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4. 12:37

 

안녕하세요 <꿈꾸지 않으면>의 이든입니다!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은 재미난 이 많은데 무엇부터 소개할까 하다가, 가장 따끈따끈하고, 그때그때 제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어요. (지극히 주관적)
 
그래서 오늘 소개해드릴 꿈은 비혼PT나이트입니다. :)
 
 
무슨 말인지 한 단어도 모르겠어.”

네, 저도 그랬어요.ㅎ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먼저 결혼 이야기 잠깐 꺼내 볼께요아니, 정확히 말하면 비혼이야기지요.
결혼에 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생각과 나누어 본 다음, 두번째 글에서 '비혼PT나이트' 행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결혼.

20대 중반 꺾이고 나면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에요.

주변에 하나둘씩 청첩장 보내오는 친구들을 보며 다들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리라 생각해요. (아님 한 백번쯤?ㅋㅋ)

 

여러분은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해보셨어요?’

 

결혼?’ 하면 처음에 나오는 질문, ‘넌 언제 할 거야?’ 라고 묻지 않을래요.

결혼 할 거예요?’ 라고 먼저 묻겠어요. 결혼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요,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주변의 인정과 축복을 받으며 법적, 사회적 안전망 안에서 오순도순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정말 좋지만이렇게 하라고 하면 저렇게 하고 싶은 청개구리 같은 여자라,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크고 원대하고 행복한 꿈을 꿔요. 

 

앗! 그렇다고 해서 저 어딘가 모자라는 애 아니에요. ‘난 엄마아빠랑 살래철없이 어릴 적에만 할 법한 상상을 여지껏 하고 있는 철부지도 아니고, ‘난 결혼 안하고 혼자 살거야라고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살다가 늙어죽는 것에 자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멋진 골드미스가 되어야지라고 티비 보며 헛된 망상만 가진 비현실적인 어린이도 아니에요.

사랑도 할 줄 알고, 2-3명의 진득한 사람을 만나 꽤 오랜 기간 연애도 해봤고, 연인과 사랑 없인 못 사는 연애예찬론자(토끼고양님이 말씀하셨죠)이며, 그렇다고 이 세상 남자 다 만나보겠어라며 마구잡이로 만나는 자유연애주의자도 아니에요 (그럴 능력도 안 됨)

 

부양해야하는 가족이 싫거나 집안 살림하기가 싫은 것도 아니구요. 친구들 사이에서 주부 9이라 불릴 만큼 집안일에 능숙하고 육아, 양육에는 도가 텄어요. 맞벌이 부모님 밑에서 띠동갑 막내 동생을 제 손으로 키웠거든요. 그래서 전 살림과 육아가 제일 자신 있고 재밌어요. 시골이 종가집이라 어르신들 모시는 것도 좋아하고요, 제사상 차리는 일 같은 건 누워서 잠자기예요. 한마디로 준비된 여자.

 

그럼 도대체 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라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결혼하라고 하고, 결혼하고 나면 아이를 낳으라고 합니다. 그것이 정상이라고 말하죠. 결혼은 당위일 뿐 선택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는 식이에요. 놀라운 건 결혼을 이처럼 당연시하면서도, “결혼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그 누구도 명확히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구요.

 

질문은 그곳에서부터 출발했어요. 결혼은 왜 해야 하지? 그래서 결혼하지 않음, 비혼을 선택한다면 이기적인 건가? 결혼하지 않으면 불안할까? 비혼은 정말 저출산의 주범일까? 끊임없이 던져지는 질문에, 답을 찾고 싶었어요

 

결혼을 택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이유의 근본은 결혼은 당위가 아닌 선택이라고 보는 시선이에요. 좋든 싫든 이롭든 해롭든 바르든 그르든 때가 되면’ ‘적당한 사람과’ ‘반드시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중요한 선택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일컬어 독신주의’, ‘미혼이라고 하는데 그건 맞지 않는 표현이예요. 독신주의는 어차피 홀로 오고 홀로 가는 인생, 나 혼자 살거야.’이고요, 미혼은 혼인은 원래 해야 하는 것이나 아직 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일컫는 경향이 크지요. 그래서 여성학계에서는 보다 혼인 상태가 아님이라는 주체적인 의미로 비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거 아세요? 얼마 전 서울시에서 실시한 인구조택총조사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어요. 서울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중 무려 30%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라고 합니다. 1/3이라는 숫자예요. (나만 안한 게 아니니 다들 자신감과 위안을!! ㅋㅋ) 결혼을 선택한다는 것은 더 이상 특이한 생각도, 소수의 반항도 아니예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결혼하지 않음에 대해 끊임없이 미안해하고 해명해야 하지요. 가족, 친척, 이웃아줌마, 직장 동료, 상사,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강요과 질타를 받아야하고, ‘잘난 줄 아는 사람아니면 뭔가 모자란 사람으로 인식되어버려요.

 

또한 비혼은 제도적 고려 대상에서 너무 쉽게 제외되고, 이는 비혼 여성들이 겪는 일상적이고 구조적인 난관을 더욱 강력하게 해요비혼 현상은 일시적인 낙인 효과나 유인책으로서 변화될 수 없는, 이미 현실로 존재하는 흐름입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비혼 현상을 비혼 세대의 생애전망과 관련된 문제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구요. 비혼 여성의 결혼하지 않는 선택이면의 비가시화 된 삶의 조건을 드러낼 필요도 있습니다.

