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4. 08:30
비틀즈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헌터 데이비스 (북스캔,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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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평 : ★★★★☆
한줄평 : All about 비틀즈

종종 사람들의 음악적 취향은 환경적, 유전적 영향을 받습니다. 외식 갈 때마다 아빠차에서 들려오던 김현철의 '달의 몰락'이나 리알토의 'Monday Morning 5:19' 같은 곡들은 오늘날의 제게 무척이나 진한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막상 그 시절 그 세대의 젊은이가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딥퍼플, 비틀즈, 이글스에 열광하셨던 아빠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저는 '우리 처음 만난 날' 코너에서도 여러번 말씀드렸듯이 Rock 음악을 사랑합니다.


그 첫 시작은 '비틀즈'였습니다. 이 잔망스런 오빠들, 레전드 중 레전드죠! 그만큼 비틀즈에 대한 서적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싶었던 것은 '전설'이나 '천재'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그들이었어요. 아마 히어로물은 이미 많이 접했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많은 책들은 그저 모두가 아는 정보를 짜깁기한 정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헌터 데이비스의 '비틀즈'는 달랐습니다.


1968년 초판이 나온 '더 비틀즈'는 '공인 비틀즈 평전'이라 불리는 작품입니다. 멤버들이 직접 공인했기 때문이죠. 두둥! 땡기시죠!

 

저자는 바로 이 분! 기자로 활동했던 헌터 데이비스는 18개월 동안 폴 매카트니, 존 레논,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와 함께 붙어다니며 그들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지인들을 인터뷰하고 수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지난 2003년,  초판 발행 후 35년 만에 재판된 '비틀즈'에는 일부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비틀즈 멤버들은 모두 그 나이 또래 다른 수백만의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엘비스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그들 모두 학교의 모든 교실과 동네의 모든 거리마다 그룹들이 뛰쳐나와 노래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리버풀에서는 스키플 그룹이 줄ㅇ을 이어 나오는 밤샘 댄스 파티가 수백 개씩 열렸다. 처음으로 음악이 음악인만의 것이 아닌 시대, 그 누구든지 연주하고 노래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어다. 그것은 원숭이에게 그림붓을 쥐어준 것과 비슷했다. 그중에 누군가는 언젠가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도 있을 것이었다.

그 열광이 시작될 무렵, 존 레논에게는 기타 한 대도 없었다. 학교에서 친구에게 기타를 한 대 얻기는 했지만 칠 수가 없어서 그대로 돌려주었다. 문득 줄리아가 밴조를 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존은 어머니를 찾아갔다. 그녀는 존에게 10파운드짜리 중고 기타를 사주었다. ‘품질 보장, 갈라지지 않음’이라고 씌어 있는 물건이었다. 존은 여기저기 기타를 배우러 돌아다녔지만 제대로 배울 수가 없었다.

비틀즈 또한 엘비스로부터 큰 영향과 영감을 받았다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막상 모두가 알고 있는 정보는 아니니 반갑고도 신기한 이야기죠! 이렇듯 멤버들의 탄생부터 유년기, 성격과 관계, 결성과 해체까지 큼직큼직한 사건부터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비틀즈의 팬이라면 바이블처럼 아낄만한 책입니다.

 

요런 깜찍한 휴가 사진도 있어요! 뭔가 동네 노는 오빠들 포스를 팍팍 풍기지만.. 그리운 비틀즈 흐항흐항 보고싶어요!

투어를 중단한 비틀즈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1956년부터 1966년까지 10년 동안 그들은 단순히 공동체적 생활이 아닌, 완전히 서로 동일한 생활을 해왔다. 그들은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였고 함께 음반 작업을 했지만, 개인으로서 이제 각자의 일을 찾아야 할 시간이 왔음을 느끼고 있었다.

조지가 가장 먼저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투어를 중단한 다음달인 1966년 9월 조지는 아내와 함께 인도에 갔다. 그는 거기서 처음으로 비틀즈와 관계없는 자신만의 진지한 관심사를 찾았다. (중략)

조지의 종교적 열정은 점점 커졌지만 존은 오래지 않아 자신은 연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배우라는 사람들도 대부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존과 폴은 결국 다시 탐색에 나섰다. 그들은 스물다섯 살의 백만장자로 아직 은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었지만, 대학 같은 곳에서 받은 정형화된 교육이나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도무지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무엇을 배우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의 정신적?감정적인 나이는 벌써 백 살은 된 것 같았다. 결국 약물이 등장했다. 마약을 통해 그들은 자기 자신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중략)

마약으로 그들의 음악 활동이 중단되지는 않았다. 이제 영화 등의 일이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비틀즈는 다시 모여 그들의 가장 야심찬 작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작품에는 약물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반영될 것이었다. 이 작품이 바로 앨범 《페퍼 상사의 고독한 마음 클럽 밴드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였다.

