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7. 08:30

 


 



 언젠가 '문과 여자와 공대 남자가 어울리는 이유'라는 포스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글의 요지는 이런 것이었어요. 어린 나이에는 내가 아는 세계를 나보다 잘 아는 '문과' 오빠들에게 끌리지만 내가 머리가 크고 눈이 넓어지게 되면 그 '오빠'의 한계가 언젠가는 드러나버리고 그러면 존경심과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대남자는? 내가 영원히 잘 모를 세계이므로 그가 어려운 공식과 원리를 설명하면 "어머 오빠 대단해"를 죽을 때까지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쉽게 그를 평가하거나 판단할 수 없게되고(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많은 트러블이 없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문과 여자'의 심리에 무척 공감했습니다. 사실 많은 여자들이 배우자의 조건으로 존경할 수 있는 남자를 꼽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 반드시 많이 아는 것만 존경할 부분이 되는 건 아니지만 - "잘 아는 남자"에게 가지는 호감은 꽤나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저 포스팅을 접했을 때는 특히 "문과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갈증같은 것이 무척 심한 시기였기 때문에 더욱 뜨끔했어요. 그럴까?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문과 남자를 만나려고 하는 생각이 틀린 걸까?

 그에 대한 답과는 별개로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가의 문제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닮은 사람이 좋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좋을까?

 서로 다른 사람이 끌린다는 말도 있고, 공통점이 있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말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맞다기보다는 둘 다 맞는 얘기일 것입니다. 말하자면 둘 다 끌릴 수 있죠. 그 다른 점/닮은 점이 끌림의 이유일 수도 있고, 또 그와는 상관 없을 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우선, 여기서 닮은 것과 다른 것은 소소한 부분보다는 큰 특징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만나야 하는 사람은 "세계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 좋을까, 아니면 문과 여자와 이과 남자처럼 "그 세계를 모르지만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그 선택의 이유는? 

 
 제목 보셨겠지요?


 이것은 질문입니다.




by 토끼고양이
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는 모든 일에는 예외가 존재한다는 명제 뿐이라고 생각. 태클 환영. 댓글 환영.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