 

비혼 여성들은 이미 곳곳에서 지속가능한 비혼의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개별적, 집단적인 시도들을 펼쳐왔어요. 하지만 이는 대안적인 삶과 사회를 위한 건강한 아이디어로 인정되거나 공유되어 오지 못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비혼 여성들은 다시 개인적인 조건과 노력으로부터 생애 전망을 탐색해 나가야하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구요. 그렇기 때문에 비혼 생애 전망이 불투명한 비혼 세대의 여성들에게는 삶의 모델과 대안을 탐색해나갈 수 있는 공동의 장이 필요합니다.

 

이를 고민한 여성주의 시민단체 언니네트워크가 결혼·가족·비혼을 고민하는 현 세대를 비혼 제너레이션(세대)으로 명명하고, 이러한 비혼 세대가 등장하게 된 맥락과 조건을 이해하고 삶의 모델과 대안을 탐색하고 공유하기 위해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합니다


열마디 말보다 포스터 하나로 설명할까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23. 16:41


벨기에의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를 좋아합니다.
아니, 사실 좋아하지는 않지만 매년 하나씩 발표되는 그녀의 작품은 꼭꼭 읽는 편이에요.
 
올해 발간된 <생명의 한 형태>. 왠지 '생명의 한 형태'라고 하니 아메바나 말미잘같은, 형태를 갖고 있고 뭔가 꿈틀거리긴 하지만 그닥 호감은 가지 않는 생명체들이 떠오르더군요. 얼마전에 본 해리포터 마지막 편에서 깜찍하게 징그러워주셨던 볼드모트의 신생아 버전도 생각났고요. ㅎㅎ

그녀는 참 독특한 소설가입니다. 때로는 경악할 만한 심리적인 잔인함을, 때로는 그녀만의 철학을 펼쳐보인다는 점도 끌리지만 무엇보다 아멜리 노통브 소설의 매력은 심플하지만 반전이 숨어있는 스토리, 그리고 그 스토리를 통해 던지는 단 하나의 강렬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나는 새로운 유형의 편지를 받았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에서는, 아멜리 노통브가 바그다그에 주둔하는 미군 이등병과 편지를 주고 받습니다. 200kg에 가까운 거구를 자랑한다는 이 군인은 전쟁터에서 받는 온갖 압박과 살생의 죄책감을 '먹는 것'으로 풀어내죠. 그리고 사람 한 명의 몸무게를 뛰어넘는 불필요한 지방을 '세헤라자데'라 칭하며 자신이 지은 죄의 업보와 같이 여깁니다.

책을 읽으면서 전쟁터에 주둔하는 군인들의 심리적 압박감에 공감하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 미군들의 비만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도 <생명의 한 형태> 덕분에 알게 되었고요. 그렇지만 역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작가 아멜리 노통브가 그와 편지를 주고 받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책을 읽어 보고싶어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자세한 내용은 적지 않겠지만, 역시 이번에도 반전이 숨어있어 역시 아멜리 노통브 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이제
그녀의 소설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궁금해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 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항상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것 처럼 글을 쓰지만, 그녀라면 글쎄, 이 모든 경험담 같은 이야기가 다 허구 (개뻥이라고 썼다가 수정했어요 ㅎㅎ)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책 리뷰를 올리던 시절, 그 때 처음 올렸던 책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이었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여러분'에 처음 올리게 되는 책 리뷰도 그녀의 소설이라 재미있는 인연인 것 같네요. 내년에는 또 어떤 놀라운 이야기를 풀어낼지, 그녀의 작품이 또 다시 기다려집니다!

생명의한형태
카테고리 소설 > 프랑스소설
지은이 아멜리 노통브 (문학세계사, 2011년)
상세보기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21. 08:30
 
모비딕
감독 박인제 (2011 / 한국)
출연 황정민,진구,김민희,김상호
상세보기




+ 오늘은 영화 <모비딕(2011)>에 대한 글을 포스팅 할까 해요 :) 저는 '알고 보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스포일러가 될 법한 내용도 과감하게(!) 썼답니다~ 그러니까 혹시 '나는 앞으로 모비딕을 볼 예정이야!' 혹은 '영화란 모르고 봐야 제 맛이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일단, 즐겁게 관람하신 후에 읽어주세요! 헤헷

++ 늘 이렇게 진지한 글을 쓰지는 않을 거에요~ 그냥 <모비딕>을 보고 나서는 무언가 생각이 저렇게 사뭇 딱딱하게 뽑아지더라고요! 아, 그리고 기승전결 구조에서 늘 '결'이 문제인 저는(....) 앞으로 흥미로운 결말을 쓰기 위해서 노력할거니까요, 변하는 제 글 모양새를 꼭 지켜봐 주세요
:) 








그는 심해를 유영하고 있다.

빛이 들지 않는 깊은 물 속에서, 그의 부릅뜬 두 눈과 쉼 없는 두 손은 거대한 무언가의 표면을 살피고 더듬는 중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영화 <모비딕>은 진실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프닝 타이틀이 한바탕 지나가고 난 까만 스크린에는 소설 '모비딕'의 한 구절이 쓰여진다. "그것이 흰고래인 줄 알고 싸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기자 이방우(황정민 역)는 자신의 안위보다도 직업적 소신에 집중하는 인물이다. 오로지 특종을 잡겠다는 생각 밖에 없는 그에게는 언젠가 고위층의 비리 정보를 얻어내면서 생긴 다리의 흉터만이 자랑거리다.
 
