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5. 07:33

식후에 이별하다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했으니
이제 이별이다 그대여
고요한 풍경이 싫어졌다
아무리 휘저어도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를테면 수저 자국이 서서히 사라지는 흰죽 같은 것
그런 것들은 도무지 재미가 없다

거리는 식당 메뉴가 펼쳐졌다 접히듯 간결하게 낮밤을 바꾼다
나는 저기 번져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질테니
그대는 남아 있는 환함 쪽으로 등 돌리고
열까지 세라
열까지 세고 뒤돌아보면
나를 집어 삼킨 어둠의 잇몸
그대의 유순한 광대뼈에 물컹 만져지리라

착한 그대여
내가 그대 심장을 정확히 겨누어 쏜 총알을
잘 익은 밥알로 잘도 받아먹는 그대여
선한 천성의 소리가 있다면
그것은 이를테면
내가 죽 한 그릇 뚝딱 비울 때까지 나를 바라보며
그대가 속으로 천천히 열까지 세는 소리
안 들려도 잘 들리는 소리
기어이 들리고야 마는 소리
단단한 이마를 뚫고 맘속의 독한 죽을 휘젓는 소리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먹다 만 흰죽이 밥이 되고 밥은 도로 쌀이 되어
하루하루가 풍년인데
일 년 내내 허기 가시지 않는
이상한 나라에 이상한 기근 같은 것이다
우리의 오랜 기담은 이제 여기서 끝이 난다

착한 그대여
착한 그대여
아직도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열을 셀 때까지도 기어이 환한가
천 만 억을 세어도 나의 폐허는 빛나지 않는데
그 질퍽한 어둠의 죽을 게워낼 줄 모르는데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4. 08:30


이번주 '나영이'는 휴재입니다. 

죄송합니다.

다음주에는 꼭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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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3. 08:30


 

안녕하세요, 월요일의 H입니다.

오늘은 음악 이야기 대신에
좋아하는 사이트를 가지고 왔어요.

기분 따라 음악을 추천해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뮤지션을 알아 볼 수 있는 사이트,






www.stereomood.com
입니다.






이런 종류의 사이트는 많지만 유료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난처 (?)했었는데
스테레오 무드 사이트는 아직 무료입니다.








 


기분 따라, 아니면 좋아하는 단어를 클릭하면
리스트가 나오구요.


 


아이폰 앱은 0.99$입니다. 
단어를 태그 해놓으면 알람 노래가 랜덤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요즘은 같은 음악만 듣고 있어서 이야기 대신
무료 음악 사이트를 가지고 와봤습니다.
다음 주 전까지 좋은 노래가 마음에 들어와야 할텐데!

월요일 아침, 기분좋게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9. 07:00

지난번 선수별명 맛보기에 이어 본편에 들어간다.
조회수가 20도 안되는 처참함에 많은 실망을 했다..
아..의욕을 꺾는 조회수..
아무튼 연이어 별명기획 달려보겠다.
단 한화이글스 선수로만 달리겠다.
타팀은 저도 잘 몰라염...



1. 2루수 한상훈

한상훈은 2루수다. 내야진에서 2루수는 유격수만큼 수비시에 엄청나게 중요한 포지션이다.
수비 진짜 너무 잘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한화에서 내가 몹시도 아낀다.
진짜 적시에 적절한 수비로 항상 팀위 위기를 막아주는 고마운 선수다.
타격에 있어서도 팀내 2번타순에 위치해서 적시에 적절한 번트를 대주는 작전수행형 선수이기도 하다.
한상훈은 2011 리그내 전체 희생번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칭찬은 이정도면 족하다. 그의 별명은 무엇일까?

저 위의 사진을 보라. 누군가 닮지 않았는가?
바로 짱구의 아버님이다.


이 그림을 그려준 자문위원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짱구의 아버님과 놀랍게도 닮았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짱구애비다.
그리고 또하나의 별명. 한상훈은 독실한 기독교신자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경기가 아슬하게 이겼을 경우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그래서 그의 또다른 별명은 한개독이다.
기독교 신자에 대해 별 감정은 없다.
그냥 한상훈 별명이 한개독이라 알려드린것 뿐이다. 애정어린 별명이니 이해 해주시길 빈다.
그리고 올해 이전 시즌에는 한상훈의 타격이 조금 많이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한삼푼(0.030) 3%의 타격 확률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었으나, 올해의 활약으로 그 별명은 쏙 들어갔다.
이처럼 별명은 선수하기 나름인 것이다.


