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8. 09:33


야구판에서 "나 야구 올해부터 봤어"라는 말은 비웃음을 사기 쉽다.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오래돼서 야구판에는 올드비가 너무 많다.
뉴비가 뭔 말이라도 할라치면 올드비 형님들은 언제나 한마디 하신다.
"올해부터 야구본 뉴비는 좀 닥치고 있어라."
때문에 야구팬사이에서 뉴비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은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야구무관심 인들에게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용기있게 난 뉴비 커밍아웃을 한다.
난 올해부터 야구본 개뉴비다.
부디 올드비 형님들께서 개뉴비가 야구포스팅 한다고 비웃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주제넘게 전문가인척하는 포스팅은 하지 않을것이다. 그럴 능력도 없다.
그냥 내 목표는 야구 무관심인구를 야구열성인구로 바꾸는 것이다.
그 야구열성인구가 한화이글스 팬이었으면 더 좋겠다.


스포츠는 어렵지 않아야 한다.
축구를 보라. 공 발로 빵빵 차서 그물에다 꽂아 넣으면 그만이다.
전술 전략 포지션 룰 잘 몰라도 상대 그물에 공 넣으면 환호하고, 우리편 그물에 공들어가면 시무룩해하면 된다.
그러면 너 나 우리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나마 고급 룰이라는 오프사이드도 옆에 앉은 흔한 축구보는 남자애한테 물어보면
30초면 이해할 수 있다.
축구를 즐기기 위한 진입장벽은 정말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야구는 어떠한가.
공격 했다가, 수비 했다가, 어떤때는 공치고 뛰고, 어떤때는 공도 안쳤는데 뛰고,
어떤때는 공 잘못던졌다고 뛰고.. 어떨 땐 점수가 어떻게 난건지도 모를때도 있다.
또 뭔놈의 수치는 그렇게 많은지..
타율, 출루율, OPS, ERA, WHIP 등등등등..
레져를 즐기라는건지, 공부를 하라는건지 도저히 알도리가 없다. 여간해선 땡길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진입장벽을 넘으면 엄청난 쾌락과 즐거움과 분노, 절망의 소용돌이가 기다린다.
일단 경기를 하면 99% 승부가 갈린다. 무승부가 없다는 소리다.
신나게 경기 직접 관람하러 갔다가 점수도 안나는 무승부에 입장료 날렸단 생각하며
터덜터덜 집에가는 일이 없다.
이기거나, 지거나 둘중 하나는 결정 될거고, 그 결과에 따라오는 희로애락이 야구만큼 뚜렷한 스포츠도 없다.
이기면 째질듯한 기분에 맥주한잔 들이키면 세상을 다 얻은것 같은 기분이다.
선수들이 기특해서 사비 털어 금일봉이라도 주고싶어진다.
대신에 지면 분노와 절망에 가득차서 당장에라도 소주를 병나발로 불어야 할만큼 속상하다.
실수한 선수 이름이 머리에 맴돌면서 그선수 뺨이라도 한대 후려치고 싶어진다.
쌍욕을 내뱉는건 양반이다.
뭐, 경기 졌다고 선수들 타는 버스 불태우는 (평소에는)멀쩡한 아저씨들을 보면 쌍욕은 정말 영의정급 양반이다.
이 분노와 쾌락의 동전던지기에 지역감정까지 섞여들어가면 얼마나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카오스가 될까..
대한민국 프로야구판은 이런곳이다.

