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0. 09:11


 이름 : 션! (한국이름 노승환)
나이 : 1972년 10월 10일생
직업 : YG 지누션의 멤버, 힙합 가수!
만남 : 동네 교회 2층 예배당

여러분이 꿈꾸는 배우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나만을 사랑해주는 사람,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꾸려나갈 책임감이 강하고 유능한 사람, 늘 도전적인 모험가,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줄 자상하고 사려깊은 사람… 각자 다른 이상형을 꿈꾸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동안 나름대로 여러 생각을 해봤는데요. 얼마 전, 새로운 롤모델을 한 분 만났습니다. 바로 기부천사, 행복전도사, 그리고 국민남편(?)이라 불리는 입니다.


아마 션의 특강을 들어보신 분들도 제법 계실 것 같아요. (빡빡한 스케줄!) 하지만 저는 이번이 첫번째 강연이었기 때문에 무척 감명받고 많이 배웠어요. 동네 교회에서 준비한 특별한 강연, 션 집사님을 만났습니다. 이래저래 크리스챤을 창피하게 만드는 일부 목사들과는 달리,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분이죠? (하아..) 강연에서 션 씨는 연애, 결혼, 출산, 육아까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소개해드릴게요!

1. 사랑해, 축복해


션 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들을 향해 두 마디를 건넵니다. "하음아! 사랑해, 축복해!" "하랑아! 사랑해, 축복해!" 그냥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맘을 다해 사랑을 표현한다고 해요. 강연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곁에 앉은 이들을 향해 그 두마디를 전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매일매일 사랑과 축복을 전하던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하음이가 급하게 동생 하랑이의 방으로 뛰어가 옹알옹알 동생에게 말해줬대요. "사앙해, 추보캐!" 션 씨는 그 모습을 보면서 진심을 담은 마음이 어떻게 커져가는지, 이어지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해요. 저도 처음 보는 옆자리 아주머니께 그 말씀을 하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언젠가 제가 엄마가 된다면 꼭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일이에요.

2. 돌잡이로 무엇을 잡았나요?


첫째 하음이가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 1살이 되자 돌잔치에 대한 고민에 빠진 션-정혜영 부부. 즐겁고 행복한 돌잔치이긴 하지만, 막상 주인공인 아이와 엄마는 너무 힘들기도 하죠. 먹고 자고 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한참 낯을 가릴 아이에게 낯선 얼굴이 들이닥치고 무엇인가를 잡으라고 하고 하니까요. 아이를 달래는 엄마도 진이 빠지는 것은 마찬가지구요. 부부는 이런저런 생각 끝에, 아이의 돌잔치 비용과 도우미 아주머니를 모시는 데 드는 비용을 합쳐 어린이 병원에 하음이 이름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음이의 이름으로 몸이 불편했던 아이들은 다시 희망을 얻었죠. 동생들도 같은 돌잔치를 했다고 해요. 엄마 입장에서는 솔직히 조금 서운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더 특별한 추억이자 더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돌잡이로 잡은 것은, 이웃의 손이었습니다" 이 한 마디가 긴 여운을 주더군요.

3. 떠나고 싶지 않은 결혼식, 와 보셨나요?


션 씨는 어린 시절을 괌에서 보내서 미국문화에 익숙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청첩장에 꼭 누구누구의 장녀 누구, 누구누구의 차남 누구 식으로 부모님의 성함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와, 역시 동방예의지국답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난 후, 그보다는 하객들을 위한 배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해요. 결혼이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라고 보는 한국식 사고방식도 깨닫게 되구요. 외국에서는 '개인의 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만큼 한국에서의 결혼은 복잡하죠. 특히 혼수, 예단, 그리고 축의금이 더더욱.

평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인데, 진심어린 축하와 축복이 아니라 인사치레로 가득찬 식당처럼 변질되는 것이 걱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션 씨는 다소 충격적인(!) 결단을 내리는데요. 바로 축의금을 받지 않기로 한거예요. 하객도 단 200명만 초대했구요. 모든 준비는 기도가 함께 했고, 신랑과 신부가 나누어 직접 했다고 해요. 손님들을 정성껏 대접했고, 초대된 하객들 모두 진심을 다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습니다. "이렇게 떠나기 싫은 결혼식은 처음이었다"는 편지를 받기도 했다고 해요. 비행기에서 하는 결혼식, 수중웨딩 같은 각종 결혼식이 많지만 '떠나기 싫은 결혼식'이야말로 so special한 것 같습니다.

