방법이 무엇인가?
바닥에서 사서 꼭대기에서 파는것이 아니던가?
지금 한화주식을 사라. 지금 한화는 바닥이다.



감정에 호소하는 한화이글스 추천사진2
한화이글스 최고의 얼굴로 평가받는 투수 허유강. 잘 생기긴 진짜 잘생겼는데 야구는 못한다. 야구를 못해서 지금은 2군이다. 


한화이글스의 단점

1. 야구를 못한다.
진짜 야구 더럽게 못한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서 진짜 못한다.
야구만 잘하면 최고의 팀이 될텐데 야구를 못한다.
한화이글스의 단점은 이것 뿐이다. 야구를 못하는 거.



한화이글스의 덕아웃에 붙어있는 글. 사랑스럽지 않은가..

노골적인 추천글이었다. 한화 이글스의 선수층이 어떻고, 공격시 뭐가 좋고 수비시 뭐가 좋고 하는말은
보는 당신도 골치아프고, 쓰는 나도 끝없이 써제낄수 있으니 그런말은 일부러 적지 않았다.
감정적이고 주관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보니 내가 응원하는 팀이 아닌 다른팀은 선뜻 쓰기가 어렵다.
혹시나 원하는 팀이 있으면 댓글에 건의해주시길 바란다. 그러면 흔쾌히 써드리겠다.
하지만 주관적으로 쓸 수 밖에 없으니 양해바란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