매일매일(월요일, 비오는날 제외) 야구빠들은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속에서 때로는 신나고 때로는 분노하며 레져를 만끽한다.
또 하나의 야구만의 특징은 선수한명 한명이 얼마든지 그날 경기의 MVP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축구의 승부는 골로 결정된다. 상대적으로 수비수보다는 공격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갈 수 밖에 없다.
세계적인 축구선수만 봐도 그렇다. 메시, 호날두 등등 슈퍼스타플레이어는 거의가 공격수, 미드필더다.
야구는 모두가 수비하고 모두가 공격한다. 승부를 가르는 점수를 낼 기회는 9명의 타자에게 똑같이 주어진다.
1번타자든 9번타자든, 누구든지 그날의 히어로가 될 수 있다.
축구의 중앙 수비수가 tv중계화면에 풀샷으로 과연 몇분이나 잡힐까?
야구는 제일 중요성이 떨어지는 9번타자도 풀샷기회가 한게임에 세번은 주어진다.
그 세번의 풀샷이 어떻게 보일까는 순전히 그 타자의 몫이다.
못하면 그 놈타석은 꼴도보기 싫고, 잘하면 그 분타석만 되면 정말 후광마저 보인다.
그래서 팀 내에서 영웅과 역적의 계급또한 명확하다.

아래 사진들은 한국 프로야구의 질풍노도와 같은 성격을 몸소 보여주신분들의 사진이다.




유명한 관중 난동사건이다. 직접 던지고 치는 저 아저씨들을 보라. 오죽 답답했으면 몸소 저런 퍼포먼스를 보이셨겠는가? 심지어 투수역을 하는 아저씨는 투구폼이 아주 일품이시다. 무엇이 평범한 소시민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또 하나의 유명한 사진이다. 원정 온 상대팀 선수단 버스를 불태웠다. 저 버스를 불태운 분들은 모두 다 우리와 같은 소시민일 것이다. 얼마나 열이 받았으면 우리같은 소시민이 버스를 불태우겠는가? 무엇이 평범한 소시민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올해 한화경기에서 나온 한화 측 관중이 우는 장면이다. 야구를 오래본 아저씨도 아니고, 나보다도 앳되어 보이는 여성 야구팬이다. 위의 스코어를 보라. 얼마나 분통터지고 서글펐으면 저렇게 사람많은 운동장에서 펑펑 울수 있을까? 이분은 차마 난동할 수 없기에, 분해서 눈물을 흘린것일 게다. 무엇이 평범한 소시민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특히 나는 한화팬이라 뼈에 사무치게 이해한다.



오늘터진 따끈한 난동사건을 추가한다. SK김성근 감독의 경질을 반대하는 SK팬들이 방금 문학경기장에서 일을 저질렀다. 지금 투수 마운드에서는 SK 유니폼들이 불타오르고 있다. 들리는 설에 의하면 저 관중들은 덕아웃에 선수 냉장고를 털어 음료수를 마셨으며, 투수교체용 전기 자동차까지 몰았다고한다. 20세기가 아니라 21세기에도 이런일이 터진다. 야구는 정말 놀라운 스포츠 인것같다. 근데 솔직히, 이정도는 이해못하겠다.





감정이입하려고 드라마 볼 필요 있나?
야구를 보면 진짜 하루하루 천당과 지옥을 오갈수 있다.
게다가 재밌는 드라마는 일주일에 이틀하지만, 야구는 6일한다.
애써 야구 공부하고싶은 의욕이 없다면 내 포스트만 따라 읽어봐라.
야구보는 사람 되게 해줄테니.
아 또, 혹시 야구 좋아하는 남자를 짝사랑하는 여자분이 계시다면 야구를 꼭 봐라.
야빠남자에게 야구를 설설 꾀고있는 여자만큼 매력적인 여자는 없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17. 08:30







안녕하세요? 매주 수요일에 항상 풋풋한(나쁘게 말하면 어설픈;) 만화를 선보이고 있는 유수입니다.

지난 주에 말씀드렸듯이 이번 주는 개인 사정상 4화를 올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만화 안 그리고 뭐 했냐구요? 음.. 정신적 안식을 찾아 짧은 기차여행 떠났다고 해두죠..(부산 집에 다녀왔습니다. 경주 가서 불국사 구경도 하고 울산 가서 농어회 시식도 하고 아주 판판 놀았구만? 이거.)