                                                                    


                                                                     2.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

2011시즌 중반에 한화에 영입된 가르시아는 멕시코출신 용병이다.
그는 분명한 홈런타자다. 시즌 중반에 영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홈런순위 7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있었다면 어찌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 프로야구 짭밥도 꽤나 먹었다.
그래서 한국프로야구에는 굳이 적응이랄것도 필요없이 한국사람 다됐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삼겹살이고, 그와 함께하는 백세주를 가장 즐긴다.




게다가 부황도 즐길줄 아는 거의 한국인이다.
홈런타자에 한국적응이 걱정없는 용병이라는 장점이 있는만큼 약점 또한 명확하다.
무슨공이 오든 빵빵 휘두르고 본다. 아주 빠따 돌리는게 시원하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멕시코산 갈풍기(가르시아+선풍기)다.
시원하게 삼진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아 그놈 풍기질 한번 시원하네!!"
하고 너털웃음 지으면 된다.
홈런은 빵빵 때리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약점은 수비 이동이다.
타자가 높은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공을 쳐서 좌,우,중간 어디든 공을 보낼수 있는 교타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가르시아가 타석에 서서 공을 때리면, 그 공은 십중팔구 오른쪽 방향을 향해 간다.
타 팀 수비수들도 바보가 아니라 이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가르시아가 타석에 들어서면 수비하는 수비수들은 오른쪽으로 옮겨간다.
그러면 가르시아는 공을 오륵쪽으로 치고, 당연히 아웃된다.
가르시아가 공을 때리면 홈런아니면 아웃이다.
이러한 점은 분명히 타자에겐 커다란 약점이다. 이런 약점을 지니고 있는 타자를
내년에 또 쓰기에도 뭐하고, 그렇다고 안쓰기에는 홈런을 너무 빵빵 때려주고..
그래서 생긴 별명이 계륵시아다.
이걸 쓰기도 그렇고, 안쓰기엔 또 너무 아까우니'계륵' 정말 걸맞는 별명이 아닐 수 없다.
그의 거취를 지켜보는것도 즐거움 되겠다.



                                                                         3. 선발투수 김혁민

김혁민은 작년까지만 해도 흔한 그저그런 투수였다.
마운드에 올라와서 불을 질러서 팬 염장에도 불을지르던 그가, 올해에는 달라졌다.
위력있는 직구를 빵빵 뿌리며 7이닝 동안 1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등,
성장의 징후를 뚜렷히 보이며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냈다.
그의 별명은 순전히 외모때문이다.
'괴뢰군', '북괴' 등등 온통 북한군과 관련된 별명 뿐이다.
진짜 인민군복 입혀놓으면 바로 신고당할 그런 외모긴 하다.
올해의 호투로 팬들의 관심을 사자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북한관련 별명은 싫어요."
라고 징징 댄 후 별명 공모를 신청하기도 했으나..
개뿔... 괴뢰군은 그대로 괴뢰군이었다.
공모는 하였으나 그의 별명은 바뀌지 않았다.



                                                                       
                                                                            4. 선발투수 안승민

안승민은 2년차 선발투수다. 한화는 지금 '팀 다시만들기' 중이다. 작년 제작년, 8위를 경험하고
올해부터 팀을 다시만들겠다는 선언을 했다.
투수진 다시만들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있는 선수가 바로 이선수, 신인 안승민이다.
신인답지않은 대담한 투구로 4볼로 타자를 내보내는 일이 거의 없다.
자신의 목표가 4볼 주지않기라고 공언할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피홈런은 리그 1위다. 4볼 안주려다 홈런 미친듯이 퍼맞는 스타일의 투수란 소리다.
그러나 아직 신인임을 감안해 볼때, 그의 성장은 정말로 기대된다.

 
안승민의 별명은 '안과장'이다. 왜 안과장이냐? 저 얼굴을 보라.
저 선수가 21살이라면 믿겠는가? 놀랍게도 21살이 맞다.
무려 91년생이다. 세상에..
액면가에 맞는 직급이 과장이기 때문에 '안과장'이다.
그가 연이어 호투하는 성적을 보이자 팬들은 그를 '안부장'으로 승진시켜줬다.
그의 배짱이 돋보이는 투구는 신인의 패기가 넘치는 투구라고 불리지 않는다.
'팀내 최고참의 관록이 넘치는 투구'로 불린다.
그리고 이름있는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낼때마다 팬들은
'너따위 10년은 더 있다가 덤벼라' 며 안승민의 노안을 놀린다.
진짜 노안은 노안이다. 