그랬던 이방우가 '발암교 폭파' 사건을 단지 기사거리가 아닌 '진실'을 찾기 위한 하나의 실마리로 보게 되면서, 극은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그 일련의 과정은 영웅 탄생 신화와 맥을 같이 한다. 1) 윤혁은 이방우에게 발암교 사건이 조작되었으며,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말한다. 2) 배후 인물이 누구인지, 왜 이런 일을 꾸민건지 찾는 이방우를 동료 기자 손진기와 성효관이 돕게 된다. 3)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손진기가 죽게 되고, 이방우는 더욱 '진실'을 찾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4) 이방우와  성효관은 그 '진실'이 '모비딕'이라는 거대 권력 집단의 소행임을 알게 되고, 또다시 일어날 비극을 멈추기 위하여 고군분투한다. 5) 결국 수백명이 무고하게 죽을 뻔한 초대형 음모을 막은 이병우는 기자직을 사퇴한다.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방우는 확실히 영웅적인 주인공의 면모를 갖춘다. 특종은 고사하고 오보가 될 것이 뻔한 '가십' 기사를 써 내거나, 후배 여기자의 미래를 걱정하여 책임을 떠안기도 한다. 분명 괄목할만한 변화다. 자기 자신조차 안중에 없었던 그가 동료나 불특정 다수의 안위를 지키기 위하여 모든 위기를 감수한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방우가 맞닥뜨린 진실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크고 무겁다. '모비딕'의 실체를 다 밝히지 못 하고, 그 배후 세력을 소탕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힘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남은 희망이라면, 기사 거리를 던져주고 비리를 폭로하도록 돕는 또다른 집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다.

손진기의 '정보원'과 극의 마지막에 이방우에게 접촉했던 남자는 소속이 같은 듯 하다. 언뜻 '모비딕'과 닮아있는 그 존재는 무엇일까. 유일무이한 권력 독식 집단을 막으려는, 경찰이나 검찰을 넘어선 레지스탕스는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모비딕' 내부에 있는 것일까. 신문사를 나온 이방우 역시 그것에 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들은 '윤혁'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으로 연결된다. 내부고발자인 윤혁은 필연적으로 '내부'에서 불의를 행하던 '비열함'과 '고발자'로서의 '정의감'을 모두 갖는다. 선과 악, 용기와 비겁함, 죄책감과 속죄 의지까지도. '윤혁'은 그러한 대립되는 면들을 마주 세워서 만든 입체도형 같은 인물이어야 한다. 하지만 영화 속 그는 접착제가 없어서 그대로 펼쳐 놓은 도형전개도 같다. 그가 보여주는 행동이나 감정에는 개연성이 없다.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왜 저런 표정을 짓는지, 관객들은 짐작하기 어렵다. 앞서 제기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하도록 도와줄 사람은 윤혁 뿐이었는데, 나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영화 <모비딕>은 정치와 음모론을 본격적으로 다룬 범죄 스럴러다. 우리 영화계에서는 신선한 시도였던만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CCTV를 통하여 녹화된 다리 폭파 장면을 보여준 도입부가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인상적이었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다.



'영원의 단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촌방향, 2011  (2) 2011.10.11
여고 괴담 두 번째 이야기: 메멘토 모리  (4) 2011.08.06
영원의 단면?  (4) 2011.07.14
Posted by 감귤양
2011. 7. 20. 08:30






안녕하세요? 유수입니다.
"어? 오늘부터 만화 시작 아닌가요?" 일주일 전의 글을 보고 찾아와주신 여러분, 만화는 없고 웬 손 하나만 덜렁 있어 놀라셨지요?
만화를 시작하기 전에, 각 회 맨 처음에 제목으로 들어갈 그림을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무엇인가를 가리키고 있는 검지 손가락 위의 빨간 글씨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요?
네, 제가 연재할 만화의 제목은 보시는 바대로.. "I know that girl"입니다. 


저는 항상 사람들의 외로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고, 기회가 된다면 이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나 제 주변 사람들의 삶, 그 속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순간순간들이 어떤지 주의깊게 관찰해왔어요.
그리고 얼굴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존엄을 물어뜯으며 싸우는 몇몇 사건을 보고
이 비좁은 도시에서의 삶에서 우리가 무엇을 희생하며,
어떻게 자신들의 상처를 어루어만져가며 살고 있는지 역시 궁금해졌어요.

다음 주부터 시작될 만화에선,
아직 19살도 되지 않은 소녀가 뜻하지 않게 자신의 비밀을 세상에 들켜버려 타인들로부터 삶의 뿌리가 흔들릴 만큼의 상처를 입고,
또 그 상황을 천천히 이해해가고, 부서진 마음을 차차 추스려가는 모습을 그리려 합니다.
여러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 한 명쯤은 있을 법한 평범한 소녀의 이야기가 될 거예요.
 
그래서 제목을 위와 같이 지어 본 것이랍니다.:)

그런데 제가 다른 것들은 다 제쳐두고 "손가락"을 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화를 보면서 그 이유를 생각해주세요.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아주 쉬운 퀴즈랍니다.


    




  

'초원, 바람, 잡목림 > I know that girl' 카테고리의 다른 글

5화  (15) 2011.09.14
4화  (19) 2011.09.01
3화  (17) 2011.08.10
2화  (22) 2011.08.03
1화  (21) 2011.07.27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20. 08:30


이름 : 아쉽지만 몰라요
나이 : 20대 중후반 혹은 30대 초반?
직업 : 소위 간지가 풀풀 나는 큐레이터
만남 :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미술관


여러분, 안녕하세요! 장장 일주일만에 만나뵙게 되네요. 장마와 폭염이 들이닥친 그동안 잘 지내고 계셨나요? 저는 덕분에 건강하고 즐겁게 한 주를 보냈답니다. 영화도 많이 보고 공연장도 찾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이만하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요. 흐흐흐 그나저나 본격적인 첫번째 포스팅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조금 더 재미있고 기발한 구성을 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다양한 포맷을 시도해보고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우연적이고 충동적이며 자연발생적인 '우리 처음 만난 날' 코너답게 막 가자는(?) 방향으로 나갈 것 같네요. 기념할만한 첫번째 글의 주인공은 바로 디귿 미술관의 큐레이터, 사진전에서 만난 도슨트 언니입니다!

