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8. 08:30



요즘 제가 악기를 하나 배우고 있습니다.

바로, 바이올린
(그래서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베짱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놀고 먹고 바이올린 징가징가 ㅋㅋㅋㅋ)

항상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국민학교 다닐 적엔 피아노를 배웠고 (누구나 거치는 생애첫사교육 피아노&태권도)
대학 땐 동방에서 유유자적 통기타를 튕기는 선배들 모습에 빠져 낙원상가로 직행, 어쿠스틱 기타를 구입했었지요.
물론, 집에 있는 피아노 뚜껑엔 먼지만 그득하고, 기타는 GCA코드만 배우고 그만 두었지만요 ㅋㅋㅋ

하지만 음악 영화나 공연 실황만 보면 다시 음악의 피가 끓어올랐어요.
말할 수 없는 비밀 보면 "나 오늘부터 피아노 다시 한다"
어거스트 러쉬 보면 "나 오늘부터 기타 다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만 할 게 아니라, 쉬는 김에 마음 먹고 악기 하나 마스터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 성미산 학교(성산동 마을 공동체 대안학교입니다.)에 놀러갔다가 포스터 하나가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1달만에 스트링 브라스 마스터하기!>


한달? 한달안에 마스터한다고? +_+

1달만에 스트링 브라스 마스터하기 (이하 "한달이") 단기집중 악기교육 프로그램입니다. :)
주3회 2시간씩 한달간, 악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도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도록 전문가 선생님에게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고,
독주곡 한곡과 합주곡 두곡을 연주하여 발표회를 갖는 것이 이 교육의 목표입니다.
이 포스터 보고 바로 신청!해서 (행동력있는뇨자ㅋ) 여기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




그런데 "왜 학원이 아니라 이 곳을 택했는지" 궁금하시죠? ㅎ

전, 악기 연주는 혼자 하는 것도 좋지만
진정한 묘미는 같은 음악을 동시에 서로 다른 각자의 표현 방법으로 호흡을 맞춰가며 소통하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주 뿐만 아니라 그 마음, 함께 하는 사람도 즐기는 거죠 ㅎ
그래서 여기를 택했어요. "에듀케스트라"의 취지가 딱 저의 취지와 맞았거든요. :)





 
EduOrchestra 가 합쳐진 'EduChestra'(에듀케스트라)는 하자센터에서 육성하는 사회적기업이예요.
내면에 담고 있는 소리를 무대 위로 끌어낼 수 있도록 창의적 오케스트라 교육을 하는 비영리민간단체이지요.

내면의 소리를 악기를 통해 발산할 수 있도록 하고, 그를 통해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꾀하고,
사회성을 개발하는 놀이교육의 장을 마련하려 하는 곳입니다. 또한 다양한 음악적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서 
관현악기가 배우기 어렵고 가까이 하기에 먼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충분히 즐기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합니다. ^^






그럼~ 어떻게 배우는 지 한번 구경해보실래요? ^^
스트링(현악단)은 매주 화,목,토 / 브라스(관악단)은 매주 월,수,금 모이는데요,
하루 2시간씩 수업이 진행된답니다.

2시간 내내 악기 수업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예요.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이 모이면, 매일 "대가들의 연주 동영상"을 함께 시청합니다.
우리가 어디가서 클래식 음악을 듣겠어요? ㅋㅋㅋ
(특히 저는 클래식 감상이라고는 수업시간 종이나 차 후진하는 소리 따라라라~ ㅋㅋㅋ)


 



이 시간은 클래식 음악을 가볍게 듣고 친숙해지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
처음엔 잠이 솔솔 왔는데 =_= 매일 한 곡씩 듣다보니 그 선율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도 있고,
기분이 안 좋은 어떤 날은 바이올린과 첼로의 멋진 연주가 마음을 위로해줄 때도 있더라구요. 
  
저 연주가가 누구고 악장 이름은 뭐고 그런 건 하나도 몰라요.
하지만 음악을 즐길 줄 알게 됬어요.
"예 음악은 나의 힘 푸쳐핸섭" 을 외치는 사람들의 마음, 공감이 가더라구요.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구나.' 라고. ^^
<한달이>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성과.. ^^

대가들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첼로 선율을 감상하고 나서~
이제 징가징가 찍찍찍 소리를 들을 차례가 옵니다. 우리들의 연습시간! ㅋㅋㅋ

 



첫 시간엔 활잡는 법부터 시작했어요. 어릴 때 바이올린을 잠깐 배웠었는데,
그때는 손 위치하며 서는 자세하며 자세를 꼭 따라야하는 게 불편했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ㅋㅋ

