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0. 08:30


안녕하세요-
miss톡의 조금 특별한 여행기, 그 첫번째 장소는 바로 베를린입니다.

를린은 2010년 9월에 제가 출장으로 머물렀던 곳이에요.
이곳에서 열리는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고객사의 해외홍보를 담당하게 되어 약 열흘간 이 도시에서 지냈답니다.  
물론 여행의 목적으로 찾은 곳은 아니었지만,
그 열흘만큼은 마치 이 도시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처럼 지냈기 때문에 보다 가깝게 베를린을 느낄 수 있었어요.

베를린은 익숙한 도시이지만, 흔히 찾아가는 도시가 아니기도 하죠.
유럽 배낭여행자들도 독일에서 굳이 베를린까지 가는 일은 많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그 덕분에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여 있지않고 한결 여유롭게 베를린을 거닐 수 있었답니다. 

이런 이유들을 생각해보니 저의 첫번째 여행기에 소개하기에 이 곳, 베를린이 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베를린에서 꼭 해야하는 일 best 3에 대해서 지금부터 이야기해볼까요?

당시에 카메라를 챙겨가지 않아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 뿐이지만.. 화질 이해 부탁드려요 :)  



1) S반을 타고 창밖을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가기

베를린에는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있어요.
버스, 택시, 트램은 물론이고, 지하철인 U반과 지상철인 S반까지.
베를린에서는 대부분의 택시가 무려 mercedes benz!! 이기 때문에 가끔씩 벤츠택시를 타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기사 딸린 벤츠잖아요. 이럴때 즐겨야죠 ㅋㅋㅋ)
제가 강력추천하는 교통수단은 바로 지상철인 S반이에요.




출퇴근시 종종 이용했던 S반 역이에요.
S반은 이렇게 지상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달리면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에도 너무 좋고,
내부도 일반 지하철 이상으로 거의 기차 수준이기 때문에 훨씬 쾌적해요. 
내부 전광판에 매 정차역이 표시되어서 승하차 시에도 좋아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티켓을 사고나서 승차 전에 반드시 클리핑 기계에 다시 한번 티켓을 찍어야되요.
날짜와 시간을 찍어주는 기계인데요, 그게 안찍혀있는 티켓은 무임승차로 간주한답니다.
개찰구가 따로 없어서 자유롭게 승차가 가능한 대신 불시에 들어와서 검문하는 사람이 있어요.
무임승차로 걸리면 엄청난 벌금을 낸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첫날 아무것도 모르고 티켓만 구입해서 그냥 탔는데, 친절한 한국인분께서 조심하라고 알려주시더라구요.
그 다음날 바로 검문하는 사람 만났어요. (만날 가능성 진짜 희박하다고 하던데!)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지 뭐에요 @_@





S반을 타고 창가자리에 앉아서 바깥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가는 줄을 몰라요.
오래된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들도 보이고, 커다란 광장도 보이고, 유명한 강도 보이고, 거리를 걷는 사람도 보이고..
베를린이라는 도시는 이렇구나, 베를린 사람들은 이렇게 일상생활을 하는구나, 를 느낄 수 있었어요.

어느 날은 일부러 하차해야 하는 역을 지나쳐서 쭉 간 적이 있어요.
내가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풍경, 그리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자니
지금 눈에 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소중해서 멈출 수가 없더라구요.

S반을 타고 20-30분을 달려보면 베를린이라는 도시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거에요.



2) 라들러(Radler)와 슈니첼(Schnitzel) 먹기



여행을 가면 빠뜨릴 수 없는 재미 한가지는 바로 먹고 마시는 재미이죠.

베를린에서 새롭게 발견한 맛있는 맥주가 있어요.
바로 라들러(radler)라는 맥주로, 독일의 대표적인 맥주 중 하나랍니다.
라들러는 맥주와 레모네이드를 섞은 음료인데요, 맥주의 쌉쌀한 맛과 레모네이드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서 맛있어요.
도수가 낮기때문에 술이 약한 분들이 마시기에도 괜찮고, 더운날 음료수 대신으로 마시기에도 시원하니 아주 좋아요.
베를린에서는 어느 호프집을 가도 쉽게 주문할 수 있는 보편적 맥주에요.