"touch me, touch me, touch me now! 나를 감동시켜봐"

다들 익숙하실 것이 분명한 이 노래는, 싸이가 작곡한 아이비의 3집 타이틀곡입니다. 대부분 아이비란 가수가 발산하는 농염한 섹시미 때문인지 여기서 'touch'란 단어를 '만지다'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가사에서도 나와있듯이 'touch'는 '감동시키다' 혹은 '마음을 움직이다'란 뜻도 지니고 있지요. "만져달라는 게 아니라 감동시켜달라는 의미"라며 2009년 어느 인터뷰를 통해 아이비 씨가 직접 전한 이야기입니다. 전자든 후자든 모두 말이 된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중의적 표현이었고 그래서 확실히 각인된 제목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또 한 번의 'touch me'를, 그리고 '감동시켜달라는 뜻'이라고 말하는 오늘의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이달 초에, 존경하는 박오빠(무려 블로그 축전까지 작성해주심)와 사진전을 보기 위해 효자동 즈음에서 만났습니다. 약속 자체를 잊고 있었던 제가 30분 정도 지각을 하는 동안, 오빠는 한 카페에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으며 '참을 인'을 두세번쯤 새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박오빠와 함께 찾은 사진전은 그에 앞서 훈석님, 토끼고양이, 절미와 함께 미술관을 찾았다가 월요일 휴관이란 엄청난 수난을 겪는 등 우여곡절이.. 아무튼 범상치 않은 전시회만은 분명했습니다. 사진전의 이름은 'touch me'! 주인공은 바로 유르겐 텔러란 이름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입니다. 상업과 예술을 넘나드는 유명한 패션작가이기도 합니다.


                                                                                                                                       (출처: 중앙일보)

나른하고 몽롱한 이미지, 섹슈얼하면서도 건조한 느낌이 나는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사진작가의 얼굴 치고는 무척 친근한 편이죠? 게다가 진달래꽃! 은근 잘 어울리네요. 왠지 고집이 센 옆집 남자, 정육점의 터프한 주인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외모..란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방한해 미술관을 찾은 유르겐 텔러는 직접 사진들을 배치했다고 해요. 나름대로 애정을 갖고 준비한 작업이란 생각을 들게 하는 부분입니다. 어찌되었든! 박오빠와 저는 미술관 1층에서 티켓을 받고 전시가 시작되는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신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진들이 많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민망하지는 않았어요. (역시 동행이 누군가에 따라..) 그렇게 작품들을 감상했는데, 사실 그다지 재미는 없었습니다. 머릿 속 물음표가 커져만 가던 그 때, 안내하시는 분이 곧 도슨트가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셨고 박오빠와 함께 미술관 로비로 내려갔습니다. 그곳에서 오늘, 이 글의 주인공을 만나게 된거죠!

도슨트 언니(라고 호칭을 붙였지만 어쩌면 저보다 어릴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포스가 있으시니!)는 첫 인상부터 모두를 압도(?)하셨는데, 우선 굉장히 아방가르드한 패션이 눈에 확 들어왔고 두번째로는 정감 넘치는 경상도 사투리로 선보이는 개그감! 무뚝뚝한 듯 툭툭 내뱉는, 짧은 몇 마디가 모든 관객들을 빵! 터트렸습니다. "제 사투리가 거슬리실지도 모르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저는 부산 사람입니다"란 간단한 자기소개로 첫 번째 글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신거죠. 어느새 스무명이 넘게 불어난 관람객을 보며 박오빠와 저는 "예습해놓길 잘했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북적북적, 도슨트 언니의 재미있고 씬나는 도슨트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모두 이쪽으로 오시죠. 아, 잠시만요. 사진 찍으시네요" 촬영을 저지할 줄 알았는데, 센스있는 포즈를 취하십니다. "유르겐 텔러가 외설적인 사진을 많이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는 하지만 모두 섹슈얼하게만 해석하는 것은 너무 좁은 시각입니다"라는 그녀는 "물론 제가 드리는 설명도 여러가지 해석 중 하나니까 참고만 해주세요"라며 시크하게 말했습니다. "유르겐 텔러는 프레임 속 대상이 지닌 사회적인 명성이나 위치를 사진 속에서 전복시키고 싶어 했습니다"라면서 보여준 것이 바로 밑 작품입니다. 