하지만 이곳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정석 자세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연주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첫 시간의 그 말씀이 와닿았아요. 연주를 즐겨보자는... ^^
마지막 사진 분이 저희 바이올린 샘이십니다~^^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은 바이올린반 10명, 첼로 4명인데요,
정~말 다양한 친구들이 모여있어요.
5살 꼬맹이 아가씨부터 30대 멋진 언니까지!
아빠가 시켜서 온(ㅋㅋ) 중학생 친구, 대학 동아리에서 조금 배웠지만 더 잘하고 싶어서 온 물리학과 친구,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온 바이올린 완전초보 공대남, 귀농해서 3천평 농사를 짓는다는 젊은 농사꾼 언니!,
첼로를 10년하고 모든 악기를 섭렵하고 싶어서 온 북경유학생 친구, 음대 졸업하고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온 전공자친구,
저 같은 그저 나부랭이까지 ㅋㅋㅋ 정말 다양하죠? 
다양한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같은 소리를 내는다는 것도 참 아름답습니다. ^^
  


 

 

접니다 ㅋㅋㅋ
이 장면은... 연주회에서 연주할 개인곡을 정하는 날이었는데요,
저는 여인의 향기 ost인 por una cabeza 라는 탱고를 연주하고 싶었어요.
유명한 곡이죠. 딴딴딴딴! 다다다다다~ 이 곡은 저의 로망!!!! >_<

" 저, 이 곡 하겠습니다. " 하고 악보를 가져왔는데,
선생님께서 탱고를 현란하게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고 
" 아~~.... 이건 안되겠네요ㅋㅋㅋㅋㅋㅋ " 라는 저와, 그 말에 웃으시는 선생님 모습이예요.  

완전 어려워ㅠㅠㅋㅋㅋㅋㅋㅋ
탱고야 미안 너는 언니가 담에 더 잘하면 연주해줄께 ㅠㅠㅋㅋㅋㅋ 



  

첼로 하는 친구들입니다. 첼로반은 4명, 비올라반은 1명이예요.
첼로 소리 정말 멋집니다!
낮고 웅장한 소리가 곡선의 우아함을 만들어내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너그러운 미중년의 느낌이랄까 ^^ (읭?ㅋㅋㅋ)





보이시나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모였습니다~^^
이번 주가 3주차인데요, 3주차부터는 다같이 모여서 합주 연습을 하고 있어요. 

비록 소리는 징가징가이지만 
각기 다른 음역대의 소리가 조화를 이룰 때 이로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워요! 정말정말! 

합주 연습을 할 때마다
내가 마치 오케스트라 단원이 된 듯한 짜릿한 그 기분!
오홍홍홍홍 연주회가 기대됩니다!! (너만 잘하면 돼 이든! ㅋㅋㅋㅋ)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고 나면 끝이 나느냐!
그것이 또 아닙니다.
남은 순서가 있어요. 중요한 시간!
서로의 삶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



연습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부족해요.
같은 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고 또 어떤 꿈을 꾸는지...
하루에 한 명씩 서로의 삶을 나누고 있답니다. ^^
가장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 마음에 드는 시간이예요.




베짱이의 징가징가~ 연주회는 8/13 토요일(밑줄 쫙쫙)입니다. 벌써 일주일 앞으로 확 다가왔어요!

제게 그동안의 한 달은 바이올린을 배운다기 보단 음악과 가까워진 시간 같아요. ^^ 
악기를 통해 소리를 내는 법보다, 그 소리를 마음에 들여오는 방법을 익혔어요.

여러분도 피아노 건반을 다시 만져보셔도 좋고, 기타를 연주해봐도 좋고,
아님 거창한 악기가 아니어도 좋으니 리코더를 불어봐도 좋고,
장농에 멜로디언이 아직 있다면 꺼내보셔서 불어봐도 좋고 (로맨틱하덥디다^^)
삶이 힘들고 일상에 치이실 때, 악기 하나와 친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 
  




* 모든 사진의 출처는 http://cafe.naver.com/1monthbras 이며,
  저작권은 '에듀케스트라' 에게 있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31. 23:11

지저스. 오늘이 일요일인 걸 잊었어요..

실은 그제도 외박 어제도 외박 오늘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집에 기어들어왔어요..

사과모히또님과 모히또의 귀여운 낭군 쏭쏭님과 지산락페스티벌에 가서 23일 나를 놓았더니, 정신까지 놓았나 봐요. ㅋㅋ
이 글을 올리는 지금도 집이 아닙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시골에 제사 지내러 내려가는 길이거든요.

 

저희 집은 제사가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있어요. 증조부모에 고조부모에, 또 옛날에는 왜 할아버님들이 할머님을 한분도 모자라 여럿이나 들이셨는지... 제사 지내러 가는 것도 일입니다. 하지만 매번 가야해요. 큰 아들(고조부)의 큰 아들(증조부)의 큰 아들(조부)의 큰 아들(아부지)의 큰 딸이 잇츠미. 내려가서 어른들 뫼시고 상 차리고 상 치우고 상 차리고 상 치우다가 허리 부러질 즈음 올라와요. 그치만 이렇게 고생하면 뭐합니까. 결혼해서 시집가는 순~~ 제명이 될 것을! 뼈 빠지게 상 차린 이 집에서 제명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는 결혼을 안 하려 해요. ㅋㅋ

(, 알아요. 결혼 안한다고 선언하는 순간~ 또 제명이 되겠지요. 결혼을 해도, 안 해도 제명이 되는 딸의 숙명ㅋㅋ)