                                                                         


                                                                         5. 중계투수 박정진

박정진은 나이가 많다. 나이에 비해 많은 기용이 못됐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그의 잠재된 실력이 터졌다.
그는 1976년생이다. 올해로 36살이다. 그런 그가 올해 상반기 한화의 불펜을 혼자서 짊어졌었다.
물론 지금은 바티스타라는 걸출한 마무리 용병이 영입되어서 그 짐은 많이 덜어졌다.
한창 박정진이 혼자 불펜을 짊어질 때 그의 별명은 박-정-진이었다.
보통 경기의 투수 운용은 선발투수-중계투수-중계투수-마무리투수 이어지게 마련인데
박정진의 경우,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중계투수와 마무리 투수를 혼자 도맡아 했어야 했기때문에
박-정-진 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만큼 한화의 투수층은 얇다.
그리고 올해 실력이 터져나오기 전까지는 '노망날때까지 안터지는 유망주'라는 이유로
'노망주'라고 불렸었는데, 올해 그의 실력이 터져나오자 그의 별명은 '로망주'로 바뀌었다.
실력이 별명을 바꾼경우라 할 수 있겠다.

또한 그는 위의 안승민과 정반대로 엄청난 동안으로 유명하다.


                                                                          박정진(36세) 투수
정말 위의 안승민과 비교되는 용모임에는 분명하다.



특별히 설명이 필요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별명은 이정도다.
나머지 선수들의 별명은 이름에서 유래하는 정도이다.
특별히 더 원하시면 추가하도록 하겠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9.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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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8. 10:10
완득이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려령 (창비, 2008년)
상세보기

별점평 : ★★★★☆
한줄평 : 작은 하루가 모여 큰 하루가 된다 (완득이 曰)

* My story is...
나는 청소년 문학을 좋아한다. 다수의 한국 소설(성인소설이라고 하면 어감이 좀..)이 다소 건조한 맛이 있는데 청소년 문학은 그 나이에 맞는 온기, 열기가 있어 읽는이까지 힘이 솟게 만든다. 청소년소설 '완득이'는 베스트셀러다. 읽고나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다는 점이 무지 맘에 들었다. 단지 재미만 있는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문제를 차곡차곡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알고 있지만 깊이 생각해본적 없는 문제, 쉽게 볼 수 있지만 눈여겨 보지 않으려고 했던 문제.. '완득이'는 도시빈민, 이주노동자, 장애인까지 우리네 사회문제를, 너무 어렵고 어둡지 않게 그려내 기특하고 감사한 책이다. 


소설 '완득이'는 영화화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아인, 김윤석 주연이며 한참 시사회 중이다. 원작자인 김려령 작가는 "싱크로율 100%"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고 하는데, 더더욱 기대가 된다. 그러고보니 '도가니'에 이어 충무로가 사랑한 소설 시리즈가 되고 있는 기분이다. 충무로 사람들이 다 서점으로 갔나?ㅋ 영화화에 앞서 '완득이'는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었었다. 뭐, 연극은 연극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좋을 것 같아서 보고 싶다.


* What's the story
완득이는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 이주 노동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결핍, 그렇다고 기죽을 완득이가 아니다. 모든 일에 꾸밈이 없다는 점이 완득이의 매력이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한편으로는 여리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묵직한 진심이 느껴지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가 복잡하게 뒤섞인 감정으로 그를 본다. 참 사랑스럽다.


완득이 주변 인물들도 하나같이 특별하다. 난쟁이라고 놀림당하면서 카바레에서 바람잡이로 춤추는 아버지, (친삼촌은 아니지만) 정신연령이 낮아 말을 더듬는 민구삼촌, 그리고 독자들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담임선생님 '똥주'! 학생들을 약올리고 괴롭히는 재미로 학교에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혹은 경험했던 담임선생님과는 거리가 안드로메다인 캐릭터다. 조폭담임이라니 말 다 했다. (위 사진의 시커먼 남정네들이 바로 그들이다. 캐스팅 한번 그레이트 하구먼!)