"오른쪽 남성분의 직업을 아시는 분 계신가요?" 관람객들은 묵묵부답이었고, "참여율이 저조하니, 맞히시면 100원 상당의.. 제 뽀뽀를 상품으로 드리겠습니다. 1번 농부, 2번 광부, 3번 현대미술의 아버지!" 한 남성분이 "3번이요!"라고 외쳤고, 그녀는 무표정하게 "이리로 오세요"라고 농담을 건넸습니다. "오른쪽 남성분이 가진 명성과 업적이 보이지 않는 사진이죠? 그저 일상에 파묻힌 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화려한 껍데기를 걷어낸 모습인데요, 좌측 여성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델이나 패션, 혹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익숙할법한 저 여성분은 '릴리 콜'이란 이름의 톱 모델입니다. 테리 길리암 감독의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에서 히로인으로 등장하기도 하구요. 그녀는 "이 모델은 평소에 아름다운 의상을 입고 워킹하는 화려한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프레임 속에서는 옷이 아닌 신체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라며 "또 섹슈얼리티를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우측 노인 옆의 과일과 좌측 여성의 가슴을 유사한 이미지로 보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몇 분 전에 작품 앞을 지나가면서 "이 모델 아는데!" 정도의 리액션을 보였던 제 감상이 민망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도슨트 언니는 '해석의 다양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저렇게 볼 수도 있고. 대부분 유르겐 텔러의 작품을 성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다고 말이죠. 물론 그의 작품 속에서는 페니스나 가슴을 연상케 하는 오브제 들이 다수 등장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모델들은 나체로 등장하죠. 그래도 잘 찾아보면 다른 측면들도 있다는 것이 그녀의 이야기였습니다. 어떤 작품 속에서는 유년기에 대한 향수가, 다른 작품에서는 가족을 향한 사랑, 혹은 나르시즘이 느껴지거든요. 아무튼 앞서 그녀가 '사회적 자아를 벗은 본질적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기억나시나요? 그런 주제가 관통한다고 해석한다면, 유르겐 텔러가 수많은 명사의 사진을 찍은 이유도 어렴풋이 알 것 같지 않나요? 그녀는 아래의 두 사진도 연장선상에서 해석했어요.



위에 다리만 내놓고 있는 사람은 바로- 빅토리아 베컴! "처음에는 왜 저 곳에 들어가야 하냐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런 사진 속에서도 충분한 존재감을 빛낼 것이란 작가의 설득에 결국 쇼핑백 속으로 들어갔죠" 그녀가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사실 광고사진인 만큼 로고를 부각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였다고 하네요. 아래 사진의 경우, 역시 유명인인 모델 케이스 모스를 피사체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지만 조금 다른 점은 유년기에의 동경이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도슨트 언니는 "이곳은 실제로 케이트 모스가 딸과 함께 살던 곳으로, 유르겐 텔러를 초대하면서 사진촬영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란 설명도 덧붙여주셨습니다. 케이트 모스의 눈빛에 왠지 모를 쓸쓸함이 담겨 있는 것도 왠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죠?

오늘 만난 도슨트 언니는 그야말로 '유르겐 텔러의 그녀'였습니다. 유르겐 텔러를 소개하는 그녀를 소개해드렸으니, 제가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드린 사람은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되는거네요! 이런 긍정적인 얻어걸리기라니! 왠지 뿌듯하기까지 하네요. 아무튼 작품들까지 등장하면서 나름 풍요로운 글이었지만, 왠지 어수선하기도 하고.. 뿌듯해했던 제 모습이 민망해집니다. 흑흑.. 그래도 시크한 부산 사투리로 관람객들을 유르겐 텔러의 독특한 작품세계 속으로 퐁당 빠지게 했던 멋진 도슨트 언니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최대치의 관대함을,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그녀의 주옥같은 도슨트가 부분적으로나마 전해지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첫 포스팅이라 그런지,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이 듭니다. 유르겐 텔러를 제대로 소개해준, 유르겐 텔러 만큼이나 강력한 포스를 풍기는 도슨트 언니! 그녀의 매력을 전하는 동시에, 유르겐 텔러란 흥미로운 아티스트와 사진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픈 제 마음을 이해해주세요. 전시는 이번달 말일까지니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 고고싱! 꼭 도슨트 시간에 맞춰 전시회를 찾으시기를 강력히 추천해드립니다! 그리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조금 더 정돈된, 정갈한, 간결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약속!



'가장 보통의 존재 > 수요일, 우리 처음 만난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You Rock My World!  (15) 2011.08.24
4. shoulder to cry on  (10) 2011.08.17
3. 나의 작은 선생님  (24) 2011.08.03
2. 핑크로봇, 세상을 향해 출동!  (18) 2011.07.27
우리 처음 만난 날  (16) 2011.07.13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9. 08:30
 

 혼자 살아가지 않는 우리에게 관계란 모두의 화두가 될 수밖에 없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가장 좁고 친밀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연애 말입니다.

 

 제가 왜 굳이 연애인지 이유를 말하지 않더라도 우린 이미 연애에 관심이 많죠. 커플도 관심이 많고 솔로도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연애에 관심이 없는 분도 분명 있으실테죠. 연애 강요하는 사회는 폭력이라고 말씀하신다면 어떤 강요도 폭력이므로 동의합니다.) 우리가 연애에 관심을 갖는 이유야 사람 수만큼 다양하면서 또 대동소이하겠지만, 연애의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연애는 즐겁기도 하지만 무척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 관계를 통해 얻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그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저의 이유를 한번 말해 볼께요.

 

 왜 연애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연애예찬자라는 것을 먼저 밝히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연애가 참 좋아요. 왜냐고요? 우선 무엇보다도 연애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서 좋습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은 그 자체로도 무척 행복한 일이니까요. 그 행복은 우리의 자존감을 높여 줄 수 있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 나도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고, 누군가를 사랑하면 사랑을 쏟을 소중한 대상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힘이 되니까요.
 
 게다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다른 누군가도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 주거든요. 그러니까 연애를 통해 사람을 사랑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더 넓은 범위의 타인도 쉽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이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인지 배우게 되기 때문이죠. “연애하더니 사람 됐다!”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것도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더 잘 할 수 있는 법입니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잘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이와 상통하는 말이죠.