   


지난주 제가 올린 따분했던 글 기억나시나요
? (안 나시면 복습 -> 비혼PT나이트 1, 2편 )

저처럼 해도 안 해도 제명될 바에는 결혼 따위 안하겠다! 하는 멋진 비혼 여성들이 모여 만든 자리
<비혼PT나이트>를 소개해드린다고 약속했었지요. ㅎㅎ

 
 

78일 금요일 저녁, 홍대 비보이 극장이 200여명의 여자들로 꽉 찼습니다.
그냥 여자들이 아니에요. B-boy 극장에 모인 B(비혼)-girl ! :)

 


(조기 살짝 저도 보입니다. 이번에 기획단으로 참여했었어요. ㅎㅎ)



극장에 불이 꺼지고 사회자도 없이 시작을 알리는 화면과 함께, 난데없이 관객을 찾는 PT가 떴습니다.

잠시 일어나달라 하는 말에 관객 분은 영문도 모른 채 일어났어요. 읭? 나 왜 찾음?



 
알고 보니, <가장 먼저 신청해주신 분> <가장 먼저 행사장에 도착하신 분> <신청서에 가장 긴 의견을 써주신 분> 이네요. ㅋㅋ
언니네트워크 다운 참신&발랄한 오프닝이었어요. ㅋㅋ

 



 



<비혼PT나이트>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15명 스피커의 화려한 소개로 막을 올립니다. ^^

발표했던 모든 내용 다 전해드리고 싶지만 지면상(?)의 이유로,
재미있던 장면들과 의미 있던 내용들 위주로 소개 해 드릴께요.

 


첫 번째 발표자는
비혼을 처음 알게 된 나의 스토리를 재미나게 발표해준 지니님이었어요.
빵 터진 이 장면, "왜 누가 나에게 말해주지 않은거야? 비혼을 몰랐다면 이번 생은 망할뻔했잖아! ㅠㅠ"

 

 

 

교실에 걸린 교훈 '공부를 열심히 하면 남편 직업이 달라진다.'
난 나중에 결혼 안 할거야 내 진지한 고백을 우쭈쭈쭈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시선.

청소년인권활동가 엠건님의 청소녀기에 겪는 비혼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비혼에 관한 청소년 청소녀의 시선을 보여준 색다른 발표였어요.


(
제 막내 동생이 중1인데, 얘도 커서 결혼 안한다고 하면 어쩌죠? 엉엉ㅋㅋㅋ)

  


 

이 분은 “70대에도 결혼하지 않고 살고 계신 이모님 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_+


시집 보내지지 않기 위해열아홉살에 집을 뛰쳐나와 이런 저런 일을 하며 자수성가 하고, 지금은 결혼하지 않거나 혼자 살고 계신 할머님들과 같이 여행도 다니고 취미 생활도 하시며 당당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계신답니다.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지금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의미 있는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중요한 건 돈과 친구!!!!
(난 돈은 없지만 친구는 많다!!! = 돈 꿀 친구는 많다...?)

 



터졌던 발표는 국보비혼당 대표 김비혼씨의 발표였습니다.

답답한 이 나라 정치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자 ㅋㅋㅋ 2012년 대선 출마표를 던지는
국보비혼당의 대표 기호
13번 김비혼씨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ㅋㅋㅋ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꿈은 내집장만이잖아요. 근데 그거 아세요? 주택 자금 대출을 받으려면 여성은 35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거. 아니, 여자는 뭐 35세 이상만 집이 필요하나요?! 35세가 안 되는 여성이 대출을 받으려면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답니다. 결혼했던가, 결혼할 예정이라는 증명을 하던가. (남편 될 사람의 신분증 사본과 청첩장 사본, 결혼식장 계약 증명서가 필요하다네요 헐퀴)


그러한 제도적 사회적 차별을 없앤다는 국보비혼 김비혼의 야심찬 대선 공약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 ㅋㅋ 정말 나오기만 한다면 있는 표 없는 표 다 내어 뽑아주고 싶었어요. ㅋㅋㅋ

 
재밌는 사실 하나. 지난 대선 때 각 대선 후보들에게 여성 정책과 비혼 정책 관련 질의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 모든 후보와 정당으로부터 답변이 돌아왔으나, 유일하게 씹은후보는 2MB였다네요. 심지어 허경영도 답변을 보내왔다는데. ‘비혼 남녀에게 200만원씩 지급하리라!’ 라고. (이럴 바에 차라리 돈이라도 받을걸)

   



 (좌) 1990년 121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한국여성한마음회 창립총회  (우) 창립자 김애순 여사님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적이었던 발표는 몽님과 밈님의
<20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 였어요.


기획단이 행사 준비를 위해
비혼에 관한 자료들을 찾던 때에, 우연히 1990년에 (무려 20년 전!) 한국 최초의 독신 여성 단체 <한국여성한마음회> 라는 단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저기 수소문 끝에 당시 한마음회를 만들었던 김애순 여사님을 찾게 되었고, 직접 만나게 되는 행운까지 얻었어요.