1화 첫 페이지 지하철 장면 그릴 때 참고했던 사진입니다.
그림 그리면서 지하철 치키치키 소리를 벗 삼아 싱싱한 회를 즐기고 계신 아저씨가 부러웠어요.
허나 이제 농어회를 먹고 왔으니 부럽지 않다.









집에서 편하게 놀고 와서 뻔뻔하게 한 주를 공으로 날리는 추태를 보이기엔 낯짝이 얇아지기도 하였을뿐더러..

휴재를 하더라도 짧은 글이나 하나씩 올려달라는 편집장님의 당부가 귀에 울려

오늘은 제 만화 대신 다른 사람들의 만화를 읽을 수 있는 블로그를 여러분께 알려 드리려 합니다!

글 제목에서 보신 바와 같이 세계 곳곳의 만화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는 "세계의 만화" 블로그입니다.







http://francomics.egloos.com/
짜자잔 클릭클릭!





블로그 소개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블로그는 프랑스 만화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만화를 읽을 수 있는 곳인데요,

포스팅 된 모든 만화는 작가의 허락을 받은 후 번역·소개되고 있는 것이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만화나 일본만화만 잔뜩 보며 커온 저는 평소 거의 접하지 못한 프랑스 만화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만 갖고 있었습니다. 허나 공부가 부족해 프랑스어를 전혀 읽을 줄 모르기도 하거니와 (이비쿠스 3,4권은 도대체 언제 읽을 수 있으려나 흑흑) 우리나라에 소개된 프랑스 만화의 수가 적어 그 실상을 자세히 알아보는 것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 블로그를 통해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접해볼 수 있어 대단히 기뻤답니다! 알고보니 프랑스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우와 같이 웹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는 움직임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추세와 이 블로그의 존재 덕분에 저와 같이 프랑스 만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이들이 인터넷으로 손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쁨의 춤사위
(어째 동작이 점점 더 빨라지는 기분이..)

  





제가 이 블로그를 알게 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아래의 만화입니다.
프랑스 작가인 불레(Boulet)의 작품으로,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나'라는 -동굴 벽화 그리던 원시인들부터 지금 4평짜리 자취방에서 타블렛 잡고 앉아있는 어떤 한국인 잉여에 이르기까지의- 인류가 품어 온 오래된 열망에 대한 작가의 답변입니다. 








 ⓒBoulet 2010
http://bouletcorp.com
이 만화를 보면서 저는 저의 그림 그리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 목을 분질러버린 인체 목각인형에 대해서도... 그거 정말 아무 짝에 쓸모없어요.









저는 이 만화를 시작으로 블로그에 소개된 불레의 만화를 '정주행'하고 그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분, 내용과 분위기에 따라 어떻게 화면을 연출하는지 능글맞아 보일 정도로 잘 알고 있거든요! 게다가 화가로서의 자신의 일상과 만화가에 대한 사회의 대우(만화대국 프랑스에서도 만화가가 무시당하는 건 마찬가지더군요...)를 귀엽게 비아냥대는 솜씨가 정말 압권입니다. 말 그대로 '빵!' 터져버렸어요. '슥삭슥삭' 과 '나의 일요일' 편 강추!(메인화면의 사각그림 아이콘들 중 윗줄 왼쪽에서 세번째를 클릭!)






불레 외에도 페넬로페 바지외(아랫줄 왼쪽에서 아홉번째) 등의 작가가 그린 재치 넘치는 '일상툰'들을 볼 수 있는 아주 알찬 블로그입니다. 프랑스나 그 외의 해외 만화에 관심이 있는 분! 꼭 그렇지 않더라도 그냥 귀엽고 기발한 발상이 빛나는 만화가 보고싶은 분! 이런 분들은 지금 당장 '세계의 만화'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등록해주세요. 아, 물론 이곳 팀블로그 '여러분'은 당.연.히. 등록되어 있을 줄로 아옵니다..아니야? 흥 님이랑 안 놀아  





그럼 다음 주 수요일, 4화를 들고 다시 나타나겠습니다. 안녕!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