4. 나누기, 더하기, 곱하기!


행복한 결혼식을 마치고 션 씨는 정혜영 씨에게 말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행복한 만큼, 우리만 누리지 말고 이웃들에게 나누면서 살자" 그러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매일 만원씩, 조금씩 모아서 이웃들을 위해 쓰면 어떨까?" 그 날로 매일 만원씩 모아 결혼 기념일마다 무료급식소 '밥퍼'에 기부를 합니다. 그렇게 벌써 몇년째, 하루에 만원이던 돈이 천만원이 넘는 큰 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매일 작지만 진심으로 모은 돈은 이웃의 행복을 배의 배로 키웠습니다.

5. 404명의 아빠가 되었어요.


하음이, 하랑이, 하율이, 하엘이. 천사같은 4남매의 아빠인 션 씨. 하지만 그에게는 더 많은 자녀가 있다는데! 컴패션을 통해 만난 필리핀과 아이티의 아이들 200명, 우리나라의 아이들 100명, 그리고 북한 어린이 100명까지. 정말 대단한 대가족이죠? 션 씨가 꿈꾸는 세상은 사랑이 가득한, 나눔의 공간입니다. 특히 북한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며 북녘의 어린이들을 양육하며, 후에 통일이 왔을 때에도 '사랑'이란 큰 틀 안에서 반갑게 만나고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 꿈이 가슴에 와 닿았거든요. 요즘 어린이들은 '통일'에 대해 잘 모르니 더더욱,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해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이 정도면 여러분께 살짝 소개해드리는 정도면 괜찮겠죠? 두시간 동안 특유의 선한 미소를 만면에 띄운 채, 열정적으로 강의해준 션 씨에게도 감사를 전하면서- 여러분도 더 크고 따뜻한 행복을 꿈꾸시기를 감히 기도해봅니다. 그리고 저도 더 좋은 사람, 이웃의 손을 꼬옥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봐요. 모두 행복해져요, 우리! 사랑해, 축복해! 

* 모든 사진의 출처는 션 님의 미니홈피 입니다. http://www.cyworld.com/sean1010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19. 08:30



















0. 이 리뷰엔 영화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스포일러가 왕창듬뿍 들어있습니다. 경고 했어요.ㅋㅋ






1. 일단 감독의 전작인 '게드전기'보단 재밌게 보았습니다.






2. 이야기는 크게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하나는 묘한 인연으로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 열여섯 소녀 우미와 그녀의 1년 선배인 슌의 사랑이야기, 또다른 하나는 그들이 재학중인 고등학교의 오래된 동아리 건물, '까르티에 라탱'의 철거를 막으려는 학생들의 노력이지요. 두 이야기 모두 자극적인 막장 드라마 혹은 영화로 무뎌진 우리나라 관객들의 마음을 자극하기엔 참으로 미지근하고 무난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작품 속 슌의 대사를 통해서도 말하고 있듯이 우미와 슌 사이의 핵심적인 갈등 요소인(갈등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게.. 얘네는 이것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아요.) '알고보니 남매' 떡밥은 통속적 멜로드라마에서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소재라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이런 낡은 떡밥이 들어있는 작품을 원작으로 삼아 영화를 제작한 것은, 지나치게 20대 취향에만 맞춰져 있는 최근의 일본 영화나 드라마의 이야기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는 원작에는 없는 까르티에 라탱의 이야기를 집어넣어 '과거의 낭만을 되찾자'라는 메세지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작품분위기와 남매 떡밥은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일 것입니다. 흑흑 우리가 남매였다니, 그럴 리가 없어!!












자신들이 형제일지도 모른다는 슌의 이야기에 놀란 우미.
생김새도 참 많이 닮은 두 사람이지만.. 사실은..






3. 우미와 슌의 사랑 이야기는 결국 그들의 부모 세대 사람들의 관계를 되짚어 자신들의 출생의 비밀을 알아내는 '뿌리찾기'와 같습니다. 까르티에 라탱 보존운동도 결국 학교문화 기저에 깔려있는 인문학적 뿌리를 지키려는 움직임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서사구조는 일본사회 전체의 사상적 회복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일본에는 분명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서구 과학 특히 인문·사회과학을 받아들였다는 자부심과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제국주의의 광풍이 전국을 뒤덮어 나라가 망하기 직전까지 간 경험이 있으니, 19-20세기의 일본에서 꽃피었던 인본주의적 분위기를 회복하고 자국의 자존심을 다시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열망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60년대 초반에는 순수한 정신문화 부흥의 의지로 받아들여 질 수 있으나, 우경화 일로를 걷고 있는 최근의 일본에서 이러한 작품이 다시 나왔다는 것은 작품에 그것 외의 의도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어쩌면 이 작품이 올해 3월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으로 흐트러진 이른바 '일본정신'을 재건하고 일본인들의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려는 의도로 제작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일본정신'이라는 것이 건강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우리는 뻔히 알고 있습니다.