여자가 결혼하는 것이 (지금보다 더) 당연한 시대, 여성이 남성과의 결혼을 통해서만 사회적 자원을 갖거나 특정한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허용되는 조건 위에서 '자신다운 삶', '자신에게 가치 있는 삶'을 계속 고민하고 지속시켜 나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예요. 그래서, "특히 결혼 적령기를 넘겨버린 여성의 경우 집에서 시집가라는 부모의 독촉에 시달리는 데다 한 해가 저물 때면 더욱 불안해지는 게 보통인데 다른 독신여성들을 보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도 있다" 는 취지에서 창립한 <한국여성한마음회>.


<
한국여성한마음회>는 결혼 안한 여성, 독신여성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스스로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모여 토론하고 교양 강좌도 열고 여행도 가는 모임이었대요. 92명이 모여 창립했고, 회원이 400여명이었다네요. 대단대단!


당시 한마음회에는 입회 조건이 있었는데요 고거이 재미있어요
. 고졸 이상 20세 이상의 독신 여성이면 전국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결혼을 하면 회원 자격이 박탈된다!” ㅎㅎ

 

지금은 아쉽게도 남아있지 않지만 <한마음회>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되어주었다는 점이예요. 그 누구라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회의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여전히 결혼이라는 주어진 길을 벗어나 불완전하지만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여성들에게, 같은 길을 걸어갔던 또 다른 여성들의 존재는 큰 힘이 되지요. 이것이 하나의 에피소드가 아니라 역사가 된다는 사실에 <한마음회>가 남긴 발자국은, 단단한 울림과 감동이 되었어요완전 뿌듯.

 

 

 

다음은 가장 기.,,, 발표, "살림의료생협" 주치의 무영님의 발표였슴다.


어떤 사람은 혼자서 나이 들어가는 것이 걱정된다고 합니다
. 저도요, 저도 무지하게 걱정돼요. 요즘 뭐만 하면 쑤시고 힘들고, 아픈 데는 왜이리 많은지.ㅋㅋ 아프면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봐, 혼자서 외롭게 나이들까봐 걱정 들지요. 그런데 여기 걱정하기보다는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살림의료생협. 짜잔.

 

살림의료생협은 서울 은평 지역을 거점으로 둔 의료생활협동조합예요. 의료생협은 지역주민들이 의료인과 함께 각자의 건강, 의료, 생활과 관련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자 의료기관을 포함한 건강관련 시설을 설립, 운영하는 주민자치조직이구요. 지역주민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고, 조합원이 출자금을 모아 의료기관을 설립하고 소유와 운영을 함께하죠. (아 어렵다)

한마디로,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우리 동네 병원, 살림의 힘으로 서로 돌보는 건강 공동체예요.

 

주치의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듣고픈 건강 교육 프로그램을 들을 수도 있고, 6주간 지속적인 주치의 상담과 채식, 운동 등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건강실천단도 운영하고 있어요. 10대 딸과 엄마가 함께 듣는 여성의 몸과 건강, 자존감에 관한 우리 딸 시리즈도 운영하구요~ 주민들이 함께 하는 여러 소모임(댄스, 등산, 통기타)도 있다고 합니다. 완전 든든!

 

혼자서 아프거나 외롭게 나이들어가는 비혼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준 무영님의 발표! 기대할만 했슴다 후후. 슬슬 건강 걱정이 드는 나이나도 살림에 가입해볼까나?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발표는
전주비혼여성공동체 비비입니다.

전주에 가면 비비가 있어요. 비비가 뭐냐구요?

비비는 자신들의 삶을 고민하고 나누고 싶은 3-40대 여성들이 모여 구성한 공동체 비혼들의 비행'입니다.  

 

8년 전 여성단체 활동가, 공무원, 어린이 영어강사, 일반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7명의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다들 대학 졸업 후 열심히 자기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흔히 말하는 결혼적령기를 넘긴 상태였죠. 딱히 결혼에 대해 고민해 볼 틈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부르는 '노처녀' '미혼'이란 말에 갇히기도 싫었던 그들은, 나는 누구인가 그 정체성을 찾는 길을 서로 길동무가 되어 함께 나섰습니다. 늘 겪게 되는 결혼이라는 과제 앞에서 함께 고민할 친구들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처음 시작은 굳이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아니었고, 지금 이 순간을 의미 있게 살겠다는 것,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관심 그 자체였지요. 그러면서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고 나누고 계획해 오고 그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구요! 멋지다+_+

 

5년 전 모임을 만든 분이 전주의 영구 임대 아파트로 이사를 갔는데요, 그 곳으로 한 명 한 명 독립해오면서 위, 아래, 옆에 살게 되고, 넘치는 것은 나누고 모자란 건 채워가며 진한 이웃이 되었다합니다. 함께 모여 여성학 책을 읽고, 여행을 가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강의도 열고요.

 

최근엔 전주 지역에 있는 100명의 비혼 여성을 만나보겠다! 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구요, 남는 방을 이용해 전주 지역 공정 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해볼까 한답니다.

