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요일 코너 그림으로 가는 사람들의 H 입니다.
지난 주 월요일에는 갑작스럽게 코너를 쉬게 되었지요- 예고 없이 쉬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주말에 홍콩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지난 주 팀원이 자리를 비우면서 회사 업무가 급작스럽게 많아진 데다가, 여행 준비도 틈틈이 하느라 미처 쉰다는 이야기를 미리 못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음, 주말에 다녀온 홍콩 이야기 를 조금 해보자면요, 이번 여행에서 친구도 오랫만에 만나고 처음으로 홍콩- 중국은 아니지만 -에 방문하게 되어 일본과는 또 다른 아시아를 만나고 왔어요. 호텔 앞에 있는 거리 시장도 보고, 한적한 거리에 사람들이 느긋하게 걸어다니는 모습을 본다 거나. 굵은 획의 한자 서체가 당연하게 간판에서 보이고 밀크티는 정말 진하고. 아파트의 색깔도 파스텔 톤의 주황색,노란색,녹색인데 오래 되서인지 군데 군데 색깔이 벗겨진 곳이 많고. 장국영이나 장만옥, 화양연화, 2046 같은 중국 영화가 얼핏 떠올랐어요. 다음에는 상하이나 북경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중국차 사다놓고 아직 안먹었네....ㅋㅋㅋㅋㅋ 이래서 기념품은 사오면 안되요. 그냥 현지에서 다 먹어야 함....
그럼 다시 본론인 음악 이야기로 돌아가서,
오늘은 제가 요즘 빠져 있는 뮤직비디오로 시작하고 싶어요.
레이디 가가의 you and i 입니다.
처음에 노래만 들었을 때는 좋은 지 잘 몰랐었어요. 이번 born this way 앨범이 나오기 전 부터 레이디 가가가 you and i 를 라이브 콘서트나 쇼프로그램에서 많이 불렀었는데도 그때 까지는 그저 담담 했거든요. 뭔가 신곡인 것 같고 밀고 있는 것 같은데 별로 관심이 안가예 ..
그런데 지금은 계속 계속 리플레이. 무한 반복입니다. 뮤직비디오를 잘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맨 처음에 나오는 검은색 물고기 비늘같은 모자와 어안같은 큰 선글라스도 좋고요. 박자가 제법 느린 노래 인데도 춤은 빠르고 박력있는 템포로 진행 되어서 보면서 늘어지지가 않고, 남자로 분장한 레이디 가가와 긴 생머리의 순수한 가가의 대비도 좋았어요. 여기서 저는 다시 한번 아니마 아니무스를 떠올리고 ㅋㅋㅋㅋㅋㅋㅋ 전공병ㅋㅋㅋㅋㅋㅋ 그래 역시 사람 안에는 다 여성성 남성성이 있는거야 남성 호르몬 여성 호르몬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자아라는 게 있다면 사람 안에는 여성성 남성성 두개 다 있디..... 그러니까 남자가 여자답게 굴거나 여자가 남자답게 굴어도 놀라지 말아요 해치지 않아요....
솔직히 레이디 가가는 맨 처음 1집 the fame에서는 노래만 좋았고 뮤비는 그냥 그랬어요. 그러다가 the fame monster의 bad romance, telephone에서는 레이디 가가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좋았구요. 그리고 Born this way 뮤비가 나왔을 때.....