 

 그러나 연애의 가장 큰 메리트는 연애가 타인과 깊이 관계하고 자신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많지 않은 기회 중 하나라는 사실 같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성인이 되면 우리 관계는 본질적 자아의 부딪침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자아들끼리의 만남이 주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자아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라기보다 의식적으로 만드는 자아에 가깝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내면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어떤 모습인가 알게 될 일이 잘 없습니다. 그런데 연애를 하게 되면요, 그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드러나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요, 보통 무척 싫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왜냐면 서로 달라서요. 나는 이렇게 하고 싶고 너는 저렇게 하고 싶은데 안 맞아서 짜증이 막 납니다. 게다가 부딪칠 일 없었던 탓에 '난 이 모습으로 아무 문제 없이 살아왔는데, 그러니 난 매끈매끈한데, 너는 왜 그렇게 울퉁불퉁하니'라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사실은 너도 나도 울퉁불퉁할 텐데요. 보통 사회적 관계에서 이렇게 짜증나면, 그냥 진심으로 상대 안하고 무시해버리거나 용건이 끝나면 그때부터 안보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이 연애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관계인거죠. 이 사람이 좋으니까, 무시하거나 안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때부터 엄청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하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싫어도 그 사람과 맞을 수 있도록 나를 바꿔보려는(혹은 타인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 이 지점 저는 좋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린 울퉁불퉁한 본질적 자아를 다듬어 나갈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건 너무 힘든 작업이라서 다른 관계에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연애는 그 사람이 무척 좋아서, 계속 함께 하고 싶은 관계이죠. 그건 무척 행복한 경험이기 때문에 그 행복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 이 힘든 작업을 가능하게 해 주더라는 말입니다.
 
 만약 거슬릴 것 없이 잘 맞는다면 그런 노력이 덜 필요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아무리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도 다른 점은 있기 마련이거든요. 게다가 그 사람을 좋아할수록 기대치가 커져서 조금만 달라도 무척 거슬릴 수도 있고요.  결국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력이 더해질수록 깊어질 수 있고요.
그리고 이 지점은 관계에 대한 노력을 연습수 있는 장이 됩니다그러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지요.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때로 무언가를 더 다듬어야하는 게 아닌데도 서로 맞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물론 처음에는 대체로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서로 의도치 않게 상처 입혀서 결국 이별에 이르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 지점이 좋습니다. 거기서 또 얻는 게 있거든요. 이별이 주는 고통은 엄청난 반성의 계기가 되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발전시키려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데미안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알을 깨야 한다고요. 결국 그 아픔을 통해 '성장'하게 되는 거겠지요.

 

 그래서 저는 연애의 목적 중 하나는 본질적 자아의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그 과정에서 인간적 한계와 미숙함으로 많은 좌절과 생채기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걸 치유해 가면서 우리는 더 성숙해 갑니다. 궁극적으로 연애를 통해 우리는 행복하면서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연애가 무척 좋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연애를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요.

  그래요, 지금까지 연애의 매우 이상적인 그림을 그렸다는 것 인정할께요. 그렇지만 언제나 인간은 '이상'을 '지향'하는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입니다. 삶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고요. 그러니까 시행착오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닐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하는 연애인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깨지는 지점. 말해놓고 보니 이별이 좋다는 건가요 , 이래서는 곤란한데 ㅎㅎ 연애 에세이가 첫 장부터 산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연애, 좋아하시나요?

여러분 연애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가장 보통의 존재 > 화요일, 나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판단하면 사랑할 수 없다  (9) 2011.08.16
#4. 과거의 사랑  (10) 2011.08.09
#3. 당신이 바라는 연애의 그림  (11) 2011.08.02
#2. 레벨 업  (10) 2011.07.26
나영이  (8) 2011.07.12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8. 08:30

저는 음악 들을 때 알송을 주로 이용하는 편인데요, 제일 좋은 점은 가사창이 배경화면에 뜬다는 것. 좋아하는 음악들은 가사도 알고 싶어지니까 들을 때마다 띄워놓곤 해요

좋아하는 음악들을 골라 넣어놓고 랜덤 플레이를 설정해 놓는데,
가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아 이 다음엔 이 노래가 듣고 싶어! 좋아 이 분위기 이어서! 하는 분위기에서 다른 노래가 나온다던가. 인생은 쉽지 않죠. 그런데 가끔은 그 다른 노래가 엇 이 노래도 괜찮은데? 해서 계속 씬나게 듣게 될 때가 있어요.

그렇게 해서 지금 듣고 있는 노래가 Rihanna Shut up and Drive입니다.


 

 

이 노래는 예전 밴쿠버에서 어학연수를 가 있던 시절에 자주 들었던 노래에요. 그 당시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올라와 있어서 자주 듣던 라디오에서도 매번 나왔었구요. 아마 밴쿠버 시절 들었던 음악들도 조만간 포스팅 할 것 같아요.