4. 이 영화를 마냥 르네상스에 대한 동경으로만 볼 수 없게 하는 것이 우미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일 것입니다. 외할머니가 운영하는 하숙집 일을 거들며 학교에 다니고 있는 우미는, 매일 아침마다 죽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안전한 항해를 기원합니다'라는 메세지가 담긴 깃발을 올립니다. 항해 어쩌고 하는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우미의 아버지는 선원이었어요. 우미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터였던 한국으로 가는 물자수송선에 탔다가 그 배가 기뢰를 맞아 침몰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고 하지요.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우미 아버지 세대의 옛 이야기를 보았을 때 우미의 아버지는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던 해군 출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나 작품에서 묘사되는 그는 그 전쟁의 가해자가 아니라 또 다른 전쟁에서 희생된 피해자일 뿐이지요.
   작품이 이야기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방식은 얄팍하디 얄팍합니다. 우미 아버지의 죽음은 주인공의 안타까운 처지와 그들 사이의 사랑에 약간의 미스터리를 제공하는 밑밥일 뿐, 그 자체가 이야기에 중요한 축이 되진 않아요. 재밌는 것은 이러한 얄팍함 덕분에(?) 이 작품을 우파적 메세지를 담은 작품이 아닌, 일본의 우파 정부를 비판하는 메세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야자키 고로는 그들이 회복하고자 하는 '과거'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작품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해석과 그에 따른 갈등에서부터 적당히 발을 빼려고 한 모양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깊이 없음'은 의도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5.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 솔직히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아요. 다만 확실한 것은 '코쿠리코 언덕에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일본의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자는 것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 공동체 정신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 인본주의적 가치인지.. 전체주의로의 회귀인지는 일부러 깊이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주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감독으로서의 첫 작품을 시원스레 말아먹었던 미야자키 고로의 입장에서는 관객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했겠지요. 비록 이 조심성 때문에 얄팍한 작품이 나왔지만 말입니다. 








감독인 미야자키 고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입니다.
왠지 기운 없어 보이는 미소네요. 아버지 등쌀 때문에









6. 이 영화에 대한 글들을 찾아 읽다가 누군가가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 중에는 왠지 노동하는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경우 많은 것 같다고 지적한 글을 읽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마녀 배달부 키키'에서는 아예 1년간 혼자 벌어먹고 살아야하는 임무를 띤 꼬마마녀가 주인공이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는 영문도 모른채 고된 목욕탕 일을 해야 했죠. 이 작품의 주인공인 우미 역시 하숙집 식구들의 식사 준비를 혼자 도맡아 합니다. 아직 열여섯밖에 안된 학생인데 식칼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요..우미가 부엌일을 도맡아하는 설정 덕분에 아기자기한 그릇들을 구경하고 음식이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 이건 제 개인적인 감상인데.. 저는 지브리 작품에 나오는 계란 후라이가 그렇게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가 없어요ㅋㅋ 노른자가 반짝반짝 탱탱한 게..인물들이 그걸 한 젓가락에 집어서 후르륵 삼키죠. 아유 어쩜 그렇게 맛나게 먹을까요? 응?ㅋㅋㅋ








저 각 잡힌 상차림을 보라. 여기가 하숙집이야 군대야
아아 저 계란 후라이 아아








   
7. 아무튼 별 생각없이 우미와 슌의 풋풋하다 못해 밍숭밍숭한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에 어느정도 만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홍보 팜플렛에는 이 작품이 '스튜디오 지브리가 선사하는 첫번째 사랑 이야기'라고 하는데, 사실 첫번째는 아니지 않나요? 그 전부터 이 정도 수준의 순수한 러브 스토리는 조금씩 선보여왔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거듭할 때마다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강조해나간다면, 언젠가는 '폭풍의 언덕' 같은 격정적인 치정극을 내놓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지브리와 치정극이라.. 정말 안어울리는 두 단어네요. 안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