"삼촌 혼자가도 되겠어요?"
"혼자 있어봐야지."
"장에는 이제 혼자 가시겠네요."
"그래야지."
"민구 삼촌을 그렇게 보내면...... 멀쩡한 사람도 아닌 정신지체 장애...."
장애라는 말에 아버지 어깨가 잠시 흔들렸다.

사람한테는 죽을 때까지 적응안되는 말이 있다. 들을수록 더 듣기 싫고 미치도록 적응 안되는 말 말이다. 한두 번 들어본 말도 아닌데, 하고 쉽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가슴을 치는 말은 한 번 두 번 세 번이 쌓여 뭉텅이로 가슴을 짓누른다.

"난쟁이다, 난쟁이!"

그냥 봐도 다 아는데 굳이 확인사살을 하는 사람들....  (완득이, 196p)
 
완득이의 가족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적 약자'다. 이 소설은 꾸미지 않고, 담백하게, 하지만 사랑을 담은 시선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연민도 죄송스러워지는 건강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 앞에 내 자신이 창피해진다.
 


성장소설에 달달한 관계가 빠지면 섭하다. 완득이의 짝은 바로 소위 '엄친딸' 캐릭터에 가까운, 즉 등수가 전교에서 놀고 좀 사는 집 딸인 '윤하'다. 윤하는 완득이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그렇게 두 아이들은 열일곱다운 첫사랑의 간질간질함을 나누게 된다. 어쩌면 이 관계는 많은 여자애들(정말 10대 소녀들을 의미)의 로망이 아닌가 싶다. (살짝 평강공주 컴플렉스인가?ㅋ) 

 
반항아라면 반항아인 완득이를 변화시킨 것은 사람만이 아니었다. 바로 킥복싱! 잘하는 것은 싸움밖에 없다던 완득이는 맞고 채이고 밟히면서 성장한다. 피하거나 쫄거나 하지 않고 툭툭 털며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왔다! 내 페인트 모션에 관장님이 주춤했다. 나는 디딤발이 흔들리지 않게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실었다. 무릎에 회전을 가해 복부에 쑤셔 넣기만 하면 게임 끝이다. 그런데 내 무릎이 회전하기도 전에 관장님이 회전했다. 내 킥은 허공을 걷어찻고 그 바람에 디딤 발이 휘청했다. 그리고 관장님의 로우 킥이 들어왔다. 360도 회전 로우 킥이다. 허벅지가 끊어질 것 같다. 나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서둘러 일어서려는데 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허벅지를 맞고 숨통이 막히기는 처음이다. 그때, 내 얼굴 앞으로 하얀 수건이 덜어졌다. 정윤하다. 지가 왜 수건을 던지고 난리야.
"괜찮아?"
"놔!"
안 괜찮고 쪽팔리다. 그리고 열 받는다. 능구렁이 관장님은 도대체 언제 수련을 했기에 이렇게 강한 로우 킥이 가능한지. 나는 엎드린 채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잘했어. 너 이긴 거야."
관장님이 글러브를 벗으며 말했다. 어이가 없다.
"지러 가는 시합이니까, 미리 지는 연습 한번 한 거야. 그러니까 넌 이긴 거고."
관장님은 껄껄 웃으면서 링 아래로 내려갔다.
똥주네 집인지 교회인지 가서 관장님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 곧 올 것 같다. 나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이긴다. (164-165p)

완득이는 원래 싸움을 싫어한다.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놀리지만 않았다면 싸우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니까. "상대가 말로 내 가슴에 있는 무언가를 건드렸고, 나도 똑같이 말로 건드릴 자신이 없어 손으로 발로 건드렸을 뿐이다. 상처가 아물면 상대는 다시 뛰어다녔지만 나는 가슴에 뜨거운 말이 쌓이고 쌓였다. 이긴다고 다 이기는 게 아니라고? 이겨야 이기는 거지."라고 말하는 그의 덤덤한 슬픔이 전해져 나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 소설은 특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시니컬한 유머를 툭툭 내뱉기도 하고, 일그러져 있지만 왠지 웃고 있는 것 같은 표정들. 책장을 넘기며 피식피식 웃다가 어느새 눈물이 툭 터져버리고 만다. 편하게만, 배우는대로만, 받은대로만 살아온 사람들은 결코 알지 못할, '세상에 넘어지고 부딪혀 얻어낸 희망'이 느껴져, 더더욱 값진 소설이다. 우리의 열일곱에게 이 소설을 추천해주고 싶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7. 08:00


(오늘 포스팅은 매우 주관적인 내용입니다)