밴쿠버는 여름이 제일 좋은 날씨로 화창하다 라는 말이 어울리는 날씨에요. 구름이 그림처럼 떠 있고 하늘 색깔도 뭔가 서울보다 맑고 깨끗한 연한 하늘색이고,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친구들과 자주 이곳 저곳 놀러다니고 숙제는 밀려만 가고 젊음을 즐겨 공부 따위 알게 뭐야  어머니 미안해요 아버지 용서해요 의 무한 반복ㅋㅋㅋㅋ 

6월 부터 여름은 시작되고 맑은 하늘 화창한 여름 날 리한나의 Shut up and Drive를 들으면서 와 정말 드라이브 하고 싶다! 와 신난다! 라며 열심히 걸었어요.ㅋㅋㅋ 잠시 걷고 있는 게 슬프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굳이 차를 타지 않아도 여유가 느껴지는 거리, 여름 햇살, 시원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 선글라스, 그리고 Shut up and Drive 노래를 들으면 마음을 무겁게 누르던 에세이와 계좌 문제는 사라지고ㅋㅋ 
 

리한나는 정말 생기 넘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  요즘에는 점점 창법도 조금씩 바뀌고 목소리도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   노래를 들으면 내가 정말 미국인 티네이저가 된 기분. 실제로 리한나는 88년생이니까 Shut up and Drive를 불렀을 때 당시 십대 소녀 이기도 했구요. 가사도 그렇고 10대를 타겟팅한 노래라서 그런지 뭔가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건강하게 태닝한 피부에 짧은 바지에 링귀걸이를 하고 민소매 티를 입고 친구들과 함께 해변가를 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ㅋㅋㅋ 아니 그냥 한강이라도 좋으니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씬나는 노래를 틀어놓고 드라이브 하고 싶어요.

그런데 중요한 건 제가 아직 면허가 없다는 사실... 그래서 노래 맨처음에 I’ve been looking for a driver who’s qualified 대단히 공감했어요ㅋㅋㅋㅋ 친구가 면허 땄다고 하면 매우 기쁘구요... 친구가 면허 딴다고 하면 열심히 응원하구요..... 친구야 내가 커피사고 밥 살 테니까 나좀 태워줘 Shut up and Drive 라고 무례하게 말하지는 않겠어 그냥 우리 근심 걱정 날려버리고 리한나 노래 들으면서 달리자아아아아



그래서 저의 계획은 서른 살 이전까지 친구들에게 면허를 따게 하고 여름에 바다에 가자 해서 드라이브 하는 겁니다.  하지만 다들 바쁘게 살다 보니 휴가 기간 맞추기도 쉽지 않고... 내가 공항에 있으면 너는 회사에 있고 내가 회사에 있으면 너는 바다에 있고….. 이유를 알 수 없이 몰려오는 거리감ㅠㅠ 왜 우리는 나이를 먹어도 성인이라고 불리워져도 이렇게 부자유 스러운 것인가 책임감과 의무감은 늘어나고 자유는 점점 사라지는 이 알 수 없는 불균형ㅠㅠ 여러분 주말을 즐기고 있나요 드라이브는 하고 계신거죠 우리 회사 업무와 사회생활에 휘말려 자신을 잃지 말아요... 


얘기가 잠시 삼천포로 갔습니다만
결론은 Shut up and Drive를 들으면 드라이브 하고 싶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조만간 친구가 면허를 딸 듯 한데.... 음 
열씸히 돈 벌고 열씸히 일해서 휴가기간 맞춰가지고 드라이브 가자고 해야겠어요. 
맛있는 것 잔뜩 사고 신나는 노래 듣고 바다를 보며 달리고... 생각만 해도 기쁘네요.
내일 회사 가기 전에 친구한테 문자 해야겠어요ㅋㅋ 잘 지냈니...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7. 08:30


안녕하세요 :) 뭐든 닥쳐야 하는 여자 '이든'입니다.
우리 처음 만난 사이잖아요. 우선 이름과 글의 컨셉, 주제부터 소개 드리고 싶어요. 
(이름과 나이, 연락처와 애인유무도 알려드릴까요............처음부터 무리수)

'이든'은 제 이름에서 따온 닉네임이예요. 이름 중에 인 자가 들어가요. (인인 사람인 아니.. 어질인)
옛 말로 '이든''어질다' 라는 뜻을 가졌다네요. :) 
그보단, '밥이든 술이든, 오늘이든 내일이든, 낮이든 밤이든' 다 좋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아서 택했어요.ㅋㅋㅋ 

사실 사과모히토양으로부터 <여러분>의 필진 제안을 받았을 때, 생각없이  O.K.를 외쳤지만 (언제나 생각없이)
함께 할 다른 분들의 이름을 듣고 '난 망했다' 고 생각했어요. 
한 분도 빼놓지 않고 다들 명석하고 감수성 깊고 나글좀써 포스가 좔좔 흐르는 분들이셨으니까요. 
전 다른 필친분들처럼 문학, 영화, 음악 등에 특유의 감성이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저 남들 즐길만큼만 즐기고 아는만큼만 알아요.
생각없이 음악 듣고 생각없이 영화 보고 생각없이 책을 읽어요. (내가 제일 잘 나가♪)
그래서 저는 제일 늦게 올리고, 가장 가볍게 쓰고, 뭐든 없어보일 작이예요.
일요일 코너의 컨셉은 '없는 게 메리트'입니다.

늦게 올리는 것과 없어보이는 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니 걱정 없구요,
가볍게 쓰고 싶은 이유는 <여러분>에서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 주제'와 관련이 있어요.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란 '우리 시대 희망 찾기'관한 이야기예요.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가는 시민단체와 그들의 삶, 하는 일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아아! (벌써부터) 무거워!!!
 
시민단체 일이라고 해서 마냥 투쟁!!! 단결!!! 쟁취!!!! 만 있는 것은 아니예요. (그런건 나도 무서워!!)
세상을 바꾸는 데 꼭 시위와 데모가 전부는 아니니까요. (물론 그것이 '꼭' 필요할 때도 있어요!! 특히나 요.즘.같.은. 때엔)

문화와 놀이를 통해서 누구나 가볍게 재미있게 참여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요.
지금 여기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즐겁고 재미있게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것,
때로는 그것이 만들어내는 힘이 더 크기도 하지요. ^^

집안 청소하고 나온 안쓰는 물건 기부하고 나누기(아름다운 가게), 내가 뜬 털실 모자로 아프리카 신생아 살리기(세이브더칠드런),
이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홍대 퓨전 요리 음식점(오요리), 현지인과 친구가 되고 내가 성장하는 여행하기(공정여행) 등~
평생 재밌는 것만 하고 살기에도 모자를 만큼 다양하지요!! 지루할 새가 없어!!! 그래서 내가 백수인가봐!!!!!