비틀즈도 당시 마약에.. 사실 몇년전 매카트니가 직접 마약 복용사실을 인정하기도 했어요. 우리들에게는 '아이앰쌤'의 사랑스런 OST로 기억되는 'Lucy in the Sky with the Diamonds'도 대문자로 표시한 그대로 마약류인 LSD의 영향을 받은 곡이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사실이지만 사랑스럽고 몽실몽실한 곡 분위기가 약에 취해서.. 이 점이 늘 충격적이에요. (노래에 약 탔나? 했더니 진짜였어..) 무튼 마리화나, 헤로인까지 섭렵했던 그들은 심각한 중독은 아니었기에 금방 빠져나왔다고 해요. 멤버별로 차이도 있고.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저 옷부터가.. 영 ㅋㅋㅋㅋ 무튼 저는 격한 팬심에 눈 똥그랗게 뜨고 정독에 정독을 하거나 통곡을 하며 코를 팽팽 풀어대며 읽기도 했습니다만.. 그냥 비틀즈에 리를빗 관심이 있는 분이라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으실만한 재미있는 평전입니다. 주옥같은 명곡들을 bgm 삼아 훌훌 읽어보세요! 압박스런 페이지수에 당황하셨던 초반과는 달리 너무 빨리 읽어버리실지도 몰라요!
 
그냥 가기 아쉬워서 제가 좋아하는 수많은 노래 중 2곡을 선정했습니다. 유툽 영상 클릭하기 망설이시는거 다 알아요! 하지만 한번 눌러보세요~ 이 오빠들이 아주 노래에 약을 타가지고 ㅋㅋㅋ 수십년이 지나도 유통기한이 끊기지가 않네요 ㅋㅋㅋ 좋습니다, 정말!



'Help!'에 이어지는 곡은 약빨고.. 아니 ㅋㅋㅋㅋ 약탄 곡!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입니다! 루씨야! 쌤아즈씨!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2. 13. 08:30

 여러분은 첫 break-up의 감정을 기억하십니까? 반드시 그게 처음 해본 연애는 아닐지라도, 자신이 처음으로 온 마음을 쏟아 형성했던 관계가 깨졌을 때, 그 아픔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을 것입니다. 사랑이 깨진 것도 힘든 일인데,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막막함이 더해질 테니까요. 그래서 가장 힘든 이별은 첫 이별인 것 같아요.

 그런데 몇 번의 이별을 경험해 보고 난 후, 모든 이별이 다 똑같이 아픈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의 이별은 잘 몰라서 그랬다고 쳐도, 그러면 연애를 거듭할수록 점점 아픈 게 덜해지느냐 하면 또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고요. 그러다보니 이별 후 슬픔이라는 감정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가 궁금하더군요. 어떤 원리로 아프게 되는 것이고 왜 매번 다르게 될까?