 

 '가치관'이란 "가치에 대한 관점. 인간이 자신을 포함한 세계나 그 속의 사상에 대하여 가지는 평가의 근본적 태도"라고 합니다.(from daum 국어사전) 그렇습니다. 가치관이란 세계에 대한 평가기준이자, 관점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게 되어 있으므로 그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는 상당부분이 가치관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가치관은 곧 그 사람 정체성의 일부이자 삶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매우 다양한 가치관들이 존재하며,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전의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린 일 있지만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상대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가치는 존중받아야 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종종 의견차이로 대화를 나누다가 ‘그건 너와 나의 가치관의 차이야’라며 더 이상 이야기를 전개시키지 않기도 합니다. 종교나 정치문제로는 싸우는 게 아니라고들 하는데 그것은 결국 그것이 가치관의 문제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가치관의 문제’가 ‘함께 살아가는 문제’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현실세계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자연히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의 문제’가 ‘함께 살아가는 일’에 문제를 발생시킬 경우, ‘그건 가치관의 문제야’라는 일종의 판단보류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 것일까요?


 

 제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연애’라는 ‘관계’가 ‘함께 살아가는 문제’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연애에서 가치관의 차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너무나 많습니다. 연애를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사람은 가치관이 한 인간에게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이며 이미 형성된 각자의 가치관을 바꾸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 것인지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얼마나 서로를 힘들게 할 수 있는지도 느끼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바꿀 필요 없이 처음부터 '나와 잘 맞는'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생각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은 자기 한계만큼 타인과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맞춰가기 위해 써야하는 에너지가 적게 들수록 관계를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만나다가 그런 가치관의 차이에 부딪쳤을 때 ‘이건 가치관의 문제’라며 그냥 관계를 정리해버리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관계라는 것이, 이미 나에게 잘 맞도록 정해진 것을 찾는 것이 전부라면, 관계가 힘들어지면 그냥 그만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자기의 한계를 넘는 힘든 관계를 질질 끌면서 고통 받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자기 마음의 한계를 무시하고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기 한계만큼 사랑하게 되어있다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분명히 우리가 해야 하는 ‘노력’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노력’이 ‘관계’ 그 자체라고까지도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가치관의 차이 문제에서 필요한 노력은 어떤 것일까요? 서로 다른 가치는 존중되어야 하므로 한 쪽의 가치를 다른 쪽의 가치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가치관을 결코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바뀔 수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만 보통 잘 바뀌지 않으니까요.) 제 생각에 그 노력은 우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치관의 차이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져볼 수’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그런 의미에서는 ‘더 이상 대화할 게 없는 문제’이겠으나 그래서 모든 대화가 중단된다면, 간과하고 있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함께 살아가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관계에서 해야 하는 노력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는 오히려 많은 대화와 생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대화는 서로의 가치관을 바꾸거나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힘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가치관의 문제’역시 바뀌기 어려운 것이나, 바뀌지 않는 것도, 바뀌어서는 안 되는 것도 아니므로(내가 현재 지닌 가치관이 완전무결한 것은 아닐 테니까요) 대화(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무언가를 토론의 대상으로 삼을 때 목적은 성찰이지 이기고 지는 맹목적인 설득이 아닙니다.)


 

  결국 ‘가치관의 문제’는 판단 보류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함께 살아가는 문제’만큼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요지입니다.  이건 우리 생각이 서로 다른거니까, 어떻게 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평생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는 어울려 살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 말은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 가치관의 문제는 해결이 어려우니까요. 그런 노력 후에도 결국 함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럴 가능성이 꽤나 높습니다.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도, 계란으로 바위를 쳐야 할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그런 때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지프스가 끊임없이 굴려 올리는 바위처럼 다시 떨어질 줄 알아도 밀고 올라가는, 결코 효율적이지 않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인간의 위대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잘 되지 않을 줄 알아도 끝까지 잘 되도록 노력해주는 마음. 사랑이 뭔지 말하기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만, 결과에 관계없이 그런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닐까요?





by 토끼고양이
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는 모든 일에는 예외가 존재한다는 명제 뿐이라고 생각. 태클 환영. 댓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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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6. 16:58
아, 나른한 가을의 오후입니다.