제가 만났던, 혹은 여러분이 만나고 싶은 분들의 삶을 들려드리고,
제가 함께 했던, 혹은 함께 하고 싶은 재미난 것, 신명나는 것, 훈훈한 것을 나누고 싶어요.

주제가 주제인만큼 어쩔 수 없는 무거움이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만큼은 가볍고 즐겁게 보고 웃으실 수 있도록 풀어갈거예요.
다만 가볍게 읽고 무겁게 생각해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소개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쌓여 있어 벌써 기대됩니다!
빨리 빨리 일요일!
(...이래놓고 또 늦게 올려) 





* 축하인사는
   저와 가장 오래된 친구 (연애사를 공유하는 서로의 모든 추함을 다 본 친구) 은진과 
   철수세미 운명처럼 평생 얽힐 친구 (좋지는 않아뵈...) 수경과
   희망제작소(민간싱크탱크NGO)에서의 인연을 계기로 언니네(여성주의NGO)라는 신세계로 저를 인도해준 보리님이 해주셨어요. 
   
  다들 (욕안해줘서) 너무 고맙...











** 참. 일요일 코너의 제목이 무슨 노래인지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 거예요.
    좋아하는 많은 노래 중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제 마음을 불러주는 노래 골랐어요.

    이제는 유명한 대안학교, 간디학교 아시죠? 
   간디학교 교가이자, 교장 양희창 선생님이 쓰신 곡이예요.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그 노랫말에 감동받아서 밤새 몇번이고 돌려 들었던 기억이 나요.
    왠지 노래 하나가 나를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동안의 알 수 없던 허전함을 메꿔주고, 
    넌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야 라고 등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었지요. 그 길은 뚜렷이 보이지 않지만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건지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이 노래를 게시판 제목으로 지은 건 그 이유에서예요. 
    <여러분>에 놀러오신 여러분께서, <여러분>을 통해 꿈을 꾸셨으면 좋겠어요. 
    꿈을 꾸면, 내가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살아가며 내가 해야할 일이 눈 앞에 보이거든요. 
    그 것이 어떤 것이든, 각자만의 아름다운 꿈을 꾸고 그 꿈이 희망을 만들어 냈음 좋겠어요.

  



꿈꾸지 않으면

양희창 글, 장혜선 작곡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살아가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 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6. 08:30


안녕하세요, 토요일 '길에서 만나다' 헬로제인입니다!

감수성을 가득 채워줄 수 있는 블로그를 갖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바래오고 있던 차였습니다.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진심을 전하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오기만 하다가, 이렇게 다양한 빛깔을 지닌 분들과 '여러분'을 운영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길에서 만나다'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토이의 곡입니다. 한참 팝송과 가요만 편식하던 스무살 시절, '가사가 없이도 이렇게 노래가 예쁠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해준 첫 곡이에요. 고민이 있어서 깊은 생각이 필요하거나,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 늘 찾게 되는 곡입니다.저에게 생각이 필요할 때, '길에서 만나다'를 듣는 것처럼, 블로그의 이 코너를 통해 저의 생각을 여러분께도 전해드리고 싶네요.

제 코너는 주로 책 리뷰나, 단어 하나를 중심으로 한 테마 에세이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제가 길바닥(!)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우리 귀여운 까만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려드리려고 해요. (아래는 먼저 살짝 소개해드리는 까만 애들 사진입니다 하핫)

여러분, 우리 함께 나누게 될 이야기들이 너무나 기대되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4. 08:30


안녕하세요? 목요일 코너 '영원의 단면'을 맡게 된 '감귤양'이라고 합니다 :) 으헤헤헤

일주일 중에 목요일 쯤 되면, 쌓여있던 피로가 와르르 몰려오지는 않으세요?
빨리 주말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 밖에 안 나신다구요? 
그럴 때면 시간이 느리게 흘러서 초/분 단위로 만져 질 지경이라구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께 목요일의 즐거움을 드리려고 왔습니다~ 비록 짧은 글 뿐이지만요!


저는 앞으로 영화나 드라마 같은 극 장르의 줄거리와 감상을 전해드릴건데요!
코너 제목이 '영원의 단면'인 이유를 대략 말씀드릴까 해요~

영화나 드라마는 누군가의 일생 중 어떤 부분이겠지요. 
그 삶의 어느 시간, 어느 날에 대한 제 나름의 느낌을 전하고 싶어서,
그 영원의 단면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지은 제목이랍니다!
어떤가요? 수긍할만한 이야기였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아쉽게도 수제 추천사를 당장 준비하지 못 했어요! 갑자기 회사를 그만뒀더니,
또 갑자기 회사를 다니게 되어서 정말 정신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
그치만 우리 아직 만날 날이 많으니까요! 차근차근 스캔해서 올리도록 할께요!

여러분, 이제 자주 편하게 만나요~



 

'영원의 단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촌방향, 2011  (2) 2011.10.11
여고 괴담 두 번째 이야기: 메멘토 모리  (4) 2011.08.06
모비딕  (7) 2011.07.21
Posted by 감귤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