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 08:30


 심리테스트 입니다.

 

 피터와 로라가 있었어요. 둘은 아주 사랑하는 사이였죠. 그런데 피터는 섬에 살고 로라는 육지에 살았어요. 가난했던 둘은 너무 보고 싶지만 배가 없어서 만날 수가 없었어요. 로라를 흠모하던 마이크는 섬에 갈 수 있는 배를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줄 테니 자신을 만나달라고 했어요. 로라는 고민을 했지만 거절했어요. 로라와 피터는 서로 그리움에 사무쳤어요. 그러던 중 로라를 흠모하던 스티브가 자신과 함께 밤을 보내면 피터를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어요. 로라는 망설였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터의 친구 프레드가 피터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말았죠. 피터는 이 이야기를 듣고 절망을 했어요. 결국 피터는 자살을 했어요.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잘못한 사람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세요.(심리 테스트- 총 5명의 인물이 나옵니다 : 피터, 로라, 마이크, 스티브, 프레드)

 





 자, 이제 결과입니다. 잘못했다고 생각한 순서가 사랑을 할 때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서입니다.

 피터 = pride, 로라 = love, 마이크 = money, 스티브 = sex, 프레드 = friendship

 

 어떻게 나오셨나요? 잘 맞는 것 같으신가요? 처음 이 심리테스트를 주변 지인에게 하게 했을 때 “‘특정 인물’은 절대 잘못한 인물이 될 수 없을 거 같은데?”라고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요, 물론 이 심리테스트가 완벽한 척도는 아니기 때문에 허점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누군가는 그 인물이 더 잘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점이에요. ㅎㅎ 어디까지나 재미로 하는 심리테스트이므로, 결과가 얼마나 잘 맞느냐보다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주변 지인들에게 테스트 해 본 결과 큰 방향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았답니다.ㅎㅎ)

 

 그리고 사람마다 그리는 연애의 그림은 결코 한 가지가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연애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이지요. 위의 심리테스트만 생각해보아도, 프레드가 가장 잘못했다고 생각한 사람과 로라가 가장 잘못했다고 생각한 사람이 바라는 연애의 그림은 무척 다를겁니다. 전자는 친구같은 재미나 편안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면 후자는 두근두근 로맨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일 테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전자는 성격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야하고 후자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겠죠. 마이크라면 적어도 '널 굶길 일은 없을' 사람을 만나야겠고, 언제든 백(bag) 몇 개쯤 사줄 수 있다면 더 좋을테죠? 피터라면 자존감을 채워주는 사람이 좋을 것이고, 스티브라면 틀림없이 섹스어필이 되는 상대여야 하겠지요.


 연애의 요소가 다양하다는 것이 그다지 새로운 얘기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그에 대한 이론도 여럿 존재하고요. 가령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 같은 것이 잘 알려진 이론 중에 하나입니다. 친밀감, 열정, 헌신을 사랑의 요소로 해서 그것들이 그리는 삼각형의 모양을 가지고 여러 가지 사랑의 형태를 이야기하는 이론이지요.
궁금한 분은 여기를 → http://blog.naver.com/cristy82?Redirect=Log&logNo=20017788809


 중요한 것은 연애가 여러가지 요소로 이루어졌다는 것 보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다르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연인(혹은 예비 연인)이라면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아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백전백승의 비결은 지피지기지요. 문제는 앞서 말했듯 그것이 서로 다를 때 같습니다. 상대가 원하는 그림이 나와 다를 때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쉽지 않은 문제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단지 서로가 원하는 그림이 다른 것 뿐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이 무척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잠깐 잊어버리고 생각해보면, 서로 원하는 사랑의 모양이 다른것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거나 비관적이기만 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따르면 각 요소가 균형을 갖추고 있을 때를 안정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서로 그림이 다르다는 것은 그 균형을 위해 오히려 잘 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의 삼각형’이론이 맞다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는 더욱 안정적인 사랑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결국 문제는 거기에 사랑이 있다는 걸 믿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끝까지 노력할 마음을 가지는 것. 


 '내가 할 수 있는'과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가 또 있겠지만, 어쨌든 조율하려는 노력을 하려면 우선 어떤 그림으로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자기 계발서들이 항상 말하듯 (안 좋아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분명 일리있는 말들이 있다고 생각하므로) 무얼 원하는지 알아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거니까요. 


 여러분은 알고 계십니까?
 당신의 원하는 연애의 그림은 무엇인가요?



by 토끼고양이
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는 모든 일에는 예외가 존재한다는 명제 뿐이라고 생각. 태클 환영. 댓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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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