직접 만들어 먹을수도 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이 맛이 그리워서 친구들이랑 나들이가서 만들어 본 적이 있는데요,
맥주에 사이다를 적절히 섞으면 (입맛에 따라 4:1 혹은 5:1 정도?) 대충 비슷한 맛이 나와요.
아,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있군요. 죄송해요. 주제가 주제인만큼 살짝 흥분했어요 ㅋㅋ
물론 한국에서도 파는 곳이 가끔 있는데요, 이태원에 위치한 레스토랑 suji's가 제일 괜찮았다는건 제 개인적 의견이에요.





또 하나의 must 음식은 슈니첼(Schnitzel)입니다.
독일 하면 소세지만 있는 줄 알았어요? 슈니첼도 몰라요? (호통)
하하. 사실은 제가 이때까지만해도 슈니첼이 뭔지 몰랐거든요.
유아시절 나름 독일에 거주한 사람인데.. 부모님 말씀에는 그 시절에는 제가 젤리와 초콜렛만 먹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슈니첼은 쉽게 설명하면 돈까스같은 독일 정통 음식이에요.
대신 일식 돈까스의 아주 반대로 고기는 최대한 얇게 펼치고, 아주 고운 빵가루를 뭍혀서 튀긴 거랍니다.
여기에 다양한 소스와 야채를 곁들여 먹는데요, 소스 종류도 백가지가 넘는데요.
저는 블루베리 소스와 구운 마늘을 함께 먹었는데 아주 맛있더라구요.
슈니첼 역시 라들러와 마찬가지로 베를린에서는 어느 음식점을 가더라도 쉽게 만나보실 수 있어요. 





베를린 역시 유럽에 있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노천 레스토랑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베를린이 더욱 좋았던 것은 바로 그러한 곳들이 이 슈프레강 주변에 길게 늘어져있다는 거에요.
선선한 저녁, 이 강가에 있는 노천 레스토랑에 앉아있는 건 정말 최고에요. 
이런 곳에서 슈니첼과 함께 라들러 한잔, 생각만해도 너무 좋지 않은가요?



3) 프리드리히스트라쎄(Friedrichstrasse) 거리 거닐기  

프리드리히스트라쎄 (Friedrichstrasse)는 제 호텔이 있던 거리에요.
베를린에 있는 유명 호텔들은 대부분 이 곳에 위치해 있구요, 굉장히 고급스러운 동네에요.
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같은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요.
운좋게 이곳에 있는 호텔에서 지냈기 때문에 마치 내 동네인양 매일매일 돌아다닐 수 있었어요. 





S반을 타고 반호프 프리드리히스트라쎄역에 도착하면 이 거리가 펼쳐집니다.
베를린의 다른 명소나 쇼핑거리에 비해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꼭 이 곳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요?
'생각보다 세련되고, 생각보다 고풍스러운' 제가 느낀 베를린을 제일 잘 드러낼 수 있는 거리라고 생각해요.

베를린은 전쟁으로 인해서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는 옛날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상상하던 베를린은 '베를린 장벽' 이외에는 큰 특징이 없는 밋밋한 도시였어요.
아주 현대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아주 앤틱한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프리드리히스트라쎄, 이곳에 와보니 그게 아니라는걸 깨달았지 뭐에요. 

이 곳은 오래된 건물과 새로지은 건물이 보기좋게 섞여서 묘한 세련미와 우아미를 간직하고 있더라구요. 
오래된 건물에 들어서있는 명품로드샵과 카페, 그 옆에는 모던한 외관과 내부를 자랑하는 백화점. 이런 식으로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가득하죠?
이 거리는 베를린의 다른 쇼핑거리에 비해 유럽 특유의 분위기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요.





동시에 현대적인 느낌도 공존하구요.
프랑스계 유명 백화점인 라파엣인데요, 외관은 물론이고 내부도 굉장히 세련되었어요.

꼭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이 거리에 와서 골목길 곳곳을 다녀보고 (골목길 군데군데 맛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거든요)
기대 이상인 베를린의 세련됨, 그리고 고풍스러움을 느껴보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아요.




하고싶은 말이 더 많고,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더 많은데, 하나의 글에 다 담기에는 역시 무리가 있네요.
그래도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베를린의 분위기를 5%라도 느끼실 수 있다면 전 만족이에요. 
앞으로도 관광지에 치우치지 않는 저만의 여행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니 계속 지켜봐주시길 :) 

그러면 제가 좋아하는 Love&Free의 한 구절을 소개해드리며 오늘은 이만 총총.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견디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 in Africa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