치통인지 신경통인지 덕분에 잔뜩 가라앉아서 아침부터 골골대네요.
치과에 다녀온 후, 약을 먹고 나니 노곤노곤 더 기운이 없어요.
뒹굴거리며 컴퓨터하다가 발견한 멋진 영상이 있어,
여러분과 나누고픈 마음에 급! 소개해드립니다! 히히히

바로, 퍼포먼스의 여왕 비욘세 언니예요!
(언니라 부를 수 있어 기쁘군요 요즘 걸그룹들은 하아..)


진짜 콘서트의 신세계를 보여주죠?
2011 빌보드 어워즈에서 'run the world' 공연이에요!
역시 욘세 언니 카리스마는 甲 中 甲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거슨 사대주의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thㅔ요 ㅋㅋㅋ

흑언니의 카리스마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오늘이네요
종종 멋진 공연영상 공유하고 싶어지면
이렇게 급! 올릴게요 우후훗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6. 08:30

요즘 정말 날씨가 왜 이렇게 좋은지, 체력만 된다면 공원을 하루 종일 산책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우선은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놀고 싶은 마음이에요.
케이티 페리나 B-52's 의 노래를 틀어놓고 바베큐파티나 뭐 칵테일 파티나 그런 거 하고 싶지만ㅋㅋㅋㅋ 일단 잠시 계획표 안에만 넣어놓아 봅니다. 내 언젠가는 꼭 하고 말리라.

오늘은 영화 빌리 엘리엇의 사운드 트랙을 가져와 봤어요. 이미 두터운 팬층도 형성하고 있는 빌리 엘리엇은 발레에 푹 빠져 버린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만들었죠. 뮤지컬도 한국에서 몇 번 했었고요.
뮤지컬에서 소년 빌리에 캐스팅 된 배우가 기사화 될 때도 그렇고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어른 빌리, 를 연기한 아담 쿠퍼때문에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뮤지컬도 유명해 질때도 그렇고
영화가 만들어진 시점이 2001년인 것을 생각했을 때 '빌리 엘리엇'의 열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 같아서
팬인 저는 괜히 기쁘고 그렇네요ㅋㅋ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과 영화 장면의 매치가 너무나 좋아서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장면- 영화의 도입부에서 T.rex 의 Cosmic dancer 의 흐르는 음악과 슬로우 모션으로 침대 위에서 점프하는 빌리의 모습이 나오는데, 
어린 빌리의 춤에 대한 열망이 침대에서 점프하는 모습과 12살 때부터 춤이 좋았다는 가사와 어우러지면서 
꿈결같은 T.Rex의 목소리와 함께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져서- 
아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런 식으로 영상을 만들고 싶다 하고 생각했어요.  

뮤지컬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영국의 오래된 골목과 거리와 흘러나오는 7,80년대 히트곡 음반이 
기억에 남아서 사운드 트랙을 찾아 들었던 기억이 나요. 뮤지컬도 기회가 된다면 영국에서 꼭 보고 싶어요.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는, 
영화에 삽입된 "London calling "
섹스 피스톨즈와 함께 펑크의 양대 산맥으로 명명되는 유명한 밴드 The clash" 앨범의 제목이자 첫 곡으로 들어가 있는
노래 입니다. 커버는 베이시스트 폴 사이먼느가 실제로 공연 중에 베이스를 부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라고 해요.
1979년에 만들어졌는데 최근- 2010년에 다시 앨범이 나왔다고 하니, 노래를 들어보고 좋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앨범을 사도 좋을 것 같아요. 직접 구입한 분들 말로는 얇고 예쁘다는 호평이!



 
가사도 그렇고, 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들도 그렇고
London calling 앨범에서는 펑크의 반항 정신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섹스 피스톨즈에 대적할 만한 밴드라던가 The clash라는 이름만을 듣고 기존의 락이나 펑크를 떠올리는 분들은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열정적인 것은 좋아하지만 락음악 을 엄청 좋아하지는 않아서, 
락이나 펑크는 간간히 듣곤 하는 편인데요,
 London calling은 그런 면에서 듣기에 편했던 펑크 음악인 것 같습니다.  
기존의 펑크에 스카,레게,재즈 등 다양한 음악 장르 요소를 실험적으로 넣은데다가  
곡의 소재도 정치, 사회적 이슈에서 부터 펑크 장르자체에까지
다양한 범위에 걸쳐 노래를 만들었기 때문에 유명해진 앨범이거든요.