 

"자신이 뭘 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 것 같아요. 결정과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좀 더 명확해지고 깊이가 생겼다고 할까. 자신감이 생겼죠. 내가 나답다는 게 자랑스럽죠."

 

다름을 조율하며, 서로의 꼴을 봐주고 사는 공동체 비비, 참 멋지죠?

 

 




 


 

<비혼PT나이트>

남들 사는 대로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때론 불안하지만

그 불안을 함께 이겨나갈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기 때문에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는 걸 느낀 밤이었어요. 아 지금도 설레여~

 





그 밤의 설렘을 액기스만 쭉쭉 뽑아서 전해드렸습니다. 어떠세요? ㅎㅎ

'네 이야기는 부족해!' 더 많은 이야기를 원하시면 블로그에 놀러가보세요.

15편의 PPT와 동영상 자료가 고대로 올라와있어요. ^_^

비혼PT나이트 공식 블로그 : http://www.b-generation.net






다음 주엔 재기발랄한 "하자센터"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

정신 꽉 붙잡고 늦지 않게 오도록 할께요. :)   





영상 한 편과 함께 저는 뾰로롱~!




 

  * 사진, 영상 출처 http://www.b-generation.net/
 모든 사진, 영상의 저작권은 언니네트워크에 있음을 밝힙니다.  
(사진촬영:언니네트워크 여성주의사진소모임 [어떤사진관] 제이,씬,평화님/ 영상제작:해인)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24. 12:50

(이어서 갈께요)

이를 고민한 여성주의 시민단체 언니네트워크결혼·가족·비혼을 고민하는 현 세대를 비혼 제너레이션(세대)’으로 명명하고, 이러한 비혼 세대가 등장하게 된 맥락과 조건을 이해하고 삶의 모델과 대안을 탐색하고 공유하기 위해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합니다.

개별적으로 흩어져있는, 기존의 결혼제도, 가족제도를 벗어나 다른 형태의 가족 및 비혼을 지향하는 주체들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삶의 모델들을 함께 한 자리에 모여 나눠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행사지요.

다양한 가족,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태도와 노하우, 실천사례,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 개별적인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교류의 장이자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실험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것 이예요.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넘어 이제 하는 고민, 결혼하지 않고 누구와 어떻게 어디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안고 지냈는데, 그 해답(까진 아니더라도 오지선다 보기정도?)를 얻을 수 있는 데가 전혀 없었어요. 누구에게 물어봐도 고민은 다시 고민이 되어 돌아올 뿐이었구요. 결국 탁상수다의 결론은 '나이 들면 내 똥오줌은 누가 받아주나' 로 끝났죠. ㅋㅋㅋ

헌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고, 나 결혼 안 할거야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공공연한자리가 생긴 거죠.

 

게다가 그 형식이 굉장히 흥미로워요. PT발표를 통해 공유하는 일종의 프레젠테이션 대회입니다.

 

15초의 슬라이드를 15장씩. 혹은

20초의 슬라이드를 20장씩. 이라는 룰에 따라 프리젠테이션하는 것이지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한국에서도 몇 차례 열린 <페차쿠차> <이그나이트>와 같은 프리젠테이션 대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한 장당 15초 동안 15(또는 20초씩 20)의 슬라이드를 통해 4~6분 간 발표하도록 하는 규칙이 이예요.

짧지만 울릴 수 있는 발표! 짧은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글을 중심으로 하는 토론회와는 다르게, 몇 개의 사진, 그림, 키워드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가 닿을 수 있는 발표가 될 수 있고요, 관객들의 즉각적인 호응과 지지로 채워지는 공감의 시간을 통해 뜨거운 마음을 공감할 수도 있지요.

 

이들의 삶은 꼭 여러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 하는 언니네트워크 기획단의 추천과
내 삶을 여럿 이들과 나누고 싶다! 는 자발적인 참가 신청으로 선발된 15명의 발표자가 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한번 맛보기만 보시고!
세번째 글에서 행사가 어떻게 진행이 됬는지, 어떤 의미 있는 일들과 기분 좋은 나눔이 있었는지 말씀드릴께요 :)


 지니 
 비혼PT나이트 기획단 

    B다이어리
     비혼이 뭐에요? 이거슨신세계~ 어리버리 비혼입문기


 난새 

    여신들의 섬에서 비혼을 외치다
     하늘보다 눈부시고, 바당보다 강렬하며, 오름보다 위풍당당한 제주 여신들. 
     그녀들의 삶 속에 감춰둔 비혼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


 엠건  소사동 동거녀 3인방 중 유일한 성인이자 바보 1위;

    B(fore), 혼 아무리 생각해도 내겐 '아직'(방년 21세)인 이야기 
     비혼은 커녕, 결혼부터가 남의일 같다. 
     미래로 타임워프할 능력은 없는 고로, 지나온 청소녀기를 곁눈질해봤다. 
     '결혼 밖의 존재들'에게 비혼은 어떤 의미일 수 있을까?