저는 구글링을 시작했씁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유니콘과 해골, 스타워즈와 같이 외계인 지구 침공 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8,90년대의 필름 화질, 초반부에 2-3분 정도 되는 프롤로그,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한 상징과 암시를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 뮤직 비디오 -
모든 것을 일정 컨셉이나 상업적인 목표를 가장한 전략으로 설명하면서 레이디 가가의 창의성을 결국 돌고 도는 트렌드를 잘 이용한 카피 뮤지션의 일면으로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레이디 가가는 확실히 똑똑한 것 같습니다. 상업적인 목적이 깔려 있다는 비판에 관해서는 요즘 시대에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음악 산업이 어디에 있나 싶기도 하구요. 레이디 가가가 자신은 천재이고, 자신의 노래나 패션 스타일 등을 누구의 모방 없이 창조 해냈다 말하는 식의 발언은 회자 되기 위한 자기PR용 멘트 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보다 대중 가수, 뮤지션으로서 소위 성공하기 위한 요소인 사람들이 마음 깊이 원하고 있고 갈망하고 있는 메세지, 그 대상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감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사실 내 자신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바로 그 일그러진 부분, 숨기고 싶었던 내면의 어둡고 특이한 부분(개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freak, weird 라는 말을 당당하게 외침으로써 대리만족의 대상을 자처하는 모습이 인기의 비결 중 하나 인 것 같아요. 소외된 계층 LGBT를 옹호 한다거나, 누구 보다 너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거나,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 약한 자아의 모습을 소재로 삼는 다거나, 나약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 열등감을 monster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born this way 뮤직비디오에서는 mother monster로서 모든 성별과 차이를 초월 하는 하나의 신인류를 만들어내는 부분 등 이야기 하자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현대 시대에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원하는 정보는 언제든 얻을 수 있고 사람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지고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지만 마음은 허하고, 소통을 원하고, 친구의 수나 남자친구의 유무와 상관없이 외롭고, 그것을 외면하려고 노력하고, 부모와 사회로부터 요구 받는 것이 많아 지다보니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표출하는 것에 서툴거나 자신의 모습이 사회적 책임이나 타인의 색깔에 눌려서 희미해지는 경우 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메세지, 대신 들려줬으면 하는 말을 듣기 쉬운 노래로 풀어내는 것. 거기에 자신만의 비주얼적 센스와 패션 감각 까지 더하고.
그래서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 레이디 가가는 장기하와 비슷한 종류의 뮤지션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어떤 것에 타겟을 해야 하는지 알고, 그것을 자신의 색깔로 표출하되 능숙하고 요령있게 조절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외적으로 보이는 스타일 부분에서도 자신의 음악과 개성에 걸맞는 컨셉을 잡아서 꾸밀 줄 도 알고. 게다가 레이디 가가는 SNS도 잘 이용하고 있기로 유명하죠. 트위터에서는 팬들의 말에 답변도 자주 달아주고, 직접 관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페이스북도 꾸준히 그때 그때 마다 영상 사진이 올라오구요. 데뷔 후 자리를 잡아 가면서는 앤디 워홀의 팩토리를 본딴 평균 나이 26세 이하의 Haus of gaga를 직접 창립해서, 의상 연출 댄서팀 등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2011년 1월에는 미국 어느 대학에서 레이디 가가와 명성의 사회학 이라는 강의가 개설 되었다고도 합니다. 기업이 본받아야 할 SNS의 스타라고도 하구요.
은근히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이런 저런 악평도 많지만 야 이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이라우 이게 말이 쉽지 아무나 하는게 아님둥..
그 다음에 나온 Judas 뮤직 비디오 역시 좋았어요. 총에서 루즈가 나오는 부분은 조금 아니라고 생각했지만요ㅋㅋㅋㅋ
언제나 그랬지만 춤도 노래랑 잘 어울리고, 유다와 예수를 오토바이 락커 스타일에 응용하다니 노래도 좋았는데 뮤직 비디오도 좋아서 저는 그야말로 폴인러브 ㅠㅠ
그리고 가가는 자신의 신곡을 커버한 사람들 중 괜찮다고 생각하는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직접 올려 놓는데요,
이번 judas 커버 버젼이 리트윗/포스팅되어서 트위터 팔로워와 유투브 구독자가 엄청 늘었다고 기뻐하던 미국 10대 소녀 드류입니다. 노래를 잘하는 것 같아서 부러울 뿐이고예....
born this way 도 커버 했어요. 다른 곡도 해주었음 좋으련만
Poker face, Just dance, Teeth, Telephonem Alejandro 와 같이 레이디 가가의 1,2집의 노래도 좋지만, 저는 이번 born this way 앨범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judas, born this way, the edge of glory, hair, americano 등 일렉 음악 에 다양한 장르를 섞은 음악들로 구성 되어 있어서, 일렉음악이 워낙 잘 질린다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쉽게 물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한번 들어 보세요!
" 나는 의상을 위해 음악을 만든다. 곡을 다 쓴 후 어떤 비디오를 만들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곡을 쓰면서 비주얼 요소를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부르는 노래와 사람에게 보이는 비주얼은 하나의 완성된 세트이며, 의상을 위해 음악을 만든다는 말은 모든 것을 위해 음악을 만든다는 일종의 나만의 은유인 셈이다" - 레이디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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