 
뮤비에서 느껴지는 오래 된 느낌도 좋고! 좋은 노래에 좋은 뮤비... 심봤다... 
소나기가 오는데도 믹존스과 폴사이먼느는 신났고요 ㅋㅋㅋㅋㅋㅋ
기타 치면서 마구 스텝 밟는 모습이 뭔가 서툰데 그게 더 좋음.ㅋㅋㅋ
어떤 장르이던 음악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신나요.
그래 더 춤춰 더 더 더 잘한다 잘한다 이런 느낌 ㅋㅋㅋㅋ



Clash의 사진 이에요. 
 
처음에 사진을 보고 저는 "베이스/ 보컬/ 기타/드럼" 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왼쪽에서 두번째는 보컬이라고 아무 의심치 않았으나
알고 보니 왼쪽에서 두번째는 드럼이었구요 ㅋㅋㅋㅋㅋ
아니 뭐 사진 찍는 포지션은 자유인데 너 보컬 포스 촹난 아니돠
 
보컬 조 스트러머- 드럼 토퍼 히든 - 베이스&보컬 폴 사이먼느 - 기타&보컬 믹 존스 (피트 도허티가 있던 리버틴스를 키운 사람)
였습니다.



그리고 자우림이 커버한 Lover's rock도 앨범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귀여운 가사여서 김윤아씨의 앳된 목소리와 딱 맞았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남자들의 목소리보다 김윤아씨의 버젼이 제목이나 가사 면에서 더 어울렸던 것 같은.ㅎㅎ




빌리 엘리엇 얘기하다가 The clash의 앨범, London calling 까지 와버렸지만 ㅋㅋ
펑크와 락을 좋아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은 앨범 이었습니다 :)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좋은 노래와 함께 또 뵙겠습니다!
여러분 9월 마지막 주 기분 좋게 보내세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4. 08:30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대로된 '시드니에서의 즐거운 나의 하루'를 소개하고자 하는 miss톡입니다.
(탭주 일주일동안 엄청 많이 키웠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참아야지)

며칠 전 냉장고에 있는 키위를 하나 꺼내먹으려니 문득 호주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시드니에서 먹었던 키위가 정말 맛있었거든요.
크기도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키위의 1.5배 정도인데다가 달기도 정말 달아요.
시드니 포스팅을 통해서 이 그리움을 살짝 달래봐야겠어요.

저는 어쩌다보니 시드니에서 열흘이나 머무르게 되었지만 여행자에게 이런 경우는 흔치 않겠죠.
고민고민을 거듭해서 시드니에 머무른다면 꼭 해야하는 일 best 3를 뽑아보았어요.
우리나라에서 호주로 가는 비행기는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대부분 시드니를 경유하게 되어있으니
단 하루이틀만이라도 할애해서 이 도시를 꼭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




1) 
페리를 타고 시드니 시티 야경 감상하기





하늘 좀 보세요, 날씨 끝내주죠?
9월의 시드니는 아직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햇빛은 쨍쨍하더군요.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처럼 유명한 건축물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데다가
깨끗하고 푸른 바다를 끼고 있어서 더 아름다운 이 도시는 이렇게 한낮에 보는 것도 좋지만
제 생각에는 밤에 보는 경치가 두배쯤 더 멋있구요,
어두워질 무렵 페리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다섯배쯤 더 멋있어요.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있는 써큘러키(Circular Quay)에 있는 항구에서 많은 페리들이 나가고 들어오는데요,
이 때 주의하실 점은 반드시 써큘러키로 '돌아오는' 페리를 타야 제대로 야경을 볼 수 있다는 거에요.

굳이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답니다.
시드니의 명소 중 하나인 달링하버에서 써큘러키로 오는 페리가 한시간에 두세대 가량 있으니 그걸 타셔도 좋아요.
제가 갔었던 9월을 기준으로 6시경에 페리에 승선하면 딱 좋았어요.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시티의 야경은 물론이고, 노을까지 감상할 수 있거든요.







해가 저물기 시작하니 시티에도 이렇게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네요.
사진 왼쪽에 보이는 가느다란 탑은 시드니 타워랍니다.







고작 20-30분인데 써큘러키에 도착할 때 쯔음에는 어느덧 깜깜해집니다.
바람이 조금 많이 불기는 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갑판으로 나가는걸 추천해요.
바다 위에 펼쳐진 반짝반짝 빛나는 시티와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하버브릿지까지
아무것도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시원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지거든요!