 무영  살림의료생협

    비혼의 존엄한 노후 
     비혼, 어떤 사람은 혼자서 나이들어 가는 것이 걱정된다고 했다. 
     나도 걱정된다. 아프면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봐, 혼자서 외롭게 나이들까봐. 
     그래서 요즘은 걱정하기보다는 준비를 한다. 존엄한 비혼으로서의 노후를 위한 준비!


 

    나의 비혼 이모 이야기
 
     '시집보내지지' 않기 위해 혈아홉살에 집을 뛰쳐나와 70년 인생을 살아온 이모가 전하는 메시지!


 강치  마포주민3년차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 
     4인 정상 가족은 정말 정상일까? 
     평생 돌보고도 정박 돌봄받지 못하는 엄마에게 비혼 큰 딸은 근심일까? 대안(희망)일까?
 

 패션왕을 지향하는 타리

    확장된 비혼의 정치학으로서 파트너쉽 고민하기
     7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가족구성권연구모임을 소개하고 시민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지지하고 
     ‘가족’의 의미를 확장하기위한 ‘파트너쉽등록법’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국보비혼 김비혼

    기호 13번 국보비혼 김비혼 
     아~답답하다. 이 나라 정치! 2012년 대선에는 국보비혼 김비혼, 이사람을 찍어줘~


 과잉행동성활동가 한낱

    나의 똥오줌은 누가 받아줄 것인가? 
     결국, 많은 언니들이, 이 질문 앞에 무너진다. 지극히 물리적인 외로움. 
     내 옆엔 누가 있나. 그리고 무엇이 있을까.


 S자매 몽&밈

    20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 
     이미 20년전 독신여성들로만 구성된 단체가 있었다? 
     비혼의 목소리를 '에피소드'가 아닌 역사로 기억하기 위해,  
     우리보다 한 발자국 먼저 내 딛었던 여성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완

    바당-밭에서 共生
     이농 3년-제주살이 6개월 차. 가난한 히치하이커, 우리 4인 4색 반농반X.
     일단 1년을 살아보기로 했다. 피끓는 나날. 
     2007년 '정착과 유목 사이' 비혼여성생태공동체 모임을 제안했던 나는 진화하고 있나? 
     돌아보고 음미하기엔 너무 이른, 밭을 갈아 씨앗 넣는 시절이다. 
     비혼-퀴어와 농부-잠녀 되기, 이런 조합도 있다.


 푸하  수퍼난동말티 곰곰, 트랜스맹추말티 빵이와 동거중

    우리와 그들에 관한 진실
     많은 비혼인들이 만난 많은 반려동물들. 
     단순히 우리가 서로 외롭기 때문에 만난 것만은 아닌 듯 하다. 
     비슷한 종류의 오해와 편견 속에 있는 우리가 만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건 아닐는지. 
     비혼과 반려동물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관한 이야기.


 전주 비혼여성공동체 비비

    전주에 가면 비혼여성공동체가 있다
 
     다름을 조율하며, 서로의 꼴을 봐주고 사는 공동체 이야기


 33세 노미

    비혼, 건투를 빈다 
     만만치 않은 비혼, 감초같은 개소리 모음 <꼬매고 싶은 입> 을 뛰어넘어 무엇보다 격려가 필요하다. 
     우리 시대 비혼들을 격려하는 HOT&CooL 덕담과 조언들
     <theBword>를 통해 비혼의 영양분을 만들어보려한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24. 12:37

 

안녕하세요 <꿈꾸지 않으면>의 이든입니다!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은 재미난 이 많은데 무엇부터 소개할까 하다가, 가장 따끈따끈하고, 그때그때 제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어요. (지극히 주관적)
 
그래서 오늘 소개해드릴 꿈은 비혼PT나이트입니다. :)
 
 
무슨 말인지 한 단어도 모르겠어.”

네, 저도 그랬어요.ㅎ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먼저 결혼 이야기 잠깐 꺼내 볼께요아니, 정확히 말하면 비혼이야기지요.
결혼에 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생각과 나누어 본 다음, 두번째 글에서 '비혼PT나이트' 행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결혼.

20대 중반 꺾이고 나면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에요.

주변에 하나둘씩 청첩장 보내오는 친구들을 보며 다들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리라 생각해요. (아님 한 백번쯤?ㅋㅋ)

 

여러분은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해보셨어요?’

 

결혼?’ 하면 처음에 나오는 질문, ‘넌 언제 할 거야?’ 라고 묻지 않을래요.

결혼 할 거예요?’ 라고 먼저 묻겠어요. 결혼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요,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주변의 인정과 축복을 받으며 법적, 사회적 안전망 안에서 오순도순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정말 좋지만이렇게 하라고 하면 저렇게 하고 싶은 청개구리 같은 여자라,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크고 원대하고 행복한 꿈을 꿔요. 

 

앗! 그렇다고 해서 저 어딘가 모자라는 애 아니에요. ‘난 엄마아빠랑 살래철없이 어릴 적에만 할 법한 상상을 여지껏 하고 있는 철부지도 아니고, ‘난 결혼 안하고 혼자 살거야라고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살다가 늙어죽는 것에 자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멋진 골드미스가 되어야지라고 티비 보며 헛된 망상만 가진 비현실적인 어린이도 아니에요.