 “이별의 슬픔”이라는 아주 감성적인 소재에다가 분석을 틀을 들이대는 것은 사실 무척 산통 깨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별의 슬픔이라는 감정은 여러 가지 원인을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슬픔이면서 그것 자체가 실체라서요. 그렇기에 그 감정은 주로 문학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되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설명이 장황해지기 십상일 텐데, 그러다 보면 그 본질을 잃어버리게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별의 슬픔을 본질에 가깝게 담기 위해서는 차라리 문학적인 언어들을 그릇으로 사용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결정을 하나 하나 떼어내서 구성요소가 무엇인지 한번 분석해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는 때로 분석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실용적인 목적? 그야 그 아픔에서 조금 더 잘 벗어나 보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여러모로 life must go on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뜬금없이 왜 이별을 극복할까? 라고 의문을 가지는 예리한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네, 그렇습니다. 드디어 고백하는데 사실 저는 몇달 전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 이후 <나영이>의 원고 진도가 잘 나가지 않을때는, 연애 에세이를 쓰겠다면서 연애를 중단하다니, 갓대밋.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지, 라며 머리를 쥐어뜯어보기도 하지만
 그건 급박한 상황에서 뭐라도 붙잡고 탓해보고픈 '그냥 하는 말'일 뿐 사실 그 연애가 끝난 것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연애 중 가장 잘 헤어진 연애였거든요. 헤어지는 게 옳은 결정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잘못한 것은 특별히 많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 적은 처음이었어요. 혹 다음에 이별하게 된대도 이 이별처럼 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와는 다른 이별을 경험하고 나니 지금까지 경험했던 이별과 이번에 경험한 이별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것은 일반적인 차원의 얘기는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 느끼고 생각했던 것에 해당하는 내용이에요. 보통 이런 것을 자세히 생각하는 사람은 제 주변에 많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사용하려면 이런 저런 감정들을 캐 물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그 때 너의 감정이 정확히 어떤 것이니, 이런 것이니 저런 것이니? 어떤 요소들로 이루어진 것이니?'라고 묻는 것은 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그런 걸 물을만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는 오래된 친구들은 그나마 '일반적인' 연애 패턴을 가진 사람이 없어요. -_- 제가 제일 일반적이에요. 아마 개성 강한 친구들을 좋아하다 보니 이렇게 됐나봐요...(아, 아니 막상 친구들은 생각이 다를지도?!)

 
아, 사설이 너무 길었어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이별이 아픈 이유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사랑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
 두 번째는 내가 가장 가까이 지낸 사람과 쌓은 우정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이별의 과정에서 생긴 일들로 인해 지난 사랑의 시간까지 의심하게 되는 것,
 그리고 마지막은 상처로 인해 자기 자신의 가치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누구나 공감하기 쉬우시리라 생각합니다. 저것은 꽤 포괄적인 상황을 의미할 수 있는 표현인 것 같아요. 그 중에 가장 힘든 경우는 사랑이 남았으나 지속할 수 없는 경우 같습니다. 그것은 한 쪽의 사랑이 끝났기 때문일수도 있고 양 쪽의 사랑이 다 남아있으나 도저히 관계를 지속하기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요. 여기에 자신이 잘못한 일이 눈에 들어오는 시기가 더해지면 더 사랑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더욱 안타까워 지는 것 같아요. 혹은 타인이 잘못한 일이 들어와서 원망이 더해지는 경우도 있겠네요. 그리고 사랑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받는 것을 더 못한다는 것에서 오는 괴로움도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은 사랑은 쌍방이 다 하였으나 사랑하던 감정을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것에서 느끼는 아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런 모든 상황을 통칭하여 사랑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주는 아픔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실연의 아픔에 해당하는 요소들이지요. 

 사실 사랑이 끝났다는 것에 의아해 하실 분은 잘 없겠지만, 남자친구와의 ‘우정’에 의아해 하시는 분들 있으실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연애를 할 때, 남자친구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어서, 일상을 함께하는 연애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구속하는 유형은 결코 아닙니다만) 그게 아니라도, 남자친구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이여도 솔직하게 많은 얘기들을 털어놓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금방(다른 ‘친구’들에 비해) 마음을 열고 믿게 된다는 뜻인데요, 그렇게 형성된 우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삶의 중요하거나 소소한 순간들에 항상 함께 있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별을 맞았을 때 저는 사랑이 끝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우정까지 잃어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헤어지고 나서도 친구로 지내기를 무수히 시도하곤 했는데, 그건 참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겠더군요.

 

                   상기의 이유 때문입니다. 젤 친한 친구였잖아요 ㅠ_ㅠ 마음이 정리되면 못할 것도 없지 않나요? 


 어쨌든 몇 번의 연애 끝에,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슬프지만 견딜만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새로운 우정을 쌓아가면 그 자리는 또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잃어버린다는 것 자체는 어떻게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라 그 아픔은 어쩔 수 없지만 언젠가 그것이 끝난다고 하면, 한결 견디기 쉬운 법이니까요. 게다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회복하기가 쉽고요.

 

 그리고 이제 좀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 번째와 네 번째의 이유입니다.
 내용이 많이 길어지니 이건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 설명할께요. :)


 by 토끼고양이
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는 모든 일에는 예외가 존재한다는 명제 뿐이라고 생각. 태클 환영. 댓글 환영.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