2) 
공원 잔디밭에 앉아서 샌드위치 먹기


제가 미국이나 유럽에 여행갔을 때 제일 부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공원이었어요.
쾌적하고 한가로운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피크닉가는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구요.
물론 서울에도 월드컵공원, 서울숲, 청계천 등 좋은 장소들이 참 많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거죠 ㅠㅠ
호주 역시 땅덩어리가 넓어서 그런지 좋은 공원들이 참 많더라구요.







시드니의 하이드 파크(Hyde Park)에요.
영국 오리지널에 비할 바는 못되겠지만 그래도 고층 건물들이 가득한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거-
너무 좋아요! 커다란 나무들이 얼마나 많다구요.
근데 이건 약과여뜸..







여기는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이에요.
제가 시드니에 있는 동안 제일 좋아했던 공원이에요!
이렇게 사진으로만 보면 비슷비슷해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이름값을 하는 곳이더군요.
바다를 끼고 하염없이 펼쳐진 푸른 잔디밭. 그리고 거대한 나무들.
오페라 하우스 뒷편에 위치한 곳이라서 경치도 끝내줘요.

나무 그늘 밑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구요, 삼삼오오 모여앉아서 수다떠는 학생들도 있구요,
피크닉 바구니와 돗자리를 들고나와서 아이들과 같이 간식을 먹는 엄마들도 있어요.







저도 햄버거를 사들고 잔디밭에 앉았습니다.
호주의 버거왕은 이름이 달라요. 배고픈잭입니다.
버거킹이 호주에 들어오면서 이런저런 문제로 이름을 헝그리잭으로 바꿨다고 하더라구요.
패티가 좀 더 맛있을까 하는 생각에 사봤는데 맛은 똑같더군요 -_-;;

다른 날에는 샌드위치도 사들고가고 피자도 사들고가고 했어요.
이렇게 좋은 잔디밭에 앉아서 야금야금 점심먹는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못하는 거잖아요.
시드니에 있는 동안만큼은 잔뜩 누리고 싶어서 틈나는대로 먹을거리 사들고 공원을 찾았어요.
저에게는 관광지 하나 더 보는 것보다 이런게 훨씬 더 귀중한 시간이에요 :)




3) 시드니 근교에 있는 왓슨스 베이 다녀오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시드니는 시드니 시티인데요, 가장 중심가에요.
시드니 시티는 반나절이면 주요 명소는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은 규모인데요,
그래서 시드니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근교에 있는 관광지를 가는 편이랍니다.

버스나 페리를 타고 조금만 가도 좋은 곳들이 참 많아요.
지난번에 소개했었던 타롱가 동물원부터 시작해서 서퍼들의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본다이 비치나 맨리 비치,
그리고 일일투어로 많이들 찾는 블루마운틴이나 포트스테판까지.
그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했던 곳, 왓슨스 베이(Watsons Bay)를 꼭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앞서 이야기했던 써큘러키에서 페리를 타면 약 30분만에 이 곳 왓슨스 베이에 도착합니다.
날씨가 맑아서 저 멀리 시드니 시티도 잘 보이네요.







새파란 바다에 새하얀 요트들이 둥둥 떠다니는.. 참 평화로운 마을이에요.
서핑을 즐길거라면 파도가 무서우리만큼 철썩대는 본다이 비치나 맨리 비치를 가야겠지만
저는 평화롭고 따뜻한 느낌의 휴양지같은 바다가 더 좋아요.







왓슨스 베이의 유명한 포인트인 갭 팍(Gap Park)이에요. 
빠삐용 절벽이라고도 불리더군요.







바다와 아주 가깝게 노천 레스토랑도 늘어져 있고..
왓슨스 베이는 식사를 할 게 아니라면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곳이에요.
왕복 페리 한시간까지 포함해서 총 세시간이면 시드니 근교에 이런 평화로운 해변마을을 들릴 수 있어요.
다만 써큘러키로 돌아가는 마지막 페리가 3시반이면 끊기기 때문에 주의하시길! 




호주에 오존층이 없다는거 알고계세요?
시드니에 있는 내내 날씨가 좋아서 참 다행이었지만,
아직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햇빛이 너무 강해서 매일매일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여름에는 썬크림 안바르고 하루이틀만 지내도 화상당한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가 겨울일 때 호주는 여름이니까, 1월이나 2월쯤 케언즈 쪽에 가보고싶은데 벌써부터 햇빛이 걱정이에요.
어쨌거나 miss톡의 호주앓이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에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