사랑도 할 줄 알고, 2-3명의 진득한 사람을 만나 꽤 오랜 기간 연애도 해봤고, 연인과 사랑 없인 못 사는 연애예찬론자(토끼고양님이 말씀하셨죠)이며, 그렇다고 이 세상 남자 다 만나보겠어라며 마구잡이로 만나는 자유연애주의자도 아니에요 (그럴 능력도 안 됨)

 

부양해야하는 가족이 싫거나 집안 살림하기가 싫은 것도 아니구요. 친구들 사이에서 주부 9이라 불릴 만큼 집안일에 능숙하고 육아, 양육에는 도가 텄어요. 맞벌이 부모님 밑에서 띠동갑 막내 동생을 제 손으로 키웠거든요. 그래서 전 살림과 육아가 제일 자신 있고 재밌어요. 시골이 종가집이라 어르신들 모시는 것도 좋아하고요, 제사상 차리는 일 같은 건 누워서 잠자기예요. 한마디로 준비된 여자.

 

그럼 도대체 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라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결혼하라고 하고, 결혼하고 나면 아이를 낳으라고 합니다. 그것이 정상이라고 말하죠. 결혼은 당위일 뿐 선택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는 식이에요. 놀라운 건 결혼을 이처럼 당연시하면서도, “결혼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그 누구도 명확히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구요.

 

질문은 그곳에서부터 출발했어요. 결혼은 왜 해야 하지? 그래서 결혼하지 않음, 비혼을 선택한다면 이기적인 건가? 결혼하지 않으면 불안할까? 비혼은 정말 저출산의 주범일까? 끊임없이 던져지는 질문에, 답을 찾고 싶었어요

 

결혼을 택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이유의 근본은 결혼은 당위가 아닌 선택이라고 보는 시선이에요. 좋든 싫든 이롭든 해롭든 바르든 그르든 때가 되면’ ‘적당한 사람과’ ‘반드시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중요한 선택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일컬어 독신주의’, ‘미혼이라고 하는데 그건 맞지 않는 표현이예요. 독신주의는 어차피 홀로 오고 홀로 가는 인생, 나 혼자 살거야.’이고요, 미혼은 혼인은 원래 해야 하는 것이나 아직 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일컫는 경향이 크지요. 그래서 여성학계에서는 보다 혼인 상태가 아님이라는 주체적인 의미로 비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거 아세요? 얼마 전 서울시에서 실시한 인구조택총조사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어요. 서울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중 무려 30%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라고 합니다. 1/3이라는 숫자예요. (나만 안한 게 아니니 다들 자신감과 위안을!! ㅋㅋ) 결혼을 선택한다는 것은 더 이상 특이한 생각도, 소수의 반항도 아니예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결혼하지 않음에 대해 끊임없이 미안해하고 해명해야 하지요. 가족, 친척, 이웃아줌마, 직장 동료, 상사,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강요과 질타를 받아야하고, ‘잘난 줄 아는 사람아니면 뭔가 모자란 사람으로 인식되어버려요.

 

또한 비혼은 제도적 고려 대상에서 너무 쉽게 제외되고, 이는 비혼 여성들이 겪는 일상적이고 구조적인 난관을 더욱 강력하게 해요비혼 현상은 일시적인 낙인 효과나 유인책으로서 변화될 수 없는, 이미 현실로 존재하는 흐름입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비혼 현상을 비혼 세대의 생애전망과 관련된 문제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구요. 비혼 여성의 결혼하지 않는 선택이면의 비가시화 된 삶의 조건을 드러낼 필요도 있습니다.

 

비혼 여성들은 이미 곳곳에서 지속가능한 비혼의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개별적, 집단적인 시도들을 펼쳐왔어요. 하지만 이는 대안적인 삶과 사회를 위한 건강한 아이디어로 인정되거나 공유되어 오지 못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비혼 여성들은 다시 개인적인 조건과 노력으로부터 생애 전망을 탐색해 나가야하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구요. 그렇기 때문에 비혼 생애 전망이 불투명한 비혼 세대의 여성들에게는 삶의 모델과 대안을 탐색해나갈 수 있는 공동의 장이 필요합니다.

 

이를 고민한 여성주의 시민단체 언니네트워크가 결혼·가족·비혼을 고민하는 현 세대를 비혼 제너레이션(세대)으로 명명하고, 이러한 비혼 세대가 등장하게 된 맥락과 조건을 이해하고 삶의 모델과 대안을 탐색하고 공유하기 위해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합니다


열마디 말보다 포스터 하나로 설명할까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7. 08:30


안녕하세요 :) 뭐든 닥쳐야 하는 여자 '이든'입니다.
우리 처음 만난 사이잖아요. 우선 이름과 글의 컨셉, 주제부터 소개 드리고 싶어요. 
(이름과 나이, 연락처와 애인유무도 알려드릴까요............처음부터 무리수)

'이든'은 제 이름에서 따온 닉네임이예요. 이름 중에 인 자가 들어가요. (인인 사람인 아니.. 어질인)
옛 말로 '이든''어질다' 라는 뜻을 가졌다네요. :) 
그보단, '밥이든 술이든, 오늘이든 내일이든, 낮이든 밤이든' 다 좋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아서 택했어요.ㅋㅋㅋ 

사실 사과모히토양으로부터 <여러분>의 필진 제안을 받았을 때, 생각없이  O.K.를 외쳤지만 (언제나 생각없이)
함께 할 다른 분들의 이름을 듣고 '난 망했다' 고 생각했어요. 
한 분도 빼놓지 않고 다들 명석하고 감수성 깊고 나글좀써 포스가 좔좔 흐르는 분들이셨으니까요. 
전 다른 필친분들처럼 문학, 영화, 음악 등에 특유의 감성이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저 남들 즐길만큼만 즐기고 아는만큼만 알아요.
생각없이 음악 듣고 생각없이 영화 보고 생각없이 책을 읽어요. (내가 제일 잘 나가♪)
그래서 저는 제일 늦게 올리고, 가장 가볍게 쓰고, 뭐든 없어보일 작이예요.
일요일 코너의 컨셉은 '없는 게 메리트'입니다.

늦게 올리는 것과 없어보이는 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니 걱정 없구요,
가볍게 쓰고 싶은 이유는 <여러분>에서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 주제'와 관련이 있어요.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란 '우리 시대 희망 찾기'관한 이야기예요.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가는 시민단체와 그들의 삶, 하는 일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아아! (벌써부터) 무거워!!!
 
시민단체 일이라고 해서 마냥 투쟁!!! 단결!!! 쟁취!!!! 만 있는 것은 아니예요. (그런건 나도 무서워!!)
세상을 바꾸는 데 꼭 시위와 데모가 전부는 아니니까요. (물론 그것이 '꼭' 필요할 때도 있어요!! 특히나 요.즘.같.은. 때엔)

문화와 놀이를 통해서 누구나 가볍게 재미있게 참여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요.
지금 여기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즐겁고 재미있게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것,
때로는 그것이 만들어내는 힘이 더 크기도 하지요. ^^

집안 청소하고 나온 안쓰는 물건 기부하고 나누기(아름다운 가게), 내가 뜬 털실 모자로 아프리카 신생아 살리기(세이브더칠드런),
이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홍대 퓨전 요리 음식점(오요리), 현지인과 친구가 되고 내가 성장하는 여행하기(공정여행) 등~
평생 재밌는 것만 하고 살기에도 모자를 만큼 다양하지요!! 지루할 새가 없어!!! 그래서 내가 백수인가봐!!!!!

제가 만났던, 혹은 여러분이 만나고 싶은 분들의 삶을 들려드리고,
제가 함께 했던, 혹은 함께 하고 싶은 재미난 것, 신명나는 것, 훈훈한 것을 나누고 싶어요.

주제가 주제인만큼 어쩔 수 없는 무거움이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만큼은 가볍고 즐겁게 보고 웃으실 수 있도록 풀어갈거예요.
다만 가볍게 읽고 무겁게 생각해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소개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쌓여 있어 벌써 기대됩니다!
빨리 빨리 일요일!
(...이래놓고 또 늦게 올려) 





* 축하인사는
   저와 가장 오래된 친구 (연애사를 공유하는 서로의 모든 추함을 다 본 친구) 은진과 
   철수세미 운명처럼 평생 얽힐 친구 (좋지는 않아뵈...) 수경과
   희망제작소(민간싱크탱크NGO)에서의 인연을 계기로 언니네(여성주의NGO)라는 신세계로 저를 인도해준 보리님이 해주셨어요. 
   
  다들 (욕안해줘서) 너무 고맙...











** 참. 일요일 코너의 제목이 무슨 노래인지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 거예요.
    좋아하는 많은 노래 중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제 마음을 불러주는 노래 골랐어요.

    이제는 유명한 대안학교, 간디학교 아시죠? 
   간디학교 교가이자, 교장 양희창 선생님이 쓰신 곡이예요.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그 노랫말에 감동받아서 밤새 몇번이고 돌려 들었던 기억이 나요.
    왠지 노래 하나가 나를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동안의 알 수 없던 허전함을 메꿔주고, 
    넌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야 라고 등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었지요. 그 길은 뚜렷이 보이지 않지만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건지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이 노래를 게시판 제목으로 지은 건 그 이유에서예요. 
    <여러분>에 놀러오신 여러분께서, <여러분>을 통해 꿈을 꾸셨으면 좋겠어요. 
    꿈을 꾸면, 내가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살아가며 내가 해야할 일이 눈 앞에 보이거든요. 
    그 것이 어떤 것이든, 각자만의 아름다운 꿈을 꾸고 그 꿈이 희망을 만들어 냈음 좋겠어요.

  



꿈꾸지 않으면

양희창 글, 장혜선 작